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이 부르는 연쇄 — 주름관의 물 사태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07 문제 16 ‘Water Cascade’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힘의 작용」(중력·힘의 평형) / 고등학교 통합과학1 「시스템과 상호작용」(역학적 시스템) · 과학탐구실험1 「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변인 통제) / 물리학 「힘과 에너지」(힘의 평형) · 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유체와 표면 현상)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주름관, 주름 피치와 골 깊이, 경사각, 임계 경사각, 둑 넘침, 잔류 유지량, 표면장력, 본드 수, 문턱 값, 사태(연쇄 넘침), 사태 크기 분포, 멱함수 분포와 지수 분포, 자기조직화 임계성, 유한 크기 되맞춤
원리 살펴보기
경사진 주름관에 물을 흘리다 멈추면, 물은 왜 다 빠지지 않고 골마다 조금씩 남을까? 주름관 안쪽은 마루와 골이 번갈아 이어진 지형이다. 관을 기울이면 골 하나하나가 작은 저수지가 되고, 아래쪽 마루가 둑 노릇을 한다. 물은 아래쪽 마루의 꼭대기 높이까지만 고이므로, 골이 물을 붙들 수 있는지는 주름의 기하와 경사가 정한다. 골 바닥에서 아래쪽 마루까지 축을 따라 ℓ만큼 가는 동안 관은 ℓ sin θ만큼 내려가지만, 마루는 골보다 d cos θ만큼 높다. 그래서 tan θ가 d/ℓ를 넘으면 남는 물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이 가늘면 표면장력이 물을 마개처럼 붙들어 사정이 달라진다.
흐름을 조심스레 멈추면 골마다 물이 둑 끝까지 찬 채로 남는다. 여기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그 골이 넘치고, 넘친 물이 아래 골을 다시 넘치게 하는 연쇄가 일어난다. 연쇄는 아직 덜 찬 골, 곧 여유가 남은 골에서 멎는다 — 그래서 사태의 크기는 골마다 얼마나 모자란지가 정한다. 문턱을 넘으면 이웃에게 넘겨주는 이 구조는 모래더미 모형·자기조직화 임계성과 닮았지만, 닮았다는 것이 곧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1차원에 가까운 쌀더미에서도 알갱이가 길쭉할 때만 멱함수가 나왔다. 게다가 떨어지는 물방울은 제 부피보다 많은 물을 밀어낼 수 있다.
문턱을 넘어야 비로소 흘러가는 이 구조는 물을 다루는 곳곳에 있다. 배수관·빗물 설비 설계에서는 관에 남는 물이 이물질·결빙·부식의 씨앗이 되므로, 물이 남지 않을 최소 경사를 잡는 일이 곧 설계다. 증류탑과 열교환기의 구조 충전물은 반대로 주름에 액체를 붙들어 기체와 닿는 넓이를 늘린다. 산비탈의 빗물 유출은 웅덩이가 먼저 차고 넘쳐야 아래로 흐르는 문턱 현상이며, 유역의 저수지망과 홍수 관리에서는 잇따라 넘치는 사태의 크기 분포가 재해 예측의 뼈대가 된다.
실험 설계
준비물
주름이 고리 모양으로 끊긴(나선으로 이어지지 않은) 주름 배수관 1~1.5 m — 나선형 호스는 골이 한 줄로 통해 있어 이 실험에 맞지 않는다(주름 규격이 다른 것 두세 종류, 교사가 미리 세로로 반 갈라 절단면을 감싸 둔 것도 함께), 곧고 긴 각목, 스탠드와 클램프, 각도기, 번호 스티커, 스포이트와 눈금 주사기, 식용 색소, 물받이 통, 고속 촬영이 되는 스마트폰과 삼각대, 눈금자와 캘리퍼스, 수건, 장갑.
변인
독립변인은 관의 경사각 θ이다. 종속변인은 물 한 방울에 잇따라 넘치는 골의 개수, 곧 사태 크기 s와 그 분포이며, 흐름을 멈춘 뒤 골마다 남는 물의 양도 함께 잰다. 통제변인은 주름 피치와 골 깊이, 관 지름과 길이, 물의 온도와 순도(계면활성제 금지), 물방울의 부피·낙하 높이·간격, 관 내벽의 젖은 상태, 바닥 진동이다.
실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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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목 위에 주름관을 곧게 고정하고 경사각 θ를 맞춘다. 캘리퍼스로 골 깊이 d와 골 바닥에서 아래쪽 마루까지의 거리 ℓ를 재고, 골마다 번호를 붙인 뒤 옆에서 찍도록 스마트폰을 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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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끝에서 물을 흘려 관 전체를 적신 다음, 아주 천천히 잠가 흐름을 멈춘다 — 급히 멈추면 그 자체가 사태를 일으킨다. 30초 뒤 골마다 남은 물을 찍고, 몇 개는 주사기로 빨아내 부피를 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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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를 탄 물을 맨 위 골에 한 방울씩 떨어뜨리되, 앞의 넘침이 멎은 뒤에만 다음 방울을 놓는다. 영상에서 잇따라 넘친 골의 개수 s를 세고, 한 조건마다 사태를 130회 이상 모은다. 갓 채운 직후 20~30회는 과도 구간이니 따로 표시하고, 나머지를 앞뒤 절반으로 나눠 개형이 닮았는지 견준 뒤 합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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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각을 여러 값으로 바꾸며 ②~③을 되풀이한다. 각도를 조금씩 올려, 어느 골에도 물이 남지 않는 임계 경사각을 찾아 d/ℓ의 아크탄젠트와 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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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규격과 지름이 다른 관으로 같은 측정을 되풀이한다. 가는 관에서는 물이 마개처럼 관을 가로막는지도 함께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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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낙하 높이와 간격을 바꿔 사태가 겹치기 시작하는 조건을 찾고, 관 길이를 절반씩 줄여 가며 사태 크기의 상한이 어떻게 변하는지 잰다.
안전 안내
⚠ 안전물과 전기를 함께 다루므로 스마트폰·조명은 물받이와 떨어진 곳에 두고 젖은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바닥에 튄 물은 곧바로 닦아 미끄러짐을 막고, 물받이 통은 반드시 관 아래 끝에 놓는다. 주름관을 세로로 가르는 절단은 교사가 하며, 잘린 모서리는 날카로우니 테이프로 감싼 뒤 학생에게 준다. 각목과 스탠드는 클램프로 단단히 고정한다. 고인 물을 며칠씩 두면 미생물이 번식하고 모기가 알을 낳으니, 끝나면 물을 모두 버리고 관을 말린다. 색은 식용 색소로만 낸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경사를 조금씩 높이면 골에 남는 물은 서서히 줄어들까, 아니면 어떤 각도에서 갑자기 하나도 남지 않게 될까? 맨 위 골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몇 개의 골이 잇따라 넘칠까 — 늘 비슷한 개수일까, 아니면 한두 개에서 관 전체까지 들쭉날쭉할까?
자료 정리
사태 크기 s를 100회 이상 모아 가로축 s·세로축 빈도의 로그–로그 그래프에 찍는다. 직선에 가까우면 멱함수 쪽, 오른쪽에서 급히 꺾이면 지수 쪽을 의심한다. 다만 눈으로 읽은 개형은 단서일 뿐이라 표본이 적으면 분포는 정하지 않은 채 남긴다. 꼬리가 성기면 누적분포 P(S ≥ s)가 흩어짐에 덜 휘둘린다. 관 길이별 곡선을 겹쳐 꼬리 끝이 길이와 함께 밀려나는지 본다. 유지량은 가로축 tan θ로 정리해 0이 되는 지점을 d/ℓ와 견준다. (수치는 측정으로 채운다 —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경사를 높일수록 골에 남는 물은 줄고, tan θ가 d/ℓ에 이르는 근처에서 0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확인되면 물을 붙드는 것은 관의 재질이 아니라 주름의 기하와 경사가 함께 만든 둑임이 드러난다. 사태 쪽은 미리 단정하기 어렵다. 넘침이 부피만 넘겨주는 보존 과정이라면 사태는 처음 만난 여유 있는 골에서 멎으므로 크기 분포는 여유의 분포를 그대로 비출 것이고, 이 경우 지수 분포에 가깝기 쉽다. 반대로 로그–로그 그래프가 직선이 되고 꼬리 끝이 관 길이와 함께 밀려난다면 유한 크기 되맞춤의 신호이며, 그때 비로소 임계 현상이라 부를 근거가 생긴다.
더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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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을 조금 섞은 물이나 설탕물로 표면장력과 점성을 바꿔, 유지량과 사태 크기가 달라지는지 견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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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하나를 테이프로 조금 메워 인위적인 여유를 만들고 사태가 그 자리에서 멎는지 보자 — 사태 크기를 여유 분포가 정한다는 가설의 직접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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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씩이 아니라 가는 물줄기로 천천히 부어, 구동이 빨라질 때 사태가 어떻게 합쳐지는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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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을 며칠 두어 증발로 골마다 여유가 생긴 뒤 같은 측정을 되풀이해, 갓 멈춘 관과 분포를 견줘 보자.
연결 주제
완성 원고 「모래 한 알이 산을 무너뜨릴 때 — 눈사태」(IYPT 2005 문제 3) — 문턱을 넘으면 이웃에게 넘겨주는 같은 뼈대를 알갱이로 다루며, 사태 크기 분포와 임계 경사각을 읽는 방법을 그대로 이어 쓸 수 있다. 다만 그쪽은 마찰로 버티고 이쪽은 둑으로 가둔다. 「머리 위로 돌리면 왜 노래할까 — 흔드는 소리 튜브」(IYPT 2020 문제 3)는 같은 주름관을 쓰지만 공기를 불어 소리를 내는 다른 현상이니 혼동하지 말자.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Self-organized criticality’ / 영상 검색어 “rice pile avalanche experiment” / [심화] K. Argyriadi 외, “Experimental study of inclined film flow along periodic corrugations…,” Physics of Fluids 18(1), 012102, 2006 (DOI 10.1063/1.2163810) — 주름 벽 액막에서 자유표면 변형 진폭은 주름 깊이와 무관하고, 가파른 주름일수록 정상 흐름 안정 영역이 넓어짐 · A. Wierschem 외, “Vortices in film flow over strongly undulated bottom profiles…,” Physics of Fluids 15(2), 426–435, 2003 (DOI 10.1063/1.1533075) — 굴곡 바닥 액막의 골 안에 소용돌이가 갇히고 임계 막 두께가 가파름·경사각·표면장력에 달림 · V. Frette 외, “Avalanche dynamics in a pile of rice,” Nature 379(6560), 49–52, 1996 (DOI 10.1038/379049a0) — 1차원 쌀더미에서 길쭉한 알갱이일 때만 사태 크기가 멱함수를 따름 · G. L. Mamede 외, “Overspill avalanching in a dense reservoir network,” PNAS 109(19), 7191–7195, 2012 (DOI 10.1073/pnas.1200398109) — 저수지망의 잇따른 넘침 사태가 멱함수를 따름(자기조직화 임계성 모형) · H. J. Tromp-van Meerveld, J. J. McDonnell, “Threshold relations in subsurface stormflow: 2. The fill and spill hypothesis,” Water Resources Research 42(2), 2006 (DOI 10.1029/2004WR003800) — 흙 밑 기반암의 오목한 곳이 차고 넘쳐야 아래로 흐르는 문턱 현상의 현장 관측. ※ 이 문헌들은 흐르는 액막·알갱이 더미·저수지망을 다룬다. 흐름을 멈춘 주름관에 남는 물의 양과 물방울 하나가 일으키는 사태의 크기 분포를 직접 잰 연구는 찾지 못했다 —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