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2014 · 문제 4 · 역학·진동, 파동·음향

한 번의 접촉, 백 번의 충돌 — 구슬지저귐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14 문제 4 ‘Ball sound’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2014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빛과 파동」(파동의 발생·소리의 높낮이와 진동수) / 고등학교 통합과학1 「시스템과 상호작용」 · 과학탐구실험1(측정과 오차) / 물리학 「힘과 에너지」(운동량과 충격량·충돌) / 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탄성파와 소리)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충돌, 반발 계수, 탄성·비탄성 충돌, 충격량, 접근 속도, 헤르츠 접촉 이론, 충돌 지속 시간, 음속과 전파 시간, 등비수열, 처프(chirp), 음높이와 진동수, 스펙트로그램, 푸리에 변환(FFT), 표본화 주파수와 시간 분해능

원리 살펴보기

강철 공 두 개를 살며시 맞대기만 했을 뿐인데 ‘삐——익’ 하고 위로 쓸려 올라가는 소리가 난다 — 한 번 닿았을 뿐인데 왜 소리가 나고, 왜 그 높이가 자꾸 올라갈까? 답은 ‘한 번 닿은 것이 아니다’라는 데 있다. 두 공은 맞닿는 짧은 사이에 수십·수백 번을 부딪쳤다 떨어지기를 되풀이하고, 그 간격이 뒤로 갈수록 짧아진다. 바로 이 ‘간격의 줄어듦’이 지저귐의 정체다.

구슬을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를 떠올려 보자 — ‘탁… 탁… 탁·탁·탁다다다닥’ 하고 잦아든다. 충돌마다 상대 속도가 반발 계수 ε배로 줄면 다음 충돌까지 걸리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 간격은 부딪칠 때마다 ε배가 되는 등비수열을 이룬다. 손으로 맞대어 누르면 중력 대신 손힘이 공을 도로 붙여 간격이 처음부터 짧고, 대략 1초에 스무 번 안팎부터 낱낱의 ‘딱’이 하나의 ‘음’으로 뭉치기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딱딱딱이 점점 높아지는 삐——익이 된다. 하필 강철이라야 하는 까닭도 분명하다. 강철 속 음속(5,100 m/s)이면 소리가 공 하나를 가로지르는 데 약 7.5 μs — 지름 38 mm 두 공이 1 m/s로 부딪치면 충돌이 약 115 μs 이어져 그동안 소리가 공을 열다섯 번쯤 가로지른다. 그래서 공은 제 몸을 울릴 겨를 없이 용수철 끝 덩어리처럼 눌렸다 펴질 뿐이라 진동으로 새는 에너지가 거의 없어, 반발 계수가 1에 가까워 수십 번 부딪쳐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

충돌이 되풀이되는 리듬과 그 소리를 읽는 일은 여러 분야의 밥벌이다. 구름 베어링의 소음 설계는 충돌음을 분석해 세라믹 공으로 소음을 줄이고, 소리로 재는 반발 계수는 튀는 공의 소리만으로 재료 물성을 추정하며, 금속 경도 시험은 반발 속도와 충돌 속도의 비로 경도를 매기고, 게임·영화의 소리 합성은 미세 충돌까지 계산해 소리를 빚는다.

실험 설계

준비물

지름 2~3 cm 강철 공(베어링 볼) 2개 이상과 지름 다른 여분, 비교용 유리·세라믹·황동·나무 공, 공 하나를 붙들 받침(고무 O링·점토·클램프), 마이크와 사운드카드, 파형·스펙트로그램 분석용 무료 프로그램, 버니어 캘리퍼스와 전자저울, 굴러 떨어짐을 막을 테두리와 완충 매트.

변인

독립변인은 두 공의 접근 속도다(살며시 ↔ 조금 세게, 한 번에 이 값만 바꾼다). 종속변인은 충돌 간격 Tₙ의 수열과 이웃한 두 간격의 비 ε, 처프가 올라가는 방식, 지저귐 지속 시간과 들리는 충돌 횟수다. 통제변인은 공의 재질·지름·질량, 접촉면의 청결(기름·먼지·흠집), 마이크와 공 사이 거리·방향, 주변 소음, 표본화 주파수, 누르는 힘이다. 재질·지름과 누르는 힘은 그 값만 따로 바꿔 확인한다.

실험 순서

  1. 강철 공 두 개를 기름기 없이 닦고 하나는 받침에 고정한 뒤, 마이크를 일정한 거리·방향에 두고 표본화 주파수를 44.1 kHz 이상(가능하면 96 kHz)으로 맞춰 지저귐을 여러 번 녹음하고 세게 부딪친 소리도 따로 남긴다.

  2. 파형을 시간축으로 크게 확대해, 지저귐이 뒤로 갈수록 간격이 짧아지는 낱낱의 충돌 펄스임을 확인하고 세게 부딪친 소리와 견줘 본다.

  3. 충돌 펄스의 시각을 차례로 읽어 간격 Tₙ을 구한다 — 44.1 kHz면 분해능이 약 23 μs이므로 넉넉히 긴 앞쪽 충돌부터 읽는다.

  4. 가로축 n, 세로축 log Tₙ으로 찍어 직선이면 기울기에서 반발 계수 ε를 구한다(log Tₙ = n log ε + log T₀). 조건마다 3회 이상 되풀이한다.

  5. 스펙트로그램을 그려 충돌 빈도(간격 Tₙ의 역수)를 겹쳐 처프와 포개지는지 대조하고, 접근 속도·재질·지름을 바꿔 같은 분석을 되풀이한다.

안전 안내

⚠ 안전

강철 공은 작아도 무겁고 단단하다. 실험대에 테두리를 두르고 완충 매트를 깔아 발등에 떨어뜨리지 않게 하고, 굴러간 공은 곧바로 치운다. 경화된 강철 공은 세게 부딪치면 깨져 파편이 튈 수 있으니 ‘세게 부딪치기’ 비교에서는 보안경을 쓴다. 헤드폰 확인은 음량을 낮춰 서서히 올린다. 작은 공은 삼킴 위험이 있어 어린아이 손이 닿지 않게 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두 공을 더 살며시 맞댈수록 지저귐은 더 길게 이어질까, 더 짧게 끝날까? 그리고 그 소리의 높이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갈까, 내려갈까?

자료 정리

가로축을 충돌 번호 n, 세로축을 간격 Tₙ의 로그로 그린다. 등비수열이면 직선이 나오고, 기울기 log ε에서 반발 계수를 구한다. 스펙트로그램은 처프 곡선에 파형에서 읽은 충돌 빈도를 겹쳐 포개지는지 본다. 누르는 힘이 흔들리지 않아야 이 직선이 나온다. 반발 계수가 속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므로 뒤로 갈수록 직선이 살짝 휠 수 있는데, 그 휘어짐 자체가 읽을거리다. 접근 속도를 바꾼 조건들은 ε와 지저귐 지속 시간을 나란히 정리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결과의 의미

파형을 늘여 보면 지저귐은 하나의 소리가 아니라 점점 촘촘해지는 충돌 펄스의 열로 드러나고, log Tₙ 대 n 그래프는 직선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스펙트로그램의 처프 주파수는 그 충돌 빈도와 포개질 것으로 보인다. 음높이를 정하는 것이 공 자체의 울림이 아니라 충돌이 되풀이되는 빠르기라는 것 — 이것이 이 탐구의 핵심 결론이다. 낱낱으로는 그저 ‘딱’일 뿐인 소리가 촘촘해지며 음높이를 얻는다 — 리듬과 음높이가 같은 것의 두 얼굴임을 귀로 확인하는 셈이다. 한편 반발 계수는 접근 속도가 커질수록 작아지므로, 세게 부딪칠수록 충돌이 몇 번 못 가 잦아들어 지저귐 대신 그냥 ‘딱’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 문제가 굳이 ‘살며시’라고 못 박은 까닭이 여기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이 탐구의 볼거리다.

더 탐구하기

  1. 본 절차에서 손힘이 흔들렸다면, 누르는 힘을 손 대신 고무줄·용수철이나 경사면으로 일정하게 만들고, 그 힘을 키우면 처프가 더 높은 음에서 시작해 더 빨리 쓸려 올라가는지 확인해 보자.

  2. 유리·세라믹·황동·나무 공으로 바꿔 같은 분석을 되풀이하고, 소리에서 구한 반발 계수를 재질별로 견줘 왜 유독 강철이 잘 지저귀는지 따져 보자.

  3. 지름이 다른 두 강철 공을 맞대어 지저귐이 그대로인지 살펴보고, 표본화 주파수를 96 kHz 이상으로 올려 충돌 펄스 하나의 폭을 직접 재 본문의 약 115 μs와 견줘 보자.

연결 주제

같은 해 문제 9 ‘물폭탄’은 유체가 든 풍선의 반발을 다뤄, 부딪친 뒤 얼마나 되튀는가라는 같은 물음을 정반대 극단에서 던진다 — 강철 공이 거의 변형 없이 반발 계수 1에 가깝게 튀는 데 비해 물풍선은 크게 일그러지며 에너지를 삼킨다. 문제 1 ‘혼돈회로’와는 FFT 스펙트럼·소노그램으로 신호 읽는 측정법을 공유한다.

참고문헌

[학생] Audacity·phyphox 같은 무료 프로그램으로 파형을 확대하고 스펙트로그램을 그리면, 충돌 펄스의 간격이 좁아지는 모습과 처프가 쓸려 올라가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영상 검색어 “chirping steel balls”, “ball bearing chirp sound” / IYPT 2014 문제 원문은 iypt.org(및 archive.iypt.org). [심화] X. W. Chua, “Investigating chirping steel balls: a novel set-up,” Phys. Educ. 55(6), 063005 (2020), DOI 10.1088/1361-6552/abaea7 (IYPT 2014 문제 4 탐구 — 처프는 충돌 간격의 줄어듦에서 온다) · C. E. Aguiar, F. Laudares, “Listening to the coefficient of restitution and the gravitational acceleration of a bouncing ball,” Am. J. Phys. 71(5), 499–501 (2003), DOI 10.1119/1.1524166 (arXiv:physics/0210092 공개 — 충돌 소리로 log Tₙ = n log ε + log T₀ 직선 맞춤 → ε) · R. Cross, “Differences between bouncing balls, springs, and rods,” Am. J. Phys. 76(10), 908–915 (2008), DOI 10.1119/1.2948778 (강철 공이 거의 탄성적으로 부딪치는 까닭) · A. D. Bernstein, “Listening to the coefficient of restitution,” Am. J. Phys. 45(1), 41–44 (1977), DOI 10.1119/1.10904 · I. Stensgaard, E. Lægsgaard, “Listening to the coefficient of restitution — revisited,” Am. J. Phys. 69(3), 301–305 (2001), DOI 10.1119/1.1326077 (소리로 반발 계수를 재는 원전과 재현 — 접근 속도가 커질수록 ε가 작아진다). ※ 손으로 누르는 힘처럼 재기 어려운 조건에서 충돌이 실제로 몇 번 일어나는지, 처프 주파수가 충돌 빈도와 어디까지 포개지는지는 학교 장비로 확인해야 할 개방 지점이다. Chua 논문 본문은 유료여서 이 원고는 공개된 초록의 결론까지만 근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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