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2011 · 문제 4 · 물성·재료

눕혀 떨어뜨리면 멀쩡하다 — 부러지지 않는 스파게티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11 문제 4 ‘Breaking spaghetti’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2011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힘의 작용」·「운동과 에너지」(자유 낙하) / 고등학교 통합과학1 「시스템과 상호작용」(역학 시스템·충격량과 운동량) · 과학탐구실험1(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 / 물리학 「힘과 에너지」 · 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충돌과 탄성)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자유 낙하, 충격량과 운동량, 응력, 영률, 탄성파 속도, 축 방향 충격, 압축파, 오일러 좌굴, 동적 좌굴, 좌굴 파장, 곡률, 한계 곡률, 취성 파괴, 파괴 인성, 파단 빈도, 공기 저항

원리 살펴보기

부러질지 말지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세게 부딪혔느냐보다 어떤 자세로 부딪혔느냐다. 차렷 자세로 세우면 닿는 순간 아래 끝이 급정거하고, 압축파가 초속 1 km 안팎으로 막대를 타고 올라간다. 이때 걸리는 압축 응력은 길이·굵기와 상관없이 재료(밀도×탄성파 속도)와 충돌 속도의 곱인데, 1 m 낙하를 넣어 보면 10 MPa이 채 안 된다. 마른 스파게티의 인장 임계 응력으로 실측된 30 MPa 안팎에 못 미치니 눌려서 으스러지는 것이 아니다.

진짜 범인은 좌굴이다. 가늘고 긴 막대는 축으로 눌리면 옆으로 휘어 버린다. 천천히 누를 때의 오일러 좌굴이 전체에 큰 활 하나로 휘는 것과 달리, 충격처럼 순식간에 눌리면 훨씬 짧은 파장의 잔물결이 돋는다. 그 파장은 굵기에 비례하고 충돌 속도의 제곱근에 반비례하며, 막대의 길이와는 무관하다. 빠르게 부딪힐수록 잔물결이 촘촘해져 곡률이 급해지고, 한계를 넘는 자리에서 툭 끊어진다. 부딪힌 끝은 잔물결의 마디이므로 첫 파단은 거기서 파장의 4분의 1쯤 되는 곳 — 1~2 cm짜리 짧은 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까닭이다. 그런데 잔물결은 자라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반면, 충돌은 압축파가 반대쪽 끝까지 갔다 오면(0.5~1 ms) 끝난다.잔물결이 미처 자라기 전에 충돌이 끝나 버리면 스파게티는 멀쩡히 튀어 오른다 — 이것이 “부러지지 않는 조건”의 뼈대다. 눕혀 떨어뜨리면 축 방향 압축파가 생기지 않고 충격이 길이 전체로 나뉘며, 넓은 옆면이 받는 공기 저항이 속도도 낮춘다.

이 얼개는 국수 바깥에서도 되풀이된다. 낙하 충격 시험과 포장 설계(높이뿐 아니라 자세와 바닥 재질까지 규격으로 못 박는 이유), 광섬유·유리 막대·취성 부품의 취급(가늘고 부러지기 쉬운 것을 어떻게 세우고 내려놓을지), 말뚝 항타와 구조물의 동적 좌굴(기둥에 충격이 실리면 오일러 좌굴과 다른 짧은 파장으로 꺾인다), 파편으로 충돌을 되짚는 파괴 진단(조각 길이 분포에서 충돌 속도를 역산한다)에 이어진다.

실험 설계

준비물

마른 스파게티(같은 봉지에서 뽑은 것, 굵기가 다른 제품 2~3종), 버니어 캘리퍼스(0~150 mm), 3 m 줄자와 표시 테이프, 0.01 g까지 읽는 전자저울, 단단한 바닥(타일·석재)과 비교용 고무 매트·두꺼운 책, 각도기, 파편을 가둘 낮은 상자, 온습도계, 스마트폰(240 fps)과 밝은 조명, 보안경, 빗자루와 쓰레받기.

변인

독립변인은 낙하 높이 h(스파게티 아래 끝에서 바닥까지의 높이)와 충돌 자세(수직·45°·수평)이다. 수직으로 떨어질 때는 공기 저항이 1.5 m까지 속도를 0.2 %도 바꾸지 못하므로 v=√(2gh)를 그대로 쓴다. 그러나 눕히거나 기울이면 넓은 옆면이 저항을 받아 0.5~1.5 m 구간에서 충돌 속도가 10~25 % 낮아지니, 자세를 바꾼 비교에서는 속도를 영상에서 직접 재어 견준다. 종속변인은 같은 조건 20회 중 부러진 횟수의 비율(파단 빈도)과, 부러졌을 때 부딪힌 끝에서 떨어져 나온 첫 조각의 길이이다. 통제변인은 스파게티의 제품·굵기·길이, 바닥 재질, 실내 온도와 습도, 시료 봉지, 비교 조건을 하루 안에 끝내는 것이다.

실험 순서

  1. 같은 봉지에서 스파게티를 골라 캘리퍼스로 굵기를, 저울로 질량을 재어 균일한 것만 남기고 길이를 맞춘다. 온도·습도도 적어 둔다.

  2. 단단한 바닥의 낙하 지점 둘레에 낮은 상자를 둘러 파편을 가두고, 벽에 줄자로 0.05·0.10·0.15·0.25·0.40·0.70·1.0 m 높이를 표시한다 — 문턱이 낮은 쪽에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아래를 촘촘히 잡는다.

  3. 스파게티를 수직으로 늘어뜨려 잡고 아래 끝을 표시한 높이에 맞춘 뒤 손가락을 편다. 회전이 걸리지 않게 놓는 것이 관건이라, 밝은 조명 아래 240 fps로 찍어 닿기 직전 자세가 수직인지 확인하고 아니면 버린다. 높이마다 20회. (잔물결이 돋는 0.2 ms의 사건은 이 프레임률로 잡히지 않으니 영상은 자세·속도 확인용이다.)

  4. 높이별 파단 빈도를 구하고, 부러진 가닥은 부딪힌 끝에서 떨어져 나온 첫 조각의 길이를 캘리퍼스로 잰다.

  5. 한 높이를 골라 자세만 눕힌 자세와 45°로 바꿔 각각 20회씩 떨어뜨려 견준다. 45°는 놓는 각도를 각도기로 맞추고 영상으로 확인한다. 닿기 직전 두 프레임의 이동 거리로 충돌 속도를, 막대 기울기의 변화로 회전을 함께 읽어, 수직과 견줄 때는 높이가 아니라 이 속도로 맞대어 본다.

  6. 바닥만 고무 매트·두꺼운 책으로 바꿔 20회씩 되풀이해, “단단한 바닥”이라는 단서가 결과를 얼마나 바꾸는지 본다.

안전 안내

⚠ 안전

부러진 스파게티 조각은 끝이 날카롭고 빠르게 튄다. 떨어뜨리는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도 보안경을 쓰고 발등을 덮는 신발을 신으며, 낮은 상자로 파편을 가두되 지켜보는 사람은 그 바깥 1 m 안에 서지 않는다. 낙하 높이는 선 채로 팔을 뻗어 닿는 1.5 m까지로만 하고, 사다리·의자·책상에 올라가거나 계단·난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는다. 조각을 밟으면 미끄러지므로 조건이 끝날 때마다 쓸어 담고, 실험에 쓴 면은 먹지 않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수직으로 세워 떨어뜨릴 때와 눕혀 떨어뜨릴 때, 어느 쪽이 더 잘 부러질까? 그리고 더 높은 데서 떨어뜨리면 부딪힌 끝에서 떨어져 나오는 조각은 길어질까, 짧아질까?

자료 정리

수직 낙하의 높이를 속도 v=√(2gh)로 바꿔 가로축에 놓고 파단 빈도를 세로축에 찍으면, 낮은 속도에서 0에 붙어 있다가 어느 구간부터 솟는 S자 문턱 곡선이 드러난다. 자세별 비교는 영상에서 잰 속도를 가로축에 쓰고, 자세별·바닥별 빈도는 막대로 견준다. 첫 조각의 길이도 같은 가로축에 그리고, 심화 과정에서는 가로축을 1/√v로 잡아 직선이 되는지 살핀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우고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결과의 의미

낮은 높이에서는 거의 부러지지 않다가 어느 속도부터 파단 빈도가 가파르게 오르고, 눕혀 떨어뜨리면 거의 부러지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그 경계가 칼로 자른 듯한 문턱이 아니라 확률의 언덕이라는 점이다. 마른 스파게티는 이상적인 탄성체에 가깝지만 미세한 흠이 가닥마다 달라, 같은 조건에서도 어떤 가닥은 부러지고 어떤 가닥은 멀쩡하다. “부러지지 않는 조건”을 20회 중 몇 번이라는 빈도로 말해야 하는 이유다. 부딪힌 끝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이 전체 길이와 상관없이 1~2 cm에 머물고 속도가 커질수록 짧아진다면, 그것은 동적 좌굴이 남긴 지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0.5 ms의 사건이 조각 길이로 화석처럼 남는 셈이며, 거꾸로 조각에서 충돌을 되짚는 길도 열린다.

더 탐구하기

  1. 제품을 바꿔(달걀이 든 면과 그렇지 않은 면) 파단 빈도를 견주어, 반죽 배합이 부러짐을 얼마나 바꾸는지 살펴보자.

  2. 밀폐 용기에 건조제를 넣은 쪽과 젖은 수건을 넣은 쪽에 하루씩 두어 함수율을 달리한 뒤 같은 조건으로 떨어뜨려, 눅눅한 면이 덜 부러지는지 확인해 보자.

  3. 굵기가 다른 면(카펠리니·스파게티·스파게토니)으로 되풀이해, 첫 조각의 길이가 굵기에 비례해 늘어나는지 재어 보자.

  4. 매끄러운 판과 얕은 홈을 낸 판에 비스듬히 떨어뜨려, 부딪힌 끝이 미끄러지느냐 걸리느냐가 파단 빈도를 바꾸는지 보자.

연결 주제

IYPT 2025 문제 13 ‘스파게티 가속기’, IYPT 2026 문제 16 ‘꼬인 스파게티’ — 같은 마른 면과 길이 측정·촬영법을 그대로 쓰지만, 두 문제는 관이나 손이 천천히 만든 굽힘이 원인이고 이 문제는 바닥이 순간에 때리는 축 방향 충격이라는 점이 다르다.

참고문헌

[학생] S. Krasulin(BSU Lyceum, Belarus), “Breaking spaghetti” — IYPT 아카이브 보고서(archive.iypt.org). 엎드려 떨어진 면은 부러지지 않았고, 수직 낙하에서는 부딪힌 끝 약 1 cm 지점이 끊어지며 속도가 오를수록 파단 ‘빈도’가 커진다고 보고했다(동료 심사 없는 대회 보고서. 영률 0.59 GPa·임계 응력 31 MPa). 다만 첫 조각 길이가 속도·굵기와 무관했다고 보고해 아래 Gladden의 스케일링과 어긋난다 — 이 상충을 가르는 일이 이 탐구의 핵심이다 / 영상 검색어 “dynamic buckling rod” / [심화] J. R. Gladden 외, “Dynamic Buckling and Fragmentation in Brittle Rods,” Physical Review Letters 94, 035503 (2005), DOI 10.1103/PhysRevLett.94.035503 — 마른 파스타를 축 방향으로 때려(자유낙하가 아니라 투사체로 충돌 속도를 통제) 좌굴 파장이 굵기에 비례하고 충돌 속도의 제곱근에 반비례함을 밝히고, 조각 길이가 파장의 1/2·1/4에 몰림을 측정 · G. V. Guinea, F. J. Rojo, M. Elices, “Brittle failure of dry spaghetti,” Engineering Failure Analysis 11(5), 705–714 (2004), DOI 10.1016/j.engfailanal.2003.10.006 — 마른 스파게티는 선형 탄성체에 가깝고, 최약 링크 통계로는 크기 효과가 설명되지 않는다 · B. Cuq 외, “Effects of moisture content and temperature of spaghetti on their mechanical properties,” Journal of Food Engineering 59(1), 51–60 (2003), DOI 10.1016/S0260-8774(02)00430-2 — 함수율·온도가 파스타의 역학적 성질을 좌우한다 · B. Audoly, S. Neukirch, PRL 95, 095505 (2005), DOI 10.1103/PhysRevLett.95.095505 — 굽힌 막대를 놓을 때의 굽힘파 연쇄이지 바닥 충격이 아니다. ※ 영률은 출처마다 0.6~2.9 GPa로 엇갈리고, 낙하 자세·바닥 단단함·습도를 함께 바꾼 파단 확률의 정량 자료는 찾지 못했다. 좌굴이 자라는 시간과 충돌 지속 시간 중 무엇이 문턱을 정하는지도 개방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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