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2017 · 문제 10 · 유체역학

천천히 떼면 쉽고, 빨리 떼면 어렵다 — 유리판 떼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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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 주제

IYPT 2017 문제 10 ‘Pulling Glasses Apart’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2017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힘의 작용」 · 「기체의 성질」(대기압) / 고등학교 통합과학1 「과학의 기초」(측정과 어림) · 과학탐구실험1 「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 / 물리학 「힘과 에너지」(힘의 평형과 일)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표면장력, 젖음, 접촉각, 메니스커스, 라플라스 압력, 모세관 다리(capillary bridge), 대기압, 점성 계수, 윤활 근사, 스퀴즈 필름, 스테판 방정식, 헬레-쇼 흐름, 점성 손가락, 공동 현상(cavitation)

원리 살펴보기

접착제를 바른 것도 아닌데, 왜 젖은 유리판 두 장은 그렇게 떼기 어려울까? 젖은 컵받침이 컵 바닥에 딸려 올라오는 것과 같다. 물이 두 판 사이를 채우면 유리가 물에 잘 젖는 탓에 가장자리에 오목한 메니스커스가 생긴다. 표면이 오목하면 라플라스 압력으로 물속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지고, 그만큼 대기압이 두 판을 안쪽으로 눌러 붙인다. 붙드는 힘은 압력 차 2γcos θ/h(표면장력 γ, 접촉각 θ, 간격 h)에 젖은 면적을 곱한 값이라 간격이 절반이면 두 배가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판을 떼려면 넓어지는 틈을 채울 물이 가장자리에서 안쪽으로 흘러들어야 하는데, 좁은 틈에 액체를 밀어 넣기는 대단히 느리다. 스테판이 1875년에 정리한 대로 반지름 R인 원판에서 이 점성 저항은 3πηR⁴v/(2h³) — 떼는 속도 v에 비례하고 간격 h의 세제곱에 반비례한다(점성 계수 η, h ≪ R인 윤활 근사). 그래서 “필요한 힘”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 모세관 항은 떼어질지 말지의 문턱을 세우고, 점성 항은 그 뒤의 속도를 지배한다. 점성이 1000배쯤 큰 글리세린에서 문턱힘은 그대로인데 떨어지는 데 수백 배 오래 걸리는 이유다.

같은 원리가 곳곳에서 일한다. 반도체 웨이퍼 직접 접합(얇은 물 층이 두 웨이퍼를 열처리 전까지 붙든다), 젖은 모래·흙의 응집(알갱이 사이 모세관 다리가 모래성을 세운다), 곤충·나무개구리의 발바닥 접착(발바닥이 내는 얇은 액체가 다리를 만든다), 베어링·MEMS의 스퀴즈 필름 감쇠(좁은 틈의 유체가 진동 에너지를 삼킨다)에 쓰인다.

실험 설계

준비물

슬라이드글라스(76 × 26 mm) 여러 장, 두께를 아는 스페이서(커버글라스·종이·포일 0.05~0.5 mm), 마이크로미터, 눈금 주사기(1 mL), 증류수·글리세린(99 % 이상)·주방 세제, 스탠드와 클램프, 판 중앙에 붙일 고리 2개와 실, 컵, 주방 저울(0~5 kg), 0~10 N 용수철저울, 스마트폰(슬로모션), 보안경, 쟁반과 스펀지 받침.

변인

독립변인은 두 유리판 사이 액체 층의 두께이다(스페이서로 설정하고 마이크로미터로 확인한다). 종속변인은 두 판이 떨어지는 순간의 힘이다. 통제변인은 젖은 면적, 액체의 종류(표면장력·점성 계수), 온도, 하중을 늘리는 속도, 인장 방향이다 — 힘은 두 판의 중심축을 따라 걸어야 한다. 뒤이은 단계에서는 면적·액체·떼는 속도를 차례로 독립변인으로 삼는다.

실험 순서

  1. 슬라이드글라스 두 장을 씻어 말리고, 아래 판 위 세 모서리(물이 닿지 않는 자리)에 두께를 아는 스페이서를 놓아 간격을 정하고 마이크로미터로 잰다. 두 판의 바깥면 한가운데에 고리를 붙인다 — 가장자리부터 벗겨지는 ‘박리’가 일어나면 훨씬 작은 힘에 떨어지므로, 힘은 중심축을 따라 걸어야 한다.

  2. 위 고리를 스탠드에 매달고 주사기로 물을 넣어 틈을 가장자리까지 채운다. 아래 고리에 빈 컵을 걸고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하중을 천천히 늘리다가, 떨어지는 순간 컵의 무게를 주방 저울로 잰다 — 준정적 문턱힘이다. 간격을 0.05~0.5 mm에서 네다섯 단계로 바꿔 반복한다. 넓이 약 20 cm²의 예상 힘은 0.5~6 N(50~600 gf)으로 주방 저울 눈금 안이다.

  3. 젖은 면적은 아래 판에 방수 테이프로 창을 내어 세 단계로 줄이고, 두 고리를 창 한가운데에 맞춘 뒤 앞 단계를 반복해 문턱힘이 면적에 비례하는지 본다 — 판을 어긋나게 겹치면 고리가 어긋나 ①에서 경계한 박리가 일어난다.

  4. 물 대신 글리세린을 같은 간격·면적으로 채우고, 문턱힘보다 조금 큰 하중을 한 번에 건 뒤 떨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잰다 — 물은 곧바로, 글리세린은 수십 초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측량이 힘이 아닌 시간인 단계다.

  5. 간격을 0.3 mm 이상으로 키우고 물을 채운 뒤, 용수철저울을 여러 속도로 당기며 눈금과 간격을 슬로모션으로 촬영한다. 영상에서 분리 속도와 최대 힘을 읽고 공기가 손가락처럼 밀려드는 무늬도 기록한다. 눈금이 최대치에 가까워지면 즉시 멈춘다.

안전 안내

⚠ 안전

유리판은 깨지고 모서리는 벤다. 금이 간 판은 쓰지 말고, 모서리는 종이테이프로 감싼 뒤 실험 내내 보안경을 쓴다. 젖은 유리는 손에서 미끄러지기 쉬우니 쟁반 위에서 다룬다. 매다는 하중은 1 kg, 손으로 당기는 힘은 5 N을 넘기지 않는다 — 그 이상에서 갑자기 떨어지면 손이 튕겨 유리판이 날아간다. 1 kg에도 떨어지지 않으면 더 얹지 말고 더 두꺼운 스페이서로 옮긴다(힘은 간격에 반비례한다). 넓은 유리판은 수십 N이 걸려 부러지므로 쓰지 않는다. 컵은 스펀지 받침 위 2~3 cm에만 띄우고 그 아래에 손발을 두지 않는다. 안 떨어진다고 비틀거나 지레질하지 않는다 — 옆으로 미끄러뜨리면 훨씬 작은 힘으로 안전하게 분리된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간격을 절반으로 줄이면 필요한 힘은 두 배가 될까, 네 배가 될까? 물을 점성이 1000배쯤 큰 글리세린으로 바꾸면 문턱힘이 커질까, 떨어지는 시간만 길어질까?

자료 정리

간격별 문턱힘을 표로 모아 가로축을 간격의 역수로 한 그래프를 그린다. 직선이면 붙드는 힘이 라플라스 압력에서 온다는 뜻이고, 기울기를 젖은 면적의 두 배로 나누면(F = 2γcos θ·A/h이므로 기울기가 2γA다) 물의 표면장력을 되짚을 수 있다. 면적 실험은 힘–면적 그래프로, 글리세린 실험은 분리 시간으로 정리한다. 속도 실험은 분리 속도를 가로축·최대 힘을 세로축으로 하고 문턱힘을 아래쪽 점근선으로 그린다. (수치는 실측으로 채운다.)

결과의 의미

문턱힘은 간격에 반비례해 커지고 젖은 면적에는 비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수 그래프의 기울기에서 되짚은 표면장력이 물의 값(20 °C에서 약 0.072 N/m)에 가깝다면, 붙드는 주역이 라플라스 압력임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가장 중요한 결론은 “필요한 힘”이 하나의 값이 아니라는 것이다 — 모세관 항이 문턱을 세우고 점성 항이 그 뒤의 속도를 지배한다. 글리세린은 표면장력이 물보다 13 %쯤 낮을 뿐이라 문턱힘은 거의 그대로 두고 분리 시간만 크게 늘리며, 빨리 당길수록 최대 힘은 문턱보다 커진다. 다만 그 증가가 스테판 식만큼 가파르지는 않을 텐데, “틈이 끝까지 액체로 찬 상태”라는 가정이 깨지며 공기가 밀려들기 때문이다. 그 가정이 언제 무너지는지가 이 문제의 재미다.

더 탐구하기

  1. 유리 두 장을 모두 초 왁스로 문질러 접촉각을 90°보다 크게 만든 뒤 반복해 보자 — 붙드는 압력이 γ(cos θ₁ + cos θ₂)/h라 한 장만 처리해서는 힘이 3분의 1로 줄 뿐 사라지지 않는다. 양쪽 다 cos θ가 음수가 되면 메니스커스가 볼록해져 물속 압력이 대기압보다 높아진다 — 붙드는 힘이 사라지는지 보자.

  2. 수직으로 떼어낼 때와 옆으로 미끄러뜨릴 때 필요한 힘을 나란히 재어, 틈을 채우는 흐름의 저항(간격의 세제곱에 반비례)과 전단 저항(간격에 반비례)을 견줘 보자.

  3. 주방 세제를 몇 방울 풀어 표면장력을 낮춘 물로 바꿔 보자 — 세제는 접촉각도 함께 바꾸니, 유리 위 물방울을 옆에서 찍어 cos θ를 함께 재야 γ의 몫을 가려낼 수 있다.

연결 주제

2006년 문제 6 ‘젖은 걸레 끌기’ — 얇은 물 층이 모세관 흡인으로 붙이고 점성이 미끄러짐을 지배하는 같은 두 기제다(그쪽은 전단, 이쪽은 법선). 2012년 문제 11 ‘점성 손가락’ — 두 평행판 사이 얇은 층의 헬레-쇼 흐름으로, 유리판을 뗄 때 공기가 밀려드는 것이 그 불안정이다. 2010년 문제 11 ‘젖은 모래’ — 알갱이 사이 모세관 다리의 라플라스 흡인이 응집을 만든다. 1990년 문제 16 ‘달아나는 고리’도 같은 스퀴즈 필름이다(그쪽은 되메우는 시간, 이쪽은 떼는 힘).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Capillary bridges’ · ‘Hele-Shaw flow’ / 영상 검색어 “viscous fingering lifting plate” / [심화] J. Stefan, “Versuche über die scheinbare Adhäsion,” Annalen der Physik 230(2), 316–318, 1875, DOI 10.1002/andp.18752300213 (두 원판 사이 점성 액체의 ‘겉보기 접착’ — 스테판 식 원전) · H.-J. Butt, M. Kappl, “Normal capillary forces,” Advances in Colloid and Interface Science 146(1–2), 48–60, 2009, DOI 10.1016/j.cis.2008.10.002 (기하별 모세관 접착력 공식과 성립 조건) · A. Lindner, D. Derks, M. J. Shelley, “Stretch flow of thin layers of Newtonian liquids: Fingering patterns and lifting forces,” Physics of Fluids 17(7), 072107, 2005, DOI 10.1063/1.1939927 (두 판을 떼며 힘과 손가락 무늬를 동시 측정 — 이 설계의 원형) · S. Poivet, F. Nallet, C. Gay, P. Fabre, “Cavitation-induced force transition in confined viscous liquids under traction,” Europhysics Letters 62(2), 244–250, 2003, DOI 10.1209/epl/i2003-00352-3 (빠르게 당길 때 공동이 생겨 힘이 스테판 식보다 낮게 꺾임). ※ 두 식 모두 원형 판·완전 젖음·뉴턴 유체를 가정한다 — 사각 슬라이드글라스와 유한한 액체량에서 문턱힘과 속도 의존 성분이 갈리는 지점을 정량화한 자료는 찾기 어렵다 — 그것이 개방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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