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컵은 뽀송한데 플라스틱은 왜 젖어 있을까 — 식기 건조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11 문제 2 ‘Air drying’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물질의 상태 변화」(증발과 열에너지)·「열」(열의 이동·비열) / 고등학교 통합과학2 「환경과 에너지」(열과 에너지 전환)·과학탐구실험1(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 / 화학 「물질의 구조와 성질」(분자 간 상호작용)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증발, 기화열(잠열), 포화 수증기압, 상대습도, 확산 지배 증발, 증발 냉각, 자연 대류, 젖음(wetting), 접촉각, 표면 에너지, 친수성·소수성, 액막, 중력 배수(drainage), 열전도도, 비열
원리 살펴보기
같은 개수대에서 함께 씻어 나란히 세워 두었는데, 유리컵과 숟가락은 벌써 말랐고 플라스틱 반찬통만 아직 젖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조 시간은 결국 나눗셈 하나로 정해진다 — 식기에 남은 물의 양을, 그 물이 증발해 나가는 속도로 나눈 값이다. 재질에 따라 마르는 속도가 다르다면, 처음 남은 물이 더 많았거나 남은 물이 더 느리게 증발하거나 둘 다다. 재질이 이 두 장부를 동시에, 때로는 반대 방향으로 민다는 점이 이 문제의 묘미다.
먼저 물이 어떤 모양으로 남는지가 갈린다. 유리·도자기·금속은 표면 에너지가 커서 물이 얇고 넓게 퍼지지만(친수성), 플라스틱은 표면 에너지가 작아 반구처럼 뭉친다(소수성). 정지한 공기 속 액적의 증발 속도는 물의 부피가 아니라 대략 접촉면의 반지름을 따라간다 — 같은 양이라도 얇게 퍼지면 빨리, 뭉치면 느리게 마른다는 뜻이다. 여기에 열이 겹친다. 증발은 기화열을 빼앗아 표면을 식히고, 식은 표면은 수증기를 덜 내놓아 스스로 증발을 늦춘다. 그래서 빼앗긴 열을 아래에서 곧바로 채워 주는, 열전도가 좋은 받침일수록 물이 빨리 마른다. 알루미늄과 테플론처럼 열전도도가 크게 다른 기판 위의 액적을 비교한 실험에서도 열전도도가 큰 쪽이 빨리 말랐다 — 금속 수저와 플라스틱 그릇을 옮겨 놓은 배열인 셈이다. 다만 소수성 표면은 물이 뭉쳐 흘러내리는 양도 많아 처음 남는 물이 오히려 적을 수 있으니, 두 효과의 승부는 재어 봐야 안다.
마르는 속도를 다스리는 기술은 주방 밖에서 더 절실하다. 식기세척기 건조 설계(헹굼 보조제로 표면장력을 낮춰 물이 막으로 흘러내리게 하고 그릇의 잔열로 말린다), 반도체 세정 후 건조(웨이퍼에 남은 물방울이 마르며 남기는 자국 하나가 곧 불량이다), 주방·의료기구 위생(젖은 채 겹쳐 둔 그릇에서 세균이 자라므로 마르는 속도가 곧 위생 지표다), 김서림 방지 코팅(표면을 친수성으로 바꿔 물이 방울 대신 얇은 막이 되면 빛이 흩어지지 않는다)에 두루 쓰인다.
실험 설계
준비물
재질이 다른 식기(도자기 접시, 유리컵, 스테인리스 숟가락·포크, 플라스틱 그릇 —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것), 전자저울(분해능 0.01 g, 최대 칭량 500 g 이상), 물통과 온도를 맞춘 물, 온도계와 온·습도계, 같은 크기로 자른 평판 시편(유리판·유약 타일·스테인리스판·플라스틱판 각 1장), 건조대와 각도를 바꿀 수 있는 받침, 스포이트, 스마트폰(타임랩스), 선풍기, (선택) 적외선 온도계.
변인
독립변인은 물이 놓이는 표면의 재질이다(도자기·유리·스테인리스·플라스틱을 한 번에 하나씩 바꾼다). 다만 시판 식기를 그대로 쓰면 재질과 함께 두께·곡률·굽·표면 마감·열용량이 같이 바뀌므로, 그 비교는 재질만의 효과가 아니라 식기 전체의 비교다. 재질만 떼어 보려면 같은 크기·모양으로 자른 평판 시편을 함께 쓴다. 종속변인은 완전히 마를 때까지 걸린 시간과, 시간에 따라 남아 있는 물의 양(젖은 질량에서 마른 질량을 뺀 값)이다. 통제변인은 시편의 크기·모양과 세우는 각도, 헹구는 물의 온도와 담그는 시간, 실내 온도·상대습도, 기류이다.
실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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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식기를 완전히 말린 상태에서 전자저울로 달아 ‘마른 질량’을 기록한다 — 건조가 끝났는지 판정하는 기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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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온도의 물에 같은 시간 담갔다 꺼내, 같은 각도로 세워 30초간 물을 뺀 뒤 곧바로 무게를 단다. 젖은 질량에서 마른 질량을 빼면 ‘처음 남은 물의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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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인 같은 자리의 건조대에 나란히 세우고, 정해진 간격(처음 10분은 2분마다, 그 뒤 5분마다)으로 하나씩 들어 무게를 달고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잡는 위치를 늘 같게 하고 온·습도계 값을 함께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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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랩스로 물이 막으로 퍼졌는지 방울로 뭉쳤는지, 굽이나 손잡이에 물이 고이는지를 남기고, 질량이 더 줄지 않는 시각을 건조 완료 시간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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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크기로 자른 평판 시편 네 장을 같은 각도로 세워 ①~④를 되풀이해, 기하를 맞춘 채 재질만의 차이를 다시 잰다. 이어 세우는 각도(눕힘·45°·수직)와 기류(무풍·선풍기 약풍)를 바꿔 배수·기류의 몫을 갈라낸다.
안전 안내
⚠ 안전위험이 낮은 실험이지만 물과 전기 기구를 함께 다룬다. 전자저울·선풍기·콘센트를 젖은 손으로 만지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물은 바로 닦아 미끄럼을 막는다. 유리컵과 도자기 접시는 깨지면 날카로운 조각이 남으므로 천천히 다루고, 포크·나이프는 손잡이 쪽을 잡는다. 따뜻한 물은 데지 않을 정도로만 쓴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같은 크기의 도자기 접시와 플라스틱 접시를 나란히 세워 두면 어느 쪽이 먼저 마를까? 그리고 처음에 남아 있던 물의 양은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자료 정리
재질별로 남은 물의 양–시간 그래프를 한 그림에 겹쳐 그리고, ‘처음 남은 물의 양’과 ‘완전 건조 시간’은 따로 표로 모은다. 건조 시간을 처음 남은 물의 양으로 나눈 값(물 1 g을 말리는 데 걸린 시간)을 함께 계산하면, 늦게 마른 이유가 물이 많아서인지 증발이 느려서인지를 갈라 볼 수 있다. 그래프의 기울기가 처음에 일정하다가 어느 시점에 꺾이는지도 눈여겨본다. 참고 자료의 학교 실험 값(약 80 g/(m²·h))과 어림 대조하면 측정이 상식적인 범위인지 확인할 수 있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물이 얇게 퍼지는 유리·도자기·금속이 플라스틱보다 먼저 마르는 경향이 예상되지만, 처음 남은 물의 양은 물을 잘 털어 내는 플라스틱 쪽이 오히려 적게 나올 수 있다. 두 값이 반대로 움직인다면, 그것이야말로 건조 시간이 ‘남은 물의 양 ÷ 증발 속도’라는 나눗셈임을 보여 주는 가장 좋은 증거다. 그래서 물 1 g당 건조 시간으로 환산해 보아야 재질의 진짜 효과가 드러난다. 굽이나 손잡이에 고인 물 한 방울이 전체 건조 시간을 혼자 결정하기도 한다 — 재질만큼 기하가 중요하다. 습한 날에는 모든 재질이 함께 느려지므로 온·습도 기록을 반드시 남긴다.
더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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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나 헹굼 보조제를 아주 조금 푼 물로 헹궈, 표면장력이 낮아질 때 건조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재어 보자 — 식기세척기가 쓰는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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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접시 두 장에 물을 정확히 같은 양(예: 2 mL)만 올리되 한쪽은 넓게 펴고 다른 쪽은 한 방울로 모아, 처음 남은 물의 양을 맞춘 채 ‘퍼짐’만의 효과를 분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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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는 각도를 0°(눕힘)에서 90°(수직)까지 바꿔 가며 처음 남은 물의 양과 건조 시간을 재어, 중력 배수가 건조에 기여하는 몫을 정량화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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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물과 찬물로 각각 헹군 뒤 적외선 온도계로 표면 온도를 따라가며, 식기가 머금은 열이 초반 건조 속도를 얼마나 밀어 주는지 확인해 보자.
연결 주제
IYPT 2009 문제 9 ‘건조’ — 젖은 종이가 마르는 과정을 다루므로 전자저울 질량 감소법·타임랩스·온습도 기록을 그대로 공유한다. 다만 그쪽은 물이 섬유 사이 공극에 갇힌 다공성 매질이라 모세관 재분배가 주인공이고, 이 문제는 매끈한 고체 위에 얹힌 물이라 젖음성과 배수가 주인공이다. IYPT 2024 문제 15 ‘젖은 두루마리’와도 도구는 겹치지만, 그쪽은 증발이 아니라 젖은 종이의 변형을 다룬다.
참고문헌
[학생] P. Kácovský, “Studying the Rate of Evaporation Using Pocket and Computer-Supported Weighing Scales,” The Physics Teacher 59(6), 493–496 (2021), doi:10.1119/10.0006140 — 전자저울로 수면 넓이·기류·온도에 따른 증발 속도를 재는 학교 실험(22 °C·상대습도 34 %에서 약 80 g/(m²·h)). 이 원고 절차의 원형 / K. Zuber, “Why do plastic containers always come out wet from the dishwasher? Science has the answer,” The Conversation, 2025-03-18 — 플라스틱은 소수성이라 물이 뭉치고 열용량이 작다는 해설 / 영상 검색어 “sessile droplet evaporation” / [심화] R. G. Picknett & R. Bexon, “The evaporation of sessile or pendant drops in still air,” Journal of Colloid and Interface Science 61(2), 336–350 (1977), doi:10.1016/0021-9797(77)90396-4 — 정지 공기 속 확산 지배 증발과 두 가지 증발 모드를 세운 고전 · G. J. Dunn 외, “The strong influence of substrate conductivity on droplet evaporation,” Journal of Fluid Mechanics 623, 329–351 (2009), doi:10.1017/S0022112008005004 — 기판의 열전도도가 클수록 액적이 빨리 증발함을 실험과 모형으로 보임 · H. Jeffreys, “The Draining of a Vertical Plate,” Mathematical Proceedings of the Cambridge Philosophical Society 26(2), 204–205 (1930), doi:10.1017/S0305004100015437 — 그릇 안벽의 액막이 중력으로 흘러내리는 배수의 고전. ※ 위 문헌은 대부분 매끈한 기판 위 액적 하나를 다룬다. 실제 식기의 물은 얇은 막·고인 물·방울이 뒤섞여 있고, 재질별 식기의 건조 시간을 정량 비교한 문헌은 찾지 못했다. 작은 액적은 반지름에, 넓은 수면은 넓이에 가깝게 비례하는데 식기의 물이 어느 쪽인지도 열려 있다 — 재질과 기하의 효과를 갈라내는 일이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