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불면 등불 둘레에 색 고리가 — 김서린 유리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12 문제 13 ‘Misty glass’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빛과 파동」(빛의 성질·합성) / 고등학교 통합과학1 「과학의 기초」(측정과 어림) · 과학탐구실험1(탐구 수행) / 물리학 「빛과 물질」(빛의 간섭과 회절)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빛의 회절, 프라운호퍼 회절, 에어리 원반, 코로나(광환), 중앙 아우레올, 간섭, 케틀레 고리(Quételet ring), 응결, 단분산 물방울, 입자 크기 분포, 각지름, 파장 의존성, 산란
원리 살펴보기
무지개도 아닌데, 왜 흐린 유리 너머 등불 둘레에 동그란 색 고리가 뜰까? 입김을 불면 유리에 수많은 작은 물방울이 응결한다. 등불에서 온 빛이 이 물방울 하나하나를 스쳐 지나갈 때, 빛은 물방울 가장자리에서 살짝 휘어 퍼진다 — 이것이 회절이다. 물방울 한 개가 만드는 회절 무늬는 가운데가 밝고 그 둘레에 옅은 테가 도는 ‘에어리 원반’인데, 유리 위 물방울들의 크기가 엇비슷하면 이 무늬들이 같은 각도에서 서로 포개져 또렷한 고리로 살아난다. 그래서 색 고리는 빛이 프리즘처럼 꺾여 갈라진 무지개가 아니라, 파동이 장애물을 돌아 퍼지며 겹쳐 만든 회절 무늬다. 중앙의 흐릿한 흰 반점은 모든 색의 회절 무늬가 겹치는 한가운데(아우레올)라서 흰색으로 보인다.
고리의 크기는 물방울의 크기가 정한다. 회절 이론에 따르면 고리가 벌어지는 각도는 빛의 파장을 물방울 지름으로 나눈 값(λ/d)에 비례한다 — 흰 반점 바로 바깥의 첫 어두운 고리가 대략 1.22 λ/d이고, 그 바깥 첫 밝은 고리는 1.63 λ/d다. 즉 물방울이 작을수록 고리는 크게 벌어지고, 물방울이 굵어지면 고리는 안쪽으로 오므라든다 — 고리 지름과 물방울 크기가 반비례하는 셈이다. 그래서 김이 서린 직후 작던 물방울이 시간이 지나 서로 합쳐 굵어지면, 색 고리가 눈앞에서 스르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색깔이 나뉘는 것도 이 각도가 파장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 각 고리는 안쪽이 푸르고 바깥쪽이 붉다. 다만 물방울 크기가 제각각이면 서로 다른 고리들이 겹쳐 뭉개져 그저 뿌연 빛무리만 남으므로, 고리가 또렷하려면 물방울이 고르게(단분산) 맺혀야 한다. 한편 유리 뒷면의 반사가 끼어들면 회절이 아닌 간섭(케틀레 고리)이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어느 기제가 어느 무늬를 만드는지 가려내는 일이 이 문제의 깊은 지점이다.
같은 회절 코로나는 뜻밖의 곳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대기광학·기상 관측(달·해 둘레 코로나의 고리 크기로 구름 속 물방울 지름을 알아낸다), 레이저 회절 입도 분석(회절 고리로 입자 크기 분포를 재는 제약·시멘트·분체 산업의 표준 기법), 에어로졸·미세먼지 계측(작은 알갱이의 크기를 빛의 회절로 가늠한다), 응결·표면 과학(김서림이 맺히는 방식을 살펴 김서림 방지 코팅을 설계한다)에 두루 닿아 있다.
실험 설계
준비물
맑고 평평한 유리판(또는 유리컵·안경 렌즈·스마트폰 화면 유리), 작고 밝은 흰색 LED 손전등이나 흰색 전구(점광원처럼 멀리 둔다), 유리를 식힐 냉장고나 얼음, 김을 서리게 할 입김(또는 따뜻한 물의 김), 스마트폰(사진 촬영·확대), 눈금자와 모눈 배경지, 빛의 색을 좁힐 붉은·푸른 셀로판, 어두운 방.
변인
독립변인은 유리에 맺힌 물방울의 크기다 — 유리를 식히는 온도나 김이 서린 뒤 흐른 시간(물방울이 합쳐져 굵어짐)으로 조절한다. 종속변인은 색 고리의 각지름인데, 어느 고리를 잴지 미리 정한다 — 되짚기에는 첫 어두운 고리의 각반지름을 쓴다. 통제변인은 광원의 종류·밝기·색, 카메라와 유리·광원 사이의 거리, 유리의 두께와 종류이다.
실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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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에서 흰색 LED 손전등을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점광원처럼 놓고, 유리판을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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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유리에 입김을 짧게 불어 고른 김을 서리게 한 뒤, 곧바로 그 너머로 등불을 바라본다 — 중앙의 흐릿한 흰 반점과 둘레의 색 고리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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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배치에서 스마트폰으로 고리 무늬를 촬영한다. 화면 옆에 눈금자나 크기를 아는 기준물을 함께 찍어, 나중에 고리의 각지름을 환산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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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서린 직후부터 물방울이 합쳐져 사라질 때까지 몇 초 간격으로 연속 촬영해, 시간이 지나며 고리가 커지는지 작아지는지 추적한다(조건마다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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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를 더 차게(또는 덜 차게) 식혀 물방울 크기를 바꿔 가며 앞 단계를 반복하고, 붉은·파란 셀로판으로 광원의 색을 바꿔 파장에 따라 고리 크기가 달라지는지도 살핀다.
안전 안내
⚠ 안전특별한 위험은 크지 않다. 다만 매우 밝은 전구나 레이저를 눈에 직접, 오래 대고 보지 않는다(어둑한 흰 LED면 된다). 김을 서리게 하려고 뜨거운 물의 김을 쓸 때는 데지 않도록 조심하고, 유리판은 모서리에 손을 베지 않게 다룬다. 꽃가루·석송 가루 같은 분말을 쓸 때는 얼굴 가까이서 털지 않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김이 서린 직후 작던 물방울이 시간이 지나 굵어지면, 등불 둘레의 색 고리는 커질까 작아질까?
자료 정리
같은 거리에서 찍은 사진마다 색 고리의 반지름을 재고, 렌즈·화면까지의 거리로 나눠 각지름으로 환산한다. 가로축을 물방울 크기의 대용값(식힌 온도나 경과 시간), 세로축을 고리의 각지름으로 그려 경향을 본다. 심화 과정에서는 셀로판으로 빛의 색을 좁힌 뒤 첫 어두운 고리의 각지름을 재어 1.22 λ/d를 뒤집어 물방울 지름을 어림한다 — 어느 고리를 쟀는지 적어 두지 않으면 지름이 두 배까지 어긋난다. 붉은빛·푸른빛에서 고리 크기가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지도 확인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예상대로라면 물방울이 굵어질수록 색 고리는 안쪽으로 오므라들어, 고리의 각지름이 물방울 크기에 반비례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다. 이 반비례야말로 색 고리가 굴절(무지개)이 아니라 회절로 생겼다는 결정적 증거다 — 굴절로 생기는 무지개라면 각도가 물방울 크기와 무관하게 늘 일정(약 42°)했을 텐데, 여기서는 커질수록 오므라들기 때문이다. 잰 고리 크기로 보이지 않는 물방울의 지름을 되짚어 낸다는 점에서, 이 실험은 빛으로 알갱이 크기를 재는 대기광학·입도 분석의 축소판이다. 다만 고리가 뭉개진다면 실패가 아니라 물방울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신호이고, 유리 뒷면 반사가 만드는 케틀레 고리가 섞였는지까지 가려낸다면 핵심 물음에 정면으로 답하는 셈이다.
더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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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대신 냉장고·얼음으로 유리를 서리게 하거나 따뜻한 물의 김을 쐬어, 물방울이 맺히는 방식에 따라 고리의 또렷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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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를 뿌옇게 만드는 대신 유리판에 고운 꽃가루나 라이코포디움(석송) 가루, 분필가루를 얇게 묻혀 같은 색 고리가 뜨는지 확인해, 꼭 물방울이라야 하는지 따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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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입김을 불고 그 반사로 등불을 보는 배치(케틀레 고리)와 유리 너머로 보는 배치(회절 코로나)의 무늬가 어떻게 다른지, 광원을 옆으로 옮길 때 무늬가 따라 옮겨 가는지 견주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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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으로 볼 때와 두 눈으로 볼 때, 고개를 좌우로 움직일 때 무늬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해 보자.
연결 주제
같은 해 문제 5 ‘밝은 물결’(물리_2012_05) — 둘 다 물과 빛이 만드는 무늬를 찍어 광학의 규칙을 캐낸다. 다만 그쪽은 굽은 수면이 빛을 ‘굴절·집중’시켜 커스틱을 맺고, 이쪽은 작은 물방울이 빛을 ‘회절·중첩’시켜 색 고리를 만들어 기제가 갈린다 — 나란히 놓으면 굴절과 회절을 한눈에 견줄 수 있다. 어두운 방·흰 광원·스마트폰이라는 장비도 그대로 이어 쓴다.
참고문헌
[학생] M. Minnaert(L. Seymour 역), 『Light and Color in the Outdoors』(Springer, 1993, doi:10.1007/978-1-4612-2722-9) — 대기 코로나(광환) 장에서 물방울 회절로 색 고리가 생기는 원리를 그림과 함께 설명 / 위키백과 ‘Corona (optical phenomenon)’ / 영상 검색어 “corona diffraction water droplets”, “김서린 유리 색고리” / [심화] A. J. de Witte, “Interference in Scattered Light,” American Journal of Physics 35(4), 301–313 (1967), doi:10.1119/1.1974069 (물방울처럼 산란하는 입자들이 만드는 회절·간섭 무늬의 이론) · W. Suhr, H. J. Schlichting, “Quételet’s fringes due to scattering by small spheres just above a reflecting surface,” Applied Optics 48(26), 4978–4984 (2009), doi:10.1364/ao.48.004978 (반사면 위 작은 구가 만드는 케틀레 간섭 고리를 정량 분석) · N. J. Bridge, “A novel effect of scattered-light interference in misted mirrors,” Physics Education 40(4), 359–364 (2005), doi:10.1088/0031-9120/40/4/006 (김 서린 거울의 산란광 간섭을 학교 수준으로 해설). ※ 문헌은 회절 코로나와 반사면 위 케틀레 간섭 고리를 각각 잘 다루지만, ‘유리 너머로 등불을 볼 때’의 실제 무늬에서 두 기제의 몫을 학교 장비로 갈라내고 우리 유리·우리 장비에서 고리 지름–물방울 크기의 반비례를 정량 확인하는 일은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