살살 흔들면 한 칸으로 몰린다 — 진동하는 상자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03 문제 7 ‘Oscillating box’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기체의 성질」(입자의 운동)·「운동과 에너지」 / 고등학교 통합과학1 「시스템과 상호작용」(역학적 시스템)·과학탐구실험1 「생활 속의 과학 탐구」 / 「물리학」(힘과 에너지, 운동량과 충돌) · 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열과 에너지)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입상 물질, 입상 기체, 비탄성 충돌, 반발 계수, 에너지 소산, 입상 온도, 자발적 대칭 깨짐, 군집화(클러스터링), 유출 흐름 함수, 비단조 함수, 분기, 1차·2차 상전이, 이력 현상, 무차원 가속도 Γ
원리 살펴보기
세게 흔들면 구슬이 골고루 퍼지는데, 살살 흔들면 왜 한 칸으로만 몰릴까? 구슬끼리 부딪칠 때마다 운동 에너지의 일부가 열과 소리로 빠져나간다(비탄성 충돌). 구슬이 많은 칸일수록 충돌이 잦아 에너지를 더 많이 잃고, 구슬들의 평균 운동 에너지 — 이것을 입상 온도라 부른다 — 가 낮아진다. 느려진 구슬은 낮은 칸막이를 넘기 어려워지고, 넘지 못한 구슬이 쌓이면 그 칸은 더욱 느려진다. 우연히 생긴 작은 개수 차이가 스스로를 키우는 눈덩이 되먹임이다. 결국 상자는 빽빽하고 굼뜬 ‘차가운’ 칸과 드물고 날쌘 ‘뜨거운’ 칸으로 갈라지므로, 이 현상에는 입상 맥스웰 도깨비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렇다면 언제 갈라질까? 한 칸에서 이웃 칸으로 빠져나가는 구슬의 흐름을 그 칸의 구슬 수에 대해 그려 보면, 늘어나다가 어느 지점을 지나면 도리어 줄어드는 봉우리 모양이 된다. 흐름이 이렇게 비단조적이라야 개수가 서로 다른 두 칸이 같은 흐름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고, 그때 비로소 균등 분포가 불안정해진다. 방향은 분명하다 — 세게 흔들수록 균등해지고, 약하게 흔들수록 한 칸으로 몰린다. 다만 아주 약해지면 아무도 벽을 넘지 못해 처음 분포가 그대로 얼어붙는다. 칸이 둘이면 몰림이 연속적으로 서서히 시작되지만, 셋 이상이면 갑자기 일어나고 되돌릴 때의 임계점이 달라 이력이 남는다.
이 원리는 실험실 밖에서도 일한다. 입상체 선별·수송 설비(컨베이어와 선별기에서 알갱이가 뭉치는 것은 대개 원치 않는 고장 요인이다), 입상 분수와 입상 브라운 모터(칸막이 아래쪽에 구멍을 하나 더 두면 순환이 생기고, 이런 칸을 줄지어 이으면 방향 없는 진동에서 한쪽으로만 흐르는 수송을 얻는다), 크기가 다른 알갱이의 분리(큰 알갱이와 작은 알갱이가 서로 다른 칸에 모이는 성질을 골라내기에 쓴다), 고속도로의 정체 구간(앞차에 다가서면 속도를 줄이는 ‘비탄성’ 상호작용이 차를 뭉치게 하며, 같은 꼴의 흐름 모형으로 다룬다)에까지 이어진다.
실험 설계
준비물
뚜껑 있는 투명 아크릴 상자, 낮은 칸막이로 쓸 아크릴 띠와 접착제, 지름 2~4 mm의 강철 구슬 수백 개(유리구슬도 가능), 진동원(신호 발생기에 연결한 스피커형 진동자 또는 회전수를 조절하는 편심 진동 모터), 진동판 고정 부품, 가속도 센서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 삼각대, 자, 보안경과 귀마개.
변인
독립변인은 진동의 진폭 A와 진동수 f이다 — 이 둘에서 무차원 가속도 Γ = A(2πf)²/g와 속도 진폭에 해당하는 Af를 만들어 쓴다. 종속변인은 진동을 멈춘 뒤 센 칸별 구슬 수, 특히 가장 많이 찬 칸의 점유 비율이다. 통제변인은 구슬의 총 개수·지름·재질, 칸막이 높이, 칸의 넓이와 개수, 상자의 수평, 흔드는 시간이다.
실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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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상자의 바닥을 높이 2~3 cm의 낮은 칸막이로 나눈다 — 2칸, 3칸, 4×4 격자를 차례로 준비하고 지름 2~4 mm의 강철 구슬을 각 칸에 같은 수씩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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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진동판에 수평으로 단단히 고정하고 뚜껑을 덮은 뒤, 스마트폰 가속도 센서로 진폭 A와 진동수 f를 재어 Γ와 Af를 기록한다 — 눈금이 아니라 측정값이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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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수를 고정한 채 진폭을 큰 쪽에서 작은 쪽으로 단계적으로 낮추며, 단계마다 같은 시간(예: 1분) 흔든 뒤 진동을 멈추고 칸별 구슬 수를 센다. 진동수를 한 단계 바꿔 같은 주사를 반복하면 Γ는 같고 Af가 다른 조건 쌍이 생긴다. 몇 조건에서는 멈추기 전 영상으로 센 수와 멈춘 뒤 센 수도 한 번 대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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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슬을 한 칸에 몰아넣고 출발해 진폭을 거꾸로 올리며 같은 측정을 되풀이한다 — 같은 진폭에서 두 방향의 결과가 갈리는지가 이력 현상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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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수를 2칸·3칸·격자로 바꾸어 ③④를 반복하고, 격자에서는 여러 칸에 나뉜 몰림이 한 칸으로 정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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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칸을 비운 채 한 칸에만 구슬을 넣고 그 수를 바꿔 가며 시간당 벽을 넘는 구슬 수를 세어, 흐름 곡선이 정말 봉우리를 갖는지 확인한다.
안전 안내
⚠ 안전강철 구슬이 튀어 나오지 않도록 상자에 반드시 뚜껑을 덮고 보안경을 쓴다. 상자와 진동원은 단단히 고정하고, 흔드는 동안 상자에 손을 대지 않는다. 강철 구슬은 유리구슬보다 무거워 진동자에 부담이 크므로, 큰 진폭을 오래 넣지 말고 짧게 나누어 구동하며, 진동자가 뜨거워지면 즉시 멈춘다. 소리가 매우 크니 귀마개를 쓰고, 편심 모터의 회전부에는 덮개를 씌운다. 바닥에 떨어진 구슬은 곧바로 줍는다. 반드시 교사의 지도 아래 수행한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세게 흔들수록 구슬이 더 잘 섞일까, 아니면 오히려 한 칸으로 몰릴까? 진폭을 줄였다가 다시 키우면 같은 진폭에서 같은 분포로 되돌아올까?
자료 정리
같은 자료를 가로축이 Γ인 판과 Af인 판 두 장으로 그리고, 세로축은 가장 많이 찬 칸의 점유 비율로 한다 — 진동수가 다른 점들이 한 곡선으로 포개지는 축이 진짜 제어 변수다. 진폭을 낮추며 잰 점과 높이며 잰 점을 다른 기호로 찍어, 두 곡선이 겹치는지 고리를 그리며 벌어지는지 본다. 칸 수 2·3·격자를 같은 축에 겹치면 임계점이 어디로 옮겨 가는지 드러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진동이 셀 때는 모든 칸의 점유 비율이 1/칸수 부근에 머물다가, 어떤 임계값 아래에서 한 칸의 비율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방향으로 잰 곡선이 고리를 그리며 벌어진다면, 같은 진동 조건에서도 균등한 상태와 몰린 상태가 함께 안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헌은 칸이 둘일 때는 연속적인 갈래분기를, 셋 이상일 때는 갑작스럽고 이력을 남기는 전이를 보고한다. 교훈은 분명하다 — 흔드는 일이 언제나 섞는 일은 아니다. 충돌마다 에너지가 새어 나가는 통로가 있으면 균등 분포가 오히려 불안정해진다. 다만 아주 약하게 흔들었을 때 분포가 고르게 ‘보이는’ 것은 평형이 아니라 얼어붙은 처음 상태이므로, 시작 분포를 바꿔 두 경우를 갈라야 한다.
더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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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 높이를 절반과 두 배로 바꾸어, 몰림이 시작되는 임계 진폭이 어느 쪽으로 옮겨 가는지 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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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 계수가 다른 구슬(강철·유리·플라스틱)로 되풀이해, 잘 튀지 않는 구슬일수록 더 세게 흔들어야 균등해지는지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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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다른 두 종류의 구슬을 섞어 넣고, 큰 것과 작은 것이 서로 다른 칸에 모이는지, 몰린 칸이 시간에 따라 자리를 바꾸는지 관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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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 바닥에 구슬 하나가 겨우 지나갈 구멍을 뚫고, 위로는 넘어가고 아래로는 되돌아오는 순환이 생기는지 살펴보자.
연결 주제
IYPT 1996 문제 4 ‘가루더미의 자발적 형성’ — 진동판 위의 가루가 진폭에 따라 흩어졌다 뭉쳤다 하는 현상으로, 이 문제의 몰림을 처음 보고한 슐리히팅·노르트마이어의 같은 논문에서 나란히 다루어졌고 진동자 장비도 그대로 이어진다. IYPT 2004 문제 15 ‘브라질너트 효과’ — 흔들면 섞이는 대신 갈라지는 입상 물질의 또 다른 얼굴로, 크기가 다른 구슬을 섞는 확장 실험에서 두 문제가 만난다.
참고문헌
[학생] 진폭과 진동수는 스마트폰 가속도 센서 앱(phyphox 등)으로 재면 Γ를 계산할 수 있다. 검색어 “granular Maxwell demon”. / [심화] H. J. Schlichting, V. Nordmeier, “Strukturen im Sand,” Math. Naturwiss. Unterr. 49(6), 323–332, 1996 (두 칸 상자에서 진폭을 줄이면 늘 한 칸에만 모임을 처음 보고 — ①②단계 근거. 뮌스터대 공개) · J. Eggers, “Sand as Maxwell’s Demon,” Physical Review Letters 83(25), 5322–5325, 1999, DOI 10.1103/PhysRevLett.83.5322 (두 칸에서 기체가 식으면 한쪽에 몰리는 2차 상전이를 보이고 정량 이론을 세움) · K. van der Weele, D. van der Meer, M. Versluis, D. Lohse, “Hysteretic clustering in granular gas,” Europhysics Letters 53(3), 328–334, 2001, DOI 10.1209/epl/i2001-00157-x (진폭 6.5 mm 고정 조건 — 세게 흔들면 균등, 약하게 하면 한 칸에 몰림, 2칸은 2차·3칸은 1차 이력 전이 — ④단계 근거) · S. Dorbolo 외, “Granular gas in a periodic lattice,” European Journal of Physics 32(6), 1465–1474, 2011, DOI 10.1088/0143-0807/32/6/002 (사각 격자 수직 진동 — 중간 세기에서 군집, 칸의 구슬 수별 탈출 확률 측정 — ⑤⑥단계 근거) · K. van der Weele, Contemporary Physics 49(3), 157–178, 2008, DOI 10.1080/00107510802141226 (제어 변수는 Γ가 아니라 바닥 속도 진폭 af이며 gh/(af)²가 핵심 무차원수임을 밝힘). ※ 문헌은 유리구슬을 채운 2~5칸 원통을 주로 다루어, 강철 구슬과 여러 칸 격자를 정량화한 연구는 드물다. N. Isert 외, European Physical Journal E 28(2), 205–210, 2009, DOI 10.1140/epje/i2008-10403-7은 중력을 거의 없앤 조건에서도 상 분리가 사라지지 않음을 보고했다 — Γ와 Af 중 무엇이 임계점을 정하는지 학교 장비로 가려내는 일이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