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1989 · 문제 12 · 물성·재료, 역학·진동

모래는 제 높이를 모른다 — 관을 비우는 시간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1989 문제 12 ‘Sand in a tube’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1989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여러 가지 힘」(마찰력)·「물질의 특성」(밀도) / 고등학교 통합과학1 「시스템과 상호작용」(역학적 시스템) · 과학탐구실험1 「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변인 통제·측정과 오차) / 물리학 「힘과 에너지」 · 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시공간과 운동)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입상체(granular material), 벌크 밀도·참밀도, 충전율(채움 정도, packing fraction), 두드림 다짐, 얀센(Janssen) 효과, 벽 마찰, 힘 사슬, 자유 낙하 아치, 아칭·막힘(jamming), 베벌루(Beverloo) 법칙, 질량 유량, 유효 지름 보정, 체질(입도 분급), 독립변인·종속변인·통제변인

원리 살펴보기

물병을 기울여 비우면 처음에는 콸콸, 나중에는 졸졸 나온다. 수위가 낮아질수록 바닥을 누르는 압력이 줄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래는 다르다 — 관이 가득 찼든 거의 비었든 거의 같은 속도로 흘러나온다. 1895년 얀센이 곡물 사일로에서 밝힌 대로, 서로 맞물린 알갱이들은 자기 무게의 상당 부분을 벽으로 넘겨 버린다. 벽 마찰이 하중을 받아 주므로 바닥의 압력은 채운 높이에 비례해 커지지 않고 관 지름의 몇 배 깊이에서 이미 포화한다. 원문이 L을 10 cm 이상으로 권한 것도 그 포화 구간에 들어가라는 뜻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유량은 무엇이 정할까. 배출구 근처에서는 알갱이들이 구멍을 가로지르는 자유 낙하 아치를 이루고, 그 아래로 떨어지는 알갱이만 밖으로 나간다. 그래서 질량 유량은 베벌루 법칙 W = C ρ_b √g (D − k d)^(5/2)을 따른다(흔히 C ≈ 0.58, k ≈ 1.4). 구멍이 넓을수록 5/2제곱으로 급격히 늘고, 알갱이가 굵을수록 유효 지름 (D − k d)가 깎여 유량이 준다. 그런데 이 문제의 관은 저장고이면서 동시에 배출구다 — 관을 굵히면 구멍만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담기는 모래의 양도 함께 늘어난다. 이 겨룸의 결과가 문제의 핵심이다.

같은 물음이 산업 현장의 설계표에 그대로 들어 있다. 곡물·시멘트 사일로 배출 설계(배출 시간과 아치로 막히지 않을 최소 출구 지름을 잡는다), 분체 계량과 제약 정제·캡슐 충전(가루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 흘려 넣어야 한다), 광산의 광석 이송관(연직 관 중간에 걸린 아치, 이른바 행업은 큰 사고로 이어진다), 모래시계와 정량 공급 피더(유량이 남은 양과 무관해 시계와 계량기가 된다)가 모두 같은 식 위에 서 있다.

실험 설계

준비물

양 끝이 불가공 처리된 기성품 유리관(안지름 6·8·10·12·16 mm, 길이 1 m), 스탠드와 클램프, 실리콘 마개, 씻어 말린 규사, 시험용 체(0.25·0.355·0.5·0.71 mm), 0.01 g 전자저울, 눈금실린더, 줄자, 120~240 fps 슬로모션이 되는 스마트폰과 삼각대, 깔때기, 받이 그릇, 고무 매트, 보안경, 방진 마스크.

변인

독립변인은 모래 기둥의 길이 L, 관의 안지름 D, 체로 분급한 알갱이 크기 d이며 한 번에 하나씩만 바꾼다. 종속변인은 마개를 연 순간부터 모래가 다 빠져나올 때까지의 시간 T와 영상에서 읽은 모래 윗면의 하강 속도이다. 통제변인은 채움 정도 φ와 그것을 만드는 채움 절차(붓는 높이·두드림 횟수), 모래의 종류와 건조 상태, 실온·습도, 관의 연직도이다.

실험 순서

  1. 모래를 씻어 완전히 말린 뒤 체로 0.25~0.355 mm, 0.355~0.5 mm, 0.5~0.71 mm 세 분율로 나눈다. 눈금실린더의 물에 질량을 잰 모래를 가라앉혀 늘어난 부피로 각 분율의 참밀도 ρ_s를 구한다(석영 모래는 대체로 2,600~2,700 kg/m³).

  2. 채움 정도를 정의한다. 빈 관의 질량을 잰 뒤 깔때기로 낮은 높이에서 모래를 붓고, 고무 매트 위에서 10 mm 높이로 N번 두드려 다진다. 기둥 높이 L과 담긴 질량 m을 재어 φ = m ÷ (ρ_s·πD²L/4)로 계산한다.

  3. N = 0·5·20·100으로 φ가 어떻게 올라가는지 그린 뒤, 재현이 잘 되는 낮은 값(예: N = 5)을 작업점으로 정한다. 같은 절차를 10번 되풀이해 φ의 표준편차를 구하고, 이후 모든 시행에서 φ가 작업점의 ±1 % 안에 드는지 확인한다 — 원문이 요구한 “매개변수의 도입과 검증”이 이 단계다.

  4. L 의존을 잰다. 안지름 10 mm 관 하나에 채우는 높이만 10·20·40·60·80·100 cm로 바꾸고(관을 자르지 않아 안전하다), 마개를 열어 조건마다 T를 5회씩 잰다. 짧은 조건은 1초 안팎이라 손으로 못 재니 T는 ⑥처럼 슬로모션 영상으로 읽는다(120 fps면 0.5초도 60프레임).

  5. D 의존과 d 의존을 잰다. 가장 가는 분율로 안지름 6·8·10·12·16 mm 관을 L = 50 cm로 채워 T를 재고, 다시 안지름 10 mm 관에 세 분율을 각각 넣어 T를 잰다. 어느 조합에서도 가장 굵은 알갱이 기준 D/d가 12 이상이 되게 골라 아치로 막히는 영역을 피한다.

  6. 슬로모션으로 관 옆면을 찍어 모래 윗면의 높이를 시간에 따라 읽는다. 기둥이 짧아져도 하강 속도가 일정한지, 어느 지점부터 달라지는지 확인한다.

안전 안내

⚠ 안전

유리관은 양 끝이 불가공 처리된 기성품만 쓰고, 직접 자르거나 불로 가공하지 않는다. 관은 스탠드와 클램프로 고정하고 아래에 고무 매트와 받이 그릇을 둔다. 마른 모래를 체질하고 부을 때 결정질 실리카 분진이 날 수 있다 — 반드시 씻어 말린 모래만 쓰고, 체질과 붓기는 환기되는 곳에서 방진 마스크를 쓰고 한다. 밀가루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미분은 쓰지 않는다. 보안경을 쓰고, 관 입구를 얼굴 쪽으로 향하게 두지 않는다. 두드림 다짐은 반드시 고무 매트 위에서 10 mm 이하 높이로만 하고, 단단한 책상이나 금속에 관을 치지 않는다. 관 길이는 1 m를 넘기지 않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관의 안지름을 2배로 넓히면 비우는 시간은 몇 분의 1이 될까 — 유량이 지름의 5/2제곱을 따르니 약 5.7분의 1일까, 아니면 그보다 훨씬 덜 줄어들까? 그리고 두드려 다진 모래와 느슨하게 부은 모래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다 빠져나올까?

자료 정리

T를 세로축, L을 가로축에 찍어 원점을 지나는 직선이 되는지 본다. D 의존은 양쪽 로그 축에 T와 D를 찍어 기울기에서 지수를 읽고, 다시 가로축을 L·D²/(D − k d)^(5/2)로 바꿔 세 계열이 하나의 직선 위에 모이는지 확인한다 — 직선의 기울기가 C를, 가장 잘 맞는 k가 유효 지름 보정을 알려 준다. 윗면 높이–시간 그래프는 기울기가 일정한지 보는 데 쓰고, 매 시행의 φ를 표에 함께 적는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T는 L에 비례하는, 원점을 지나는 직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총량은 L에 비례하는데 유량은 남은 높이와 무관하기 때문이며, 모래시계가 시계 노릇을 하는 이유가 그래프 한 장에 드러난다. D 의존은 뜻밖이다. 관이 저장고를 겸하므로 담기는 양이 D²로 늘고 유량은 (D − k d)^(5/2)로 늘어, 두 효과가 거의 상쇄되어 T ∝ L·D²/(D − k d)^(5/2)가 된다. 알갱이가 관보다 훨씬 작으면 이 식은 T ∝ D^(−1/2)에 가까워진다. 사일로에서 얻은 C = 0.58, k = 1.4를 그대로 옮겨 d = 0.3 mm, L = 50 cm를 넣으면 안지름 6 mm에서 약 3.3 s, 12 mm에서 약 2.2 s — 지름을 2배로 넓혀도 5.7분의 1이 아니라 1.5분의 1로 줄 뿐이다(검증 전 비교값이다). 알갱이가 굵어지면 유효 지름이 깎여 T는 되레 늘어난다. 채움 정도는 담기는 질량과 유량을 같은 비율로 바꾸므로 T에서 거의 상쇄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상쇄가 깨지는 지점을 찾는 것이 원문이 “높은 채움 정도는 빼라”고 한 까닭을 밝히는 일이다.

더 탐구하기

  1. 관을 연직에서 10°·20°·30°씩 기울여 같은 측정을 되풀이해 보자. 좁은 관에서는 기울일수록 걸림이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으니, 기울기와 T·막힘 빈도를 함께 재면 좋다(스탠드로 단단히 고정할 것).

  2. 일부러 D/d를 낮춰 막힘의 문턱을 스스로 재 보자. 굵은 분율(1.0~1.4 mm)을 안지름 6~8 mm 관에 넣으면 D/d가 4~6까지 내려가 아치로 흐름이 멎는 일이 잦아진다. 30회 되풀이해 막힌 비율을 세면 임계비를 가늠할 수 있다(막히면 고무 매트 위에서 가볍게 두드려 푼다).

  3. 채움 정도를 일부러 넓게 바꿔(느슨하게 부은 것 ↔ 100번 두드린 것) T가 정말 φ에 둔감한지 확인해 보자. 다진 모래에서 처음 몇 초가 느려지거나 흐름이 끊겼다 이어지는지 영상으로 살피면 된다.

  4. 모래 대신 크기가 고른 유리구슬(1 mm)이나 좁쌀을 안지름 16 mm 관에 넣어 같은 측정을 되풀이하고, 재료마다 C와 k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표로 모아 보자.

연결 주제

IYPT 2015 문제 1 ‘알갱이 쌓임’ — 이 원고가 통제변인으로 삼는 충전율 φ를 그쪽은 탐구 대상 자체로 다룬다. φ를 재고 두드림으로 φ를 올리는 절차를 빌려 오면 ‘채움 정도의 도입과 검증’ 단계가 튼튼해진다. IYPT 2001 문제 4 ‘춤추는 모래시계’ — 같은 베벌루 법칙과 아치를 쓰지만 조건이 다르다. 그쪽은 밀폐된 모래시계를 흔들어 공기 역류와 진동이 유량을 어떻게 바꾸는지 묻고, 이쪽은 위가 열린 정지한 관에서 기하(L·D·d)만으로 T가 정해지는지 묻는다. 특히 그쪽의 배출구는 관보다 훨씬 좁은 목이지만 이쪽은 관 자체가 배출구여서, 지름 의존의 모양이 아예 달라진다.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Janssen effect(얀센 효과)’·‘Beverloo equation’ / 영상 검색어 “silo discharge Beverloo law”, “granular flow clogging arch”, “모래시계 유량”. [심화] W. A. Beverloo, H. A. Leniger, J. van de Velde, Chem. Eng. Sci. 15(3–4), 260–269, 1961, DOI 10.1016/0009-2509(61)85030-6 (유량 ∝ (D − kd)^(5/2)이며 채운 높이와 무관함을 확립) · M. Sperl, Granular Matter 8(2), 59–65, 2005, DOI 10.1007/s10035-005-0224-z (얀센 1895년 논문의 번역·주해 — 바닥 압력이 채움 높이와 무관하게 포화) · I. Zuriguel 외, Phys. Rev. E 71, 051303, 2005, DOI 10.1103/PhysRevE.71.051303 (구멍이 알갱이의 약 4.94배보다 좁으면 아치로 막힘) · A. Janda, I. Zuriguel, A. Garcimartín, D. Maza, Granular Matter 17(5), 545–551, 2015, DOI 10.1007/s10035-015-0583-z (좁아지는 목이 없는 연직 관에서도 매달린 아치가 생기며, 임계비는 대표 입경 기준 6.8·큰 입경 기준 4.7) · M. A. Aguirre, R. De Schant, J.-C. Géminard, Phys. Rev. E 90, 012203, 2014, DOI 10.1103/PhysRevE.90.012203 (충전율은 출구 속도를 바꾸지 않고 유량만 비례해 바꾼다) · J. B. Knight 외, Phys. Rev. E 51, 3957–3963, 1995, DOI 10.1103/PhysRevE.51.3957 (가늘고 긴 관 속 알갱이를 두드려 다질 때의 밀도 변화 — 채움 절차의 근거). ※ 베벌루 법칙은 용기보다 훨씬 좁은 구멍에서 확립된 식이다 — 관 자체가 배출구인 이 배치에서도 C와 k가 같은 값인지는 문헌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그 값을 직접 재는 것이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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