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데 예측할 수 없는 — 혼돈회로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14 문제 1 ‘Invent yourself’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전기와 자기」(전류·전압·저항과 회로) / 고등학교 「물리학」(전기와 자기 — 회로와 공진), 진로선택 「전자기와 양자」 / 융합선택 「융합과학 탐구」. 비선형 동역학과 결정론적 혼돈은 정규 교육과정 범위를 넘어서는 심화 주제이므로 탐구로 다룬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결정론적 혼돈, 초기 조건 민감성(나비 효과), 비선형 진동, 주기배가 분기, 분기 다이어그램, 파이겐바움 보편성(δ≈4.669), 끌개·이상한 끌개, 위상 공간·위상 초상, 준주기 운동, 리아푸노프 지수, 공진, 다이오드 접합 용량·역회복 시간, 분수 조파(서브하모닉, f/2·f/4)
원리 살펴보기
똑같이 만든 회로가 시계처럼 규칙적으로 뛰다가, 손잡이를 아주 조금 돌리자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는 신호를 뿜어내는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지배 법칙은 결정론적인데도 거동을 사실상 예측할 수 없게 되는 상태를 결정론적 혼돈이라 한다. 눈에 안 보일 만큼 작은 차이가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인데, ‘나비 효과’가 바로 이것이다. 그렇다고 마구잡이 난수는 아니어서, 궤적을 위상 공간에 그리면 ‘이상한 끌개’라는 질서 있는 형태를 남긴다.
가장 단순한 혼돈 회로는 인덕터(코일)와 다이오드를 직렬로 잇고 사인파 전원으로 흔드는 ‘구동 RLD 공진 회로’다(R은 따로 단 직렬 저항과 전원·코일의 내부 저항이다). 다이오드는 한 방향 밸브 같지만, 역방향으로 막 바뀐 직후에도 아주 잠깐(역회복 시간) 전류가 거꾸로 새고, 그 시간은 바로 앞 반주기에 얼마나 세게 흘렀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이번 주기의 세기가 다음 주기의 세기를 비선형적으로 결정하는 되먹임이 생기고, 이 되먹임이 혼돈의 씨앗이 된다. 구동 전압을 키우면 응답은 처음엔 구동과 똑같은 리듬으로 반복되다가(주기-1), 어느 문턱을 넘으면 두 주기마다 반복되고(주기-2), 다시 네 주기·여덟 주기로 갈라진다 — 이것이 주기배가다. 배가가 무한히 쌓이면 신호는 영영 되풀이되지 않는 혼돈에 빠지는데, 갈라짐이 일어나는 간격이 거듭할수록 약 4.669배씩 촘촘해진다는 점이 놀랍다. 전혀 다른 계들도 똑같이 따르는 이 보편 상수를 파이겐바움 수라 한다.
혼돈은 고장이나 잡음이 아니라 쓸모 있는 자원이자 자연의 보편 언어다. 혼돈 기반 보안 통신은 두 회로를 동기화해 메시지를 혼돈 신호 속에 숨기고, 하드웨어 난수 생성은 예측 불가능성을 그대로 암호용 난수로 쓴다. 심장 박동·뇌 신경 신호 분석은 불규칙함이 건강한 혼돈인지 위험한 신호인지 가려내고, 기계 진동·난류·기상 예측도 이런 단순 회로를 축소 모형으로 삼는다. 전자 회로에서 익힌 주기배가와 끌개의 언어가 이 모든 분야에 통한다.
실험 설계
준비물
사인파 함수 발생기, 인덕터(약 10~100 mH), 정류용 실리콘 다이오드(1N4007 등, 비교용으로 여러 종류), 소량의 직렬 저항, 2채널 디지털 오실로스코프(X-Y 모드·FFT 되면 좋다), 브레드보드와 연결선. 심화용으로 연산 증폭기·저항·콘덴서로 만드는 저주파 혼돈 회로와 사운드카드·소형 스피커.
변인
독립변인은 구동 사인파의 진폭(전압)이다(한 번에 이 값만 바꾼다). 종속변인은 응답의 주기 상태 — 파형이 몇 주기마다 되풀이되는지(주기-1·2·4·…·혼돈)와, FFT 스펙트럼에 f/2·f/4 같은 분수 조파(서브하모닉) 봉우리가 나타나는지다. 통제변인은 인덕터 값, 다이오드의 종류, 구동 주파수(회로의 공진 근처에 고정), 주위 온도, 회로 배선과 접지다. 구동 주파수의 영향은 그 값만 따로 바꿔 확인한다.
실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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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파 발생기·인덕터·다이오드·직렬 저항을 직렬로 잇고, 오실로스코프로 저항 양단 전압을 본다. 구동 주파수를 회로의 공진 근처로 맞춰 응답이 가장 크게 나오는 지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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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 진폭을 아주 낮게 두고 시작해, 파형이 구동과 같은 주기로 규칙적으로 반복되는지(주기-1) 확인한다 — 이것이 혼돈이 시작되기 전의 기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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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 진폭을 천천히 키우며, 파형이 두 주기마다 반복되는 주기-2(봉우리 높이가 번갈아 둘로 갈라짐), 이어 주기-4·주기-8로 바뀌는 문턱 전압을 차례로 읽어 적어도 셋 이상 모은다. 조건마다 여러 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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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실로스코프를 X-Y 모드로 바꿔(가로축은 접지 쪽에 둔 직렬 저항 양단 전압 — 전류에 비례한다, 세로축은 다이오드 쪽 마디 전압. 접지 클립은 저항 쪽 한 곳에만 물린다) 두 상태변수의 위상 초상을 그리고, 고리가 1 → 2 → 4개로 갈라지다 혼돈에서 번지는 모습을 기록한다 — 번진 그림만으로 이상한 끌개라 단정하지 말고, 정량 판정은 〈한 발 더 나아가기〉의 리아푸노프 지수로 넘긴다. FFT 기능이 있으면 f/2·f/4 분수 조파(서브하모닉) 봉우리의 등장을 함께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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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터·다이오드를 바꾸거나 구동 주파수를 독립변인으로 삼아, 주기배가 조건이 어떻게 옮겨 가는지 비교한다.
안전 안내
⚠ 안전오실로스코프·함수 발생기는 220 V 상용 전원을 쓰므로 접지된 정품 프로브를 쓰고 젖은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프로브 접지 클립은 회로의 올바른 기준점에만 물려 단락(합선)을 막는다. 구동을 세게 걸면 인덕터·다이오드가 뜨거워지니 부품 정격을 넘기지 말고 발열을 살핀다. 스피커로 들을 때는 음량을 서서히 올려 청력을 보호한다. 심화용 연산 증폭기 회로는 극성이 정확한 양(+/−)전원을 쓰고 배선을 다시 확인한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구동 전압을 서서히 키우면 회로의 응답은 곧바로 뒤죽박죽 혼돈으로 뛰어들까, 아니면 어떤 정해진 순서를 밟아 혼돈에 이를까?
자료 정리
구동 진폭(또는 주파수)을 가로축에, 그 값에서 관측되는 응답의 주기 상태(1·2·4·…·혼돈)를 세로축에 표시해 분기 다이어그램의 개형을 그린다. 주기배가가 일어나는 문턱 값들을 차례로 읽어, 이웃한 간격의 비가 약 4.669(파이겐바움 수)에 가까워지는지 살핀다 — 문턱이 셋 이상 모여야 비를 하나 계산할 수 있으니, 둘뿐이면 주기배가를 확인한 것으로 그친다. FFT 스펙트럼은 f/2·f/4 봉우리가 차례로 돋아나는 순서로 정리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결과의 의미
구동 전압을 키우면 응답이 곧장 혼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기-1 → 2 → 4 → …라는 정해진 계단을 밟아 혼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질서가 규칙적인 순서(주기배가)를 거쳐 태어난다는 사실이야말로 결정론적 혼돈의 핵심 증거다. 나아가 갈라짐 간격의 비가 4.669에 가까워진다면, 이 작은 회로가 물방울 떨어짐이나 개체 수 모형과 똑같은 보편 법칙을 따른다는 뜻이 된다. 다만 실제 회로에서는 다이오드 특성·기생 성분·잡음 때문에 이상적인 계단과 어긋날 수 있어, 어느 다이오드·인덕터·구동 주파수에서 주기배가가 가장 깨끗한지 찾는 일 자체가 이 탐구의 몫이다.
더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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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증폭기로 만든 저주파판 혼돈 회로의 신호를 사운드카드로 녹음하고 스피커로 들어, 주기배가를 소리가 한 옥타브씩 낮아지는 ‘주파수 반감’으로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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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오드를 두 개 역병렬로 바꾸거나 종류를 달리해, 어떤 비선형성이 가장 뚜렷한 혼돈 영역을 내는지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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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증폭기로 ‘추아 다이오드’를 만들어 추아 회로를 꾸미고, X-Y 화면에서 이중 소용돌이(double scroll) 끌개를 관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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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한 시계열 하나만으로 지연 좌표를 써서 위상 공간을 재구성하고, 리아푸노프 지수를 추정해 정말 혼돈인지 정량적으로 판정해 보자.
연결 주제
같은 해 문제 5 ‘추달린굴렁쇠’는 기계적 비선형 진동자여서, 고속 영상으로 얻은 궤적을 여기서 익힌 위상 공간·주기배가의 눈으로 분석할 수 있다. 문제 13 ‘회전안장’은 회전 속도라는 매개변수에 따라 평형의 안정·불안정이 뒤바뀌는 분기 문제라, 매개변수를 바꾸며 거동이 질적으로 달라지는 이 탐구의 언어를 그대로 쓴다. FFT 스펙트럼으로 읽는 측정법은 문제 4 ‘구슬지저귐’과도 통하지만, 그쪽은 두 강철 공의 접촉에서 나는 소리여서 기제가 다르다.
참고문헌
[학생] Veritasium 영상 “로지스틱 사상·파이겐바움 수” 검색 (주기배가와 4.669 보편성) / LUMS PhysLab, “Non-linear dynamics with an RL-Diode Circuit” 실습 매뉴얼(physlab.org) — 구동 RLD 회로 제작·오실로스코프 관측 절차 / 영상 검색어 “RL diode chaos period doubling oscilloscope” / [심화] P. S. Linsay, Phys. Rev. Lett. 47(19), 1349–1352 (1981), DOI 10.1103/PhysRevLett.47.1349 (구동 다이오드 공진기의 주기배가·혼돈 최초 보고) · R. W. Rollins, E. R. Hunt, Phys. Rev. Lett. 49, 1295 (1982), DOI 10.1103/PhysRevLett.49.1295 (다이오드의 역회복 시간·접합 용량이 혼돈의 원인) · K. Kiers, D. Schmidt, J. C. Sprott, “Precision measurements of a simple chaotic circuit,” Am. J. Phys. 72(4), 503–509 (2004), DOI 10.1119/1.1621031 (분기점과 파워 스펙트럼이 이론과 1 % 이내로 일치하는 연산 증폭기 혼돈 회로) · J. C. Sprott, Am. J. Phys. 68(8), 758–763 (2000), DOI 10.1119/1.19538 (연산 증폭기와 다이오드로 만드는 여러 단순 혼돈 회로). ※ 학교에서 구하는 특정 다이오드·인덕터로 어느 구동 조건에서 가장 깨끗한 주기배가가 보이는지, 파이겐바움 비(4.669)에 얼마나 근접하는지는 파일럿으로 확인할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