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1989 · 문제 14 · 광학

달리면 널빤지가 사라진다 — 울타리 너머 보기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1989 문제 14 ‘Fence’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1989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빛과 파동」(빛의 직진과 그림자·상의 형성) · 「자극과 반응」(눈의 구조와 시각) / 고등학교 과학탐구실험1 「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측정과 오차·변인 통제) / 물리학 「빛과 물질」(빛의 직진과 상) · 진로선택 「전자기와 양자」(빛과 정보 통신) — 시간적 통합과 임계 융합 진동수는 교육과정 밖 심화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빛의 직진, 시선(광선) 기하, 닮음비, 각크기, 주기적 가림막(격자), 공간 주기, 듀티비, 시간 표본화, 시간적 통합(temporal integration), 임계 융합 진동수(CFF), 페리–포터 법칙, 탈보–플라토 법칙, 시각 잔상, 파이 현상, 슬릿 관찰(anorthoscopic perception), 운동 시차, 합성 개구, 대비, 조도

원리 살펴보기

울타리 앞에 가만히 서 있으면 먼 물체는 널빤지에 잘려 몇 개의 줄무늬 조각으로만 보인다. 틈 하나가 열어 주는 시야는 각폭 b/L이고, 이런 창이 각도상 (a+b)/L 간격으로 되풀이된다. 문제가 붙인 조건 γ ≫ (a+b)/L은 물체가 이 줄무늬로 여러 번 잘린다는 뜻이므로, 틈 하나로 전체를 엿볼 길은 없다. 그런데 관찰자가 옆으로 Δx만큼 움직이면 사정이 달라진다. 물체 위의 한 점을 향하는 시선이 울타리를 지나는 자리는 Δx(1 − L/D)만큼 옮겨 가는데(D는 물체까지의 거리), D ≫ L이므로 이 값은 사실상 Δx와 같다. 즉 관찰자가 울타리 무늬의 한 주기 (a+b)만큼 이동하는 동안, 물체의 모든 점이 적어도 한 번은 틈을 지나 눈에 들어온다. 다만 조각들은 한꺼번에가 아니라 차례로 도착한다.

흩어져 도착한 조각을 하나의 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눈과 뇌의 시간적 통합이다. 물체가 아주 멀어(D ≫ L) 차가 달려도 망막 위에서는 거의 제자리에 머무는 반면, 울타리는 망막을 빠르게 쓸고 지나간다. 그래서 망막의 한 점은 주기 (a+b)/v, 듀티비 b/(a+b)로 깜빡이는 밝기 신호를 받는다. 이 깜빡임이 융합되면 지각되는 밝기는 한 주기의 시간 평균이 된다(탈보–플라토 법칙) — 물체는 널빤지의 밝기가 옅게 덧씌워진 채 온전한 모습을 되찾고, 울타리 무늬는 평평하게 뭉개져 사라진다. 흔히 이 현상을 ‘시각 잔상’으로 설명하지만, 영화의 운동 지각을 잔상으로 돌리는 통설은 오래전에 반박되었고(파이 현상·베타 운동), 좁은 틈으로 본 형태의 복원 역시 상이 망막에 칠해져 남는 ‘망막 도색’이 아님이 안구 운동 기록과 망막 안정화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잔상이 아니라 시간적 통합과 깜빡임 융합이다.

울타리와 틈이 만드는 이 표본화는 오늘날 여러 기술의 뼈대다. 슬릿 스캔·포토피니시 촬영(결승선 카메라는 좁은 틈만 계속 찍어 시간 축을 사진의 공간 축으로 바꾼다), 시차 장벽 3D 디스플레이와 렌티큘러 인쇄(화면 앞의 미세한 ‘울타리’가 왼눈과 오른눈에 서로 다른 화소를 보낸다), 배리어 그리드 애니메이션(줄무늬 투명판을 밀어 인쇄된 그림을 움직이게 하는 옛 완구 — ‘픽킷펜스 애니메이션’이라 불릴 만큼 이 문제와 같은 구조를 거꾸로 쓴 것), 합성 개구 촬영과 영상 디펜싱(카메라를 옆으로 옮기며 찍은 여러 장을 합쳐 울타리나 나뭇잎을 지우고 그 뒤를 복원하는 기술)에 두루 쓰인다.

실험 설계

준비물

두꺼운 골판지나 폼보드와 자·커터(널빤지 폭 a·틈 폭 b를 여러 조합으로 낸 슬릿판 3~4장), 슬릿판을 곧게 밀 수 있는 긴 자나 책상 모서리, 표적으로 쓸 큰 글자·그림 인쇄물, 줄자, 스마트폰(슬로모션 촬영), 조명용 스탠드, 조도계 앱, 턱 받침 대용의 책 더미.

변인

독립변인은 슬릿판이 시선을 가로지르는 속력이다(한 번에 이 값만 바꾼다). 종속변인은 두 가지 문턱 속력으로, 표적의 글자가 온전히 읽히기 시작하는 속력과 줄무늬 깜빡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속력이다. 통제변인은 널빤지 폭 a와 틈 폭 b, 관찰자–슬릿판 거리 L, 관찰자–표적 거리 D, 표적의 크기·대비·조도, 그리고 시선을 표적에 고정한 관찰 자세다.

실험 순서

  1. 골판지에 널빤지 폭 a와 틈 폭 b가 일정한 슬릿판을 만든다(예: a = 20 mm·b = 10 mm를 기준으로, a+b가 다른 판과 a+b는 같고 a:b만 다른 판을 함께 준비한다).

  2. 표적 인쇄물을 교실 반대편 벽에 붙이고 관찰자–표적 거리 D와 관찰자–슬릿판 거리 L을 재어 D가 L의 10배 이상이 되도록 배치한다 — 이때 관찰자가 옆으로 움직이는 경우와 슬릿판이 움직이는 경우가 사실상 같아진다.

  3. 슬릿판을 세워 든 채 정지시키고, 표적이 어떻게 잘려 보이는지(읽히는 글자와 안 읽히는 글자)를 먼저 기록한다 — 이것이 비교의 기준이다.

  4. 슬릿판을 시선과 직각 방향으로 손으로 밀며 속력을 조금씩 올려, ㉠ 글자가 온전히 읽히기 시작하는 순간과 ㉡ 줄무늬 깜빡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을 각각 표시하고, 같은 동작을 스마트폰 슬로모션(120~240 fps)으로 찍어 판 위 눈금의 이동으로 실제 속력을 환산한다.

  5. a+b가 다른 판, a+b는 같고 a:b만 다른 판으로 ㉠·㉡을 각각 3회씩 되풀이해 잰다.

  6. 슬릿판 거리 L을 두 배·세 배로 바꾸어, 그리고 커튼과 조명으로 표적의 조도를 크게 바꾸어 같은 측정을 되풀이한다.

안전 안내

⚠ 안전

움직이는 슬릿판과 책상 모서리·고정 틀 사이에 손가락이 끼일 수 있다 — 판의 양 끝에 손잡이를 붙이고 종이 가장자리는 테이프로 마감해 벤 상처를 막는다. 저속 회전판을 쓰는 변형은 반드시 장치를 고정하고 가드를 두며, 긴 머리·소매·목걸이를 단속하고 회전 중에는 판에 손을 대지 않는다. 골판지 재단은 자를 대고 커터 날을 몸 반대쪽으로 밀어 자른다. 표적 조명을 직접 눈으로 응시하지 않는다. 실외 관찰은 차량이 다니지 않는 학교 운동장의 울타리에서 걸어가며만 하고, 차도 옆 보도나 도로변에서의 관찰·촬영은 하지 않는다 — 달리는 차 안에서의 관찰은 이 탐구의 절차가 아니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울타리에서 더 멀리 떨어져 볼수록 더 빨리 달려야 할까, 아니면 거리 L과 상관없을까? 그리고 어두운 방에서 잰 문턱 속력은 밝은 방에서 잰 값보다 클까, 작을까?

자료 정리

조합마다 ㉠ 읽힘 문턱과 ㉡ 깜빡임 소멸 문턱을 3회씩 재어 평균과 흩어짐을 낸다. 가로축을 (a+b)로 한 그래프에 두 문턱 속력을 함께 찍어 직선인지 보고, 직선의 기울기를 뒤집어 눈의 시간 상수와 융합 진동수를 읽는다. 가로축을 L로 바꾼 그래프와 가로축을 조도(로그 눈금)로 바꾼 그래프를 나란히 그리면 어느 변수가 문턱을 지배하는지 한눈에 드러난다. 슬로모션 영상에서는 판 위 눈금이 지나간 거리를 프레임 수로 나누어 속력을 환산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두 문턱 속력 모두 (a+b)에 비례해 직선으로 늘고, L을 바꾸어도 거의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선의 기울기를 뒤집으면 그 조도·대비 조건에서의 통합 시간 τ가 나온다 — 눈의 보편 상수가 아니라 조건마다 달라지는 조작적 값이다 — ㉠은 0.1 s 안팎, ㉡은 1/50 s 부근이 기대되고, 밝을수록 둘 다 짧아진다(페리–포터 법칙). 널빤지 a = 10 cm·틈 b = 5 cm인 실제 울타리에 넣어 보면 ㉠은 약 1.5~3 m/s(빠른 걸음)이고 ㉡은 약 7~9 m/s, 곧 30 km/h 남짓이다. 원문이 굳이 ‘차를 타고’라고 말한 것은 조각이 이어지는 최소 조건이 아니라 깜빡임까지 완전히 녹아 사라지는 조건에 가깝다. 걸어도 물체의 윤곽은 어느 정도 되살아나지만, 울타리가 흔적 없이 지워진 매끈한 상은 차의 속력에서야 얻어진다는 뜻이다. 문턱을 둘로 나누어 재면 막연한 ‘잘 보인다’가 숫자가 된다.

더 탐구하기

  1. (a+b)를 같게 유지한 채 a:b 비만 바꾼 판들로 다시 재어, 주기 (a+b)가 문턱 속력을 정하고 듀티비 b/(a+b)는 상의 밝기·대비를 정하는지 갈라서 확인해 보자.

  2. 한쪽 눈을 감았을 때와 두 눈으로 볼 때의 문턱 속력을 비교해 보자. 두 눈은 약 6.5 cm 떨어져 있어 가려지는 부분이 서로 다르므로, 눈 사이 거리가 무늬 한 주기의 절반, 곧 (a+b)/2의 홀수 배에 가까워질 때 판이 멈춰 있어도 상이 가장 많이 채워진다(한 주기와 같아지면 두 눈이 같은 무늬를 보아 이득이 없다).

  3. 눈 대신 스마트폰을 슬릿판 뒤에 고정하고 노출 시간을 단계적으로 바꾸어 촬영해, 카메라의 노출 시간이 사람의 τ와 같은 자리에서 같은 문턱 관계를 만드는지 확인해 보자 — 사람과 기계의 통합 시간을 한 그래프에 올릴 수 있다.

  4. 차량이 다니지 않는 학교 운동장의 울타리에서 실제 a·b·L을 재고 걸어가며 관찰해, 실내에서 얻은 문턱 곡선의 예측과 대조해 보자(차도 옆 보도와 도로변에서는 하지 않는다).

연결 주제

같은 해 문제 8 ‘지하철 속도계’ — 이 탐구의 문턱을 실제 이동으로 확인하려면 자기 자신이 움직이는 속력을 알아야 하므로, 그 문제의 속력 측정 기법을 그대로 이어 쓸 수 있다. 한편 1993년 문제 15 ‘울타리(Fence)’는 제목만 같을 뿐 현상이 다르다 — 그쪽은 정지한 울타리 뒤에서 회전하는 바퀴가 시간 표본화로 휘어 보이는 문제이고, 이 문제는 정지한 물체 앞에서 가림막이 움직이는 경우다.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Barrier-grid animation and stereography’(줄무늬 판을 밀어 인쇄물을 움직이는 ‘픽킷펜스 애니메이션’ — 이 실험의 슬릿판과 같은 구조) / 영상 검색어 “scanimation”, “slit-scan photography”, “photo finish camera” / [심화] R. Fendrich, J. W. Rieger, H.-J. Heinze, “The effect of retinal stabilization on anorthoscopic percepts under free-viewing conditions,” Vision Research 45(5), 567–582, 2005, DOI 10.1016/j.visres.2004.09.025 (망막 안정화로 ‘망막 도색·잔상’ 경로를 끊어도 형태 지각의 빈도·지속이 그대로 — 잔상 가설의 반증) · J. W. Rieger 외, “The appearance of figures seen through a narrow aperture under free viewing conditions,” Journal of Vision 7(6):10, 2007, DOI 10.1167/7.6.10 (틈으로 본 형태의 복원은 망막 뒤 단계의 시공간 통합) · E. Greene, J. Morrison, “Evaluating the Talbot-Plateau law,” Frontiers in Neuroscience 17, 1169162, 2023, DOI 10.3389/fnins.2023.1169162 (융합된 깜빡임의 밝기 = 시간 평균) · M. Fernandez-Alonso, W. Innes, J. C. A. Read, “Peripheral flicker fusion at high luminance,” Vision 7(1), 26, 2023, DOI 10.3390/vision7010026 (융합 진동수의 밝기 의존과 90~100 Hz 포화) · Y. Mu, W. Liu, S. Yan, “Video de-fencing,” IEEE TCSVT 24(7), 1111–1121, 2014, DOI 10.1109/TCSVT.2013.2241351. ※ 움직이는 주기적 가림막 뒤의 정지한 장면이 언제부터 온전한 상으로 되살아나는지를 a·b·L·조도의 함수로 잰 자료는 찾기 어렵다 — 그 문턱 곡선을 그리는 일이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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