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넘어 물을 나르는 실 — 모세관 사이펀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01 문제 14 ‘Thread dropper’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여러 가지 힘」(중력·표면장력) / 고등학교 통합과학1 「시스템과 상호작용」(역학적 시스템)·과학탐구실험1(측정과 오차) / 물리학 「힘과 에너지」·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유체와 표면 현상) — 모세관 유동과 워시번 식은 교육과정 밖 심화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표면장력, 접촉각, 젖음성, 모세관 현상, 쥐랭 법칙, 워시번 식, 젖음 전선, 유효 모세관 반지름, 모세관 사이펀, 테이트 법칙, 증발
원리 살펴보기
실 한 가닥이 어떻게 그릇 벽을 넘어 물을 퍼 나를까? 실은 굵기가 수십 마이크로미터인 섬유 수백 가닥을 꼰 다발이고, 그 사이의 틈이 그대로 가느다란 모세관이 된다. 물은 면섬유를 잘 적시므로 틈마다 오목한 면이 생기고, 그 곡률이 만드는 낮은 압력이 물을 끌어올린다. 올라갈 수 있는 최대 높이는 쥐랭 법칙 h = 2γcosθ/(ρgr)로 정해진다. 틈의 반지름 r이 10 μm이면 이론상 1.5 m까지 오르니, 수면에서 그릇 테두리까지의 5 cm쯤은 여유롭게 넘는다. 반대로 성기게 꼰 실이라 틈이 300 μm를 넘으면 그 5 cm조차 오르지 못한다.
그런데 테두리를 넘었다고 방울이 되지는 않는다. 모세관은 물을 끌어올리는 만큼 붙잡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의 바깥쪽 끝이 그릇 안 수면보다 낮아야, 그 높이차만큼의 정수압이 붙잡는 힘을 이기고 물을 끝까지 밀어낸다 — 실이 곧 사이펀이다. 관 사이펀과 달리 옆이 트여 있는데도 표면장력이 ‘껍질’ 노릇을 해 물길을 이어 준다. 끝에 모인 물은 둘레×표면장력이 제 무게를 못 버틸 때 떨어지므로(테이트 법칙), 방울 부피는 πdγ/(ρg)로 지름 2 mm 실이면 약 47 μL이지만, 목이 끊길 때 일부가 남아 실제로는 30 μL 안팎이다. 그래서 첫 방울까지의 시간은 젖음 전선이 실 끝까지 나아가는 시간과, 거기서 방울 하나가 모일 만큼 물이 흘러나오는 시간의 합으로 갈린다. 앞은 √t로 전진하는 워시번 단계라 실 길이의 제곱에, 뒤는 길이에 비례하고 깊이에 반비례한다.
물을 좁은 틈에 실어 나르는 이 원리는 살림과 산업에 두루 깔려 있다. 화분 심지 관수와 연약 지반의 심지 배수(같은 사이펀으로 물을 넣기도, 빼기도 한다), 램프 심지와 히트파이프의 다공질 심지(액체를 펌프 없이 열원으로 되돌린다), 종이 진단 키트와 만년필(모세관만으로 액체를 정해진 자리까지 옮긴다), 흡한속건 기능성 원단(땀을 바깥면으로 퍼뜨려 넓게 증발시킨다)이 모두 같은 식구다.
실험 설계
준비물
굵기가 다른 면사 몇 종(0.5~2 mm)과 비교용 모직실·나일론 낚싯줄, 넓은 비커나 유리병,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할 물통, 스탠드와 클램프, 실을 바깥벽에서 띄워 줄 유리막대, 투명 덮개(수조·비닐봉지), 자와 캘리퍼스, 초시계와 스마트폰(인터벌 촬영), 0.01 g 전자저울과 받이컵, 온습도계, 물받이 그릇과 수건.
변인
독립변인은 실의 자유단이 그릇 안 수면보다 낮은 깊이이다(바깥으로 늘어뜨린 실 길이로 조절한다). 종속변인은 실을 물에 담근 순간부터 첫 방울이 떨어질 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통제변인은 실의 종류·지름과 꼬임, 수면에서 테두리까지의 오름 높이, 잠긴 실의 길이, 물의 온도, 실온과 상대 습도, 실이 바깥벽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다. 뒷단계에서는 오름 높이와 실 굵기를 독립변인으로 바꾼다.
실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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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실은 왁스나 풀 때문에 잘 젖지 않으므로 끓는 물에 삶아 헹구고 말린다. 실을 세로로 담가 젖음 전선이 오른 높이를 시간에 따라 재고 높이의 제곱을 시간에 대해 그린다 — 직선이면 워시번 식이 통한다는 뜻이고, 그 기울기에서 유효 모세관 반지름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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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가 일정한 그릇에 실 한쪽 끝을 5 cm 이상 담그고, 테두리를 넘겨 반대쪽 끝을 바깥에 늘어뜨린다. 유리막대로 실을 띄워 바깥벽에 닿지 않게 한다 — 닿으면 물이 벽을 타고 흘러 방울이 사라진다. 오름 높이는 5 cm로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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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치 전체를 투명 덮개로 감싸 습도를 높인다. 지름 2 mm 면사(깊이에 맞춰 20~30 cm)에 틈 반지름 10 μm·공극률 0.4를 넣으면 공급은 시간당 0.2 mL 남짓인데 마른 실내 공기에서는 증발이 0.4 mL를 넘을 수 있어, 덮지 않으면 방울이 아예 맺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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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을 담근 순간 초시계를 켜고 자유단을 인터벌 촬영한다. 자유단 깊이를 5·8·12·18 cm로 바꿔 조건마다 3회 되풀이한다 — 표면장력이 실 끝의 방울을 붙잡는 몫이 지름 2 mm 실에서 1.5 cm 안팎이므로, 그보다 얕으면 방울이 아예 맺히지 않거나 한없이 느려진다. 첫 방울까지 15분 안팎, 조건이 나쁘면 그 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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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울 뒤에는 받이컵을 저울에 올려 10~20분간 모은 질량으로 유량을, 그 질량을 방울 수로 나눠 방울 부피를 구해 테이트 값과 견준다. 대조군으로 나일론 낚싯줄, 그리고 자유단을 수면보다 높인 조건을 확인한다.
안전 안내
⚠ 안전유리 비커와 유리병은 넘어지면 깨진다 — 스탠드에 고정하고 금이 간 것은 쓰지 않으며, 깨지면 맨손 대신 빗자루와 장갑으로 치운다. 물이 바닥에 떨어지므로 물받이 그릇과 수건을 두어 미끄러짐을 막고, 전자저울·스마트폰에는 물이 닿지 않게 한다. 실을 삶는 과정은 화상 위험이 있으니 교사 지도 아래 한다. 첫 방울까지 수십 분이 걸리더라도 장치를 놓아둔 채 자리를 오래 비우지 않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자유단을 수면보다 더 깊이 내릴수록 첫 방울은 계속 더 빨리 나올까, 아니면 어느 깊이부터는 더 내려도 빨라지지 않을까?
자료 정리
조건마다 자유단 깊이와 첫 방울 시간을 표로 모으고, 가로축을 깊이로 하여 시간을 그린다. ①에서 얻은 젖음 시간을 빼면 방울을 모으는 데 걸린 시간만 남는다. 실 길이를 바꾼 자료는 로그–로그로 그려 기울기를 읽는다. 이때 길이는 잠긴 부분·오름 부분·늘어뜨린 부분을 합한 전체 길이로 잡는다 — 젖음 단계가 지배하면 2에 가깝고 방울 모으기가 섞이면 그보다 작아지는데, 공개된 실측은 1.2 언저리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자유단이 얕게 내려간 구간에서는 깊이가 늘수록 첫 방울이 빨라지지만, 오름 높이의 두 배쯤(여기서는 10 cm)을 넘어선 뒤로는 빨라지는 정도가 눈에 띄게 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이 모세관이면서 동시에 사이펀이라는 뜻이다. 먼저 확인할 것은 방향이다 — 자유단이 수면보다 높으면 실은 젖기만 하고 방울은 맺히지 않으며, 낮더라도 표면장력이 방울을 붙잡는 몫(실 끝의 물면을 밀어내는 데 드는 수두 ≈ 4γ/(ρgd) — 지름 2 mm 실이면 1.5 cm 안팎)을 넘어서야 비로소 떨어진다. 이 몫은 실이 가늘수록 커져 0.5 mm 실에서는 6 cm에 이르고, 끝의 올 풀림과 젖음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어 실 길이를 바꿔 첫 방울 시간의 지수가 2에 가까운지 그보다 작은지 재는 것이 이 탐구의 알맹이다. 다만 실 속 흡상은 세공을 건너뛰는 계단식이라는 보고가 있어 지수가 깔끔하지 않을 수 있고, 증발이 크면 방울 자체가 사라진다.
더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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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을 비스듬히 걸어 전체 길이는 그대로 두고 자유단 깊이만 바꿔 보자 — 길이의 효과와 깊이의 효과를 갈라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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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높이를 2·5·10 cm로 바꿔 보자. 홈 사이펀 문헌은 오름 높이가 커지면 유량이 가파르게 줄어든다고 보고했으니, 꼬인 실에서도 그런지 확인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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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개를 벗기거나 선풍기 바람을 쐬어 증발을 키워 보자. 공급이 증발을 못 이기는 순간 방울은 아예 맺히지 않는다 — 그 임계 조건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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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모직실·폴리에스터 멀티필라멘트·나일론 낚싯줄을 견주고, 세제를 조금 풀어 표면장력만 낮춰 보자. 상승 높이와 방울 부피는 함께 줄어들 텐데 첫 방울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가 관건이다.
연결 주제
같은 해 문제 3 ‘Tuning dropper’(물방울 공명기)와 짝을 이룬다 — 그쪽은 초당 수백 개의 방울이 만드는 음높이를 다루지만, 이 문제는 한 방울이 맺히기까지 몇 분이 걸리는 훨씬 느린 과정이라 음높이로 들리지 않는다. 표면장력이 방울을 붙잡았다 놓는다는 점만 둘이 공유한다. 2025년 문제 6 ‘물방울 수도꼭지’는 그 중간이다.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모세관 현상’·‘사이펀’ / OpenStax 『College Physics』 11.8(모세관 상승 h=2γcosθ/(ρgr)) / 영상 검색어 “walking water capillary siphon” / [심화] K. Wang, P. Sanaei, J. Zhang, L. Ristroph, “Open capillary siphons,” Journal of Fluid Mechanics 932, R1 (2022), DOI 10.1017/jfm.2021.1056 (종이·홈 사이펀 실측 — 두 수면 높이가 같아지면 흐름이 멎는다. 유량은 높이차에 처음엔 비례하다 포화하며, 오름 높이가 커지면 가파르게 줄어든다. 증발을 막으려 장치 전체를 덮개로 감쌌다) · E. W. Washburn, “The dynamics of capillary flow,” Physical Review 17(3), 273–283 (1921), DOI 10.1103/PhysRev.17.273 (젖음 전선이 √t 전진) · T. Tate, “On the magnitude of a drop of liquid formed under different circumstances,” Phil. Mag. Series 4, 27(181), 176–180 (1864), DOI 10.1080/14786446408643645 (방울 무게=둘레×표면장력) · M. Hamdaoui 외, “Dynamics of capillary rise in yarns,” J. Appl. Polym. Sci. 104(5), 3050–3056 (2007), DOI 10.1002/app.25642 (실의 등가 세공 반지름·접촉각) · R. Fischer 외, “Wicking dynamics in yarns,” J. Colloid Interface Sci. 625, 1–11 (2022), DOI 10.1016/j.jcis.2022.04.060 (실 속 흡상은 계단식이라 √t가 그대로 안 맞는다) · A. Tarkhnishvili, “Thread dropper,” IYPT 2001 조지아 팀 보고서 59–60쪽(ilyam.org)(섬유 간격 ~10 μm, 첫 방울 200~1200 s — 학생 발표문이라 대조 필요). ※ 사이펀 유량 문헌은 종이와 금속 홈을 다뤘을 뿐 꼬인 실을 재지 않았고, 첫 방울 시간을 젖음 단계와 방울 모으기 단계로 갈라 잰 자료도 없다. 실의 굵기·꼬임과 증발이 그 두 시간에 어떻게 들어오는지가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