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1999 · 문제 11 · 역학·진동

질서가 무너지는 한 번의 타격 — 당구 브레이크샷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1999 문제 11 ‘Billiard’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1999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힘의 작용」(마찰력)·「운동과 에너지」 / 고등학교 통합과학1 「시스템과 상호작용」(역학적 시스템 — 운동량·충격량) / 과학탐구실험1(측정과 오차) · 물리학 「힘과 에너지」(운동량 보존·탄성 충돌) · 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탄성 충돌, 운동량 보존, 충격량, 반발 계수, 헤르츠 접촉, 접촉 그물망, 고립파(솔리톤), 뉴턴의 요람, 기하학적 좌절, 랙 간극, 초기 조건 민감성, 혼돈, 무질서의 조작적 정의, 회전 반지름,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배열 엔트로피

원리 살펴보기

흰 공 하나로 15개를 가장 어지럽게 흩뜨리려면 어떻게 쳐야 할까? 그런데 이 문제의 절반은 치는 법이 아니라 ‘어지럽다’를 어떻게 잴 것인가에 있다. 원문은 ‘가장 큰 무질서’라고만 할 뿐 뜻을 정해 주지 않는다 — 퍼진 넓이인가, 굴러간 거리의 합인가, 최종 배치의 엔트로피인가, 포켓에 들어간 개수인가. 무엇을 무질서라 부르느냐에 따라 ‘가장 좋은 브레이크’의 답이 달라진다. 정의를 고르는 일이 곧 탐구의 시작이다.

그다음은 에너지가 어디로 가느냐다. 질량이 같은 두 공이 정면으로 부딪치면 때린 공은 그 자리에 서고 속도를 통째로 넘겨준다 — 꼭짓점 공을 정면으로 빠르게 치는 것이 랙에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밀어 넣는 길이다. 문제는 그 에너지가 15개에게 골고루 나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공들이 빈틈없이 닿아 있으면 충격은 하나씩 차례로 부딪치는 대신 접촉 그물망을 타고 고립파처럼 지나간다. 헤르츠 접촉으로 푼 계산에 따르면 닿은 공의 줄을 끝에서 때렸을 때 반대편 두 개만 뚜렷이 날아가고 가운데는 거의 남으며 때린 공은 되튄다 — 뉴턴의 요람에서 가운데 공이 얌전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 바탕에는 닿아 있는 공들의 운동이 운동량·에너지 보존만으로는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있다. 그러니 틈 없는 랙은 충격을 ‘삼켜’ 버릴 수도 있다. 게다가 지름이 조금씩 다른 공을 육각으로 쌓으면 기하학적 좌절 탓에 틈을 모두 없앨 수 없고, 그 배치는 짤 때마다 달라진다. 볼록한 공이 충돌마다 조준 오차를 키우니 몇 번만 지나도 재현이 무너진다.

이 ‘충격이 알갱이 무리를 어떻게 헤집는가’는 당구대 밖에서 더 크게 쓰인다. 충격 흡수·방호 구조(알갱이 사슬이 충격을 고립파로 나르는 성질로 완충재를 설계한다), 알갱이 물질 공학(사일로·분말 수송에서 하중이 몇 가닥의 접촉 사슬로만 몰리는 힘 사슬), 혼돈과 예측의 한계(기상 예보·분자 동역학에서 초기 조건 민감성이 예측 가능한 시간을 정한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보로노이 다이어그램으로 퍼짐을 숫자로 바꾼다)에 닿아 있다.

실험 설계

준비물

같은 종류의 구슬 16개(지름 15~16 mm 유리구슬, 또는 지름 편차가 작은 강구), 평평하고 매끄러운 판(유리판·멜라민 상판)과 수평계, 공이 굴러 떨어지지 않게 두를 낮은 테두리, 삼각형 랙 틀, 중심 간격을 달리해 원을 인쇄한 종이 틀, 모눈 배경지, 경사 발사대(홈이 팬 자), 판 위에 고정할 스마트폰 거치대(120·240 fps), 버니어 캘리퍼.

변인

독립변인은 이웃한 공들 사이의 틈 크기 g이다 — 중심 간격이 2r + g가 되도록 원을 인쇄한 종이 틀 위에 공을 놓아 0(밀착)부터 0.5 mm까지 조절하며 한 번에 이 값만 바꾼다. 종속변인은 학생이 스스로 정한 무질서 측정값으로, 서로 다른 정의를 적어도 두 가지 함께 잰다. 통제변인은 흰 공의 속도(발사대 높이)와 조준점, 공의 종류와 지름, 판의 수평·청결, 랙의 방향과 위치이다.

실험 순서

  1. 판을 수평계로 맞추고 모눈 배경을 깐 뒤 스마트폰을 판 바로 위에 고정한다. 캘리퍼로 구슬 스무 개의 지름을 재어 평균 반지름 r와 그 흩어짐 Δr를 구한다 — 이 Δr가 ‘피할 수 없는 틈’의 크기를 정한다.

  2. 삼각형 틀로 공 15개를 최대한 밀착시켜 랙을 짜고 틀을 수직으로 들어낸다. 위에서 확대 촬영해 실제로 닿은 접촉이 몇 개이고 틈이 얼마인지 세어 둔다 — 밀착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먼저 확인한다.

  3. 흰 공을 정해진 높이의 발사대에서 굴려 꼭짓점 공 정면에 맞히고, 모두 멈출 때까지 고속 촬영한 뒤 위에서 한 장 더 찍어 최종 위치를 모눈으로 읽는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스무 번 되풀이한다 — 이 스무 번의 흩어짐 자체가 측정값이다.

  4. 중심 간격이 2r + g인 종이 틀 위에 공을 놓아, 틈 g를 0.1·0.2·0.5 mm로 바꿔 가며 ③을 되풀이한다.

  5. g를 고정한 채 발사대 높이(흰 공의 속도)와 조준점(정면·0.5 mm씩 빗맞힘)을 바꿔 ③을 되풀이한다.

안전 안내

⚠ 안전

바닥에 떨어진 구슬은 밟으면 크게 미끄러진다 — 판 둘레에 낮은 테두리를 두르고 떨어진 구슬은 그때그때 줍는다. 유리구슬은 세게 부딪치면 깨져 파편이 튈 수 있으니 보안경을 쓰고 이가 빠진 것은 골라낸다. 유리판은 모서리를 테이프로 감싸고 받침을 대며, 무거운 강구는 발등·손가락에 위험하다. 작은 구슬은 삼킴·질식 위험이 있어 어린 학생 손이 닿는 곳에 두지 않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빈틈없이 붙여 놓은 랙과 머리카락 굵기(약 0.1 mm)만큼 틈이 벌어진 랙 중 어느 쪽이 더 어지럽게 흩어질까? 똑같이 쳤다고 믿는 스무 번이 정말 같은 결과를 낼까?

자료 정리

조건마다 스무 번씩 모은 값을, 가로축을 틈 크기 g로 하여 평균과 흩어짐(오차 막대·상자 그림)을 함께 그린다. 무질서는 적어도 두 가지 정의로 재어 나란히 그린다 — ① 최종 위치의 회전 반지름, ② 이동 거리의 합(구름 저항이 거의 일정하므로 랙에 들어간 에너지에 대략 비례한다), ③ 격자로 나눠 구한 배열 엔트로피. 이 곡선들의 최댓값이 같은 g에서 나오는지 견주는 것이 핵심이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틈 없는 랙에서는 충격이 접촉 그물망을 타고 지나가 앞뒤 몇 개만 튀고 가운데가 거의 남을 수 있고, 틈 있는 랙에서는 충돌이 하나씩 따로 일어나 부챗살처럼 퍼질 수 있다. 그래서 “빈틈없는 랙이 가장 잘 흩어진다”는 당구장의 상식은 정답이 아니라 검증해 볼 가설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세 정의가 서로 다른 조건에서 최댓값을 낼 수 있다는 점 — 무엇을 무질서라 부를지 정하지 않으면 ‘가장 큰 무질서’라는 물음 자체가 답을 가질 수 없다. 또 같은 조건 스무 번의 결과가 크게 흩어진다면, ⑤에서 일부러 준 0.5 mm 어긋남이 만든 산포와 견주어 장치의 한계와 초기 조건 민감성을 가른다 — 산포만으로 이 계를 혼돈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구슬과 매끄러운 판은 천의 구름 저항·스핀 결합이 빠진 축소 모형이어서, 여기서 얻는 것은 최적 틈의 수치가 아니라 틈과 정의에 대한 민감성이라는 구조다.

더 탐구하기

  1. 지름 편차 Δr가 작은 정밀 강구와 편차가 큰 유리구슬로 되풀이해, Δr가 클수록 틈이 커지고 재현성이 나빠지는지 확인해 보자 — 기하학적 좌절의 직접 검증이다.

  2. 구슬 대신 같은 종류의 동전 15개로 2차원 원판 랙을 짜 보자. 구르지 못하고 미끄러지기만 하는 계에서는 답이 어떻게 달라질까.

  3. 테두리를 반발이 좋은 것과 잘 죽는 것으로 바꿔, 되튀어 온 공이 무리를 다시 헤집는 것이 무질서를 키우는지 살펴보자.

  4. 흰 공의 질량만 바꿔 같은 운동 에너지로 쳤을 때 어느 쪽이 더 어지럽히는지 견줘 보자.

연결 주제

IYPT 2010 문제 3 ‘강철 공(Steel balls)’ — 두 강구를 맞부딪쳐 사이에 낀 종이에 구멍을 내는 문제로, 헤르츠 접촉·반발 계수·고속 촬영이라는 도구를 그대로 공유한다. 다만 그쪽은 에너지가 좁은 접촉점 하나로 몰리는 쪽을, 이 문제는 그 에너지가 흩어지는 쪽을 본다 — 같은 충돌을 ‘모으는 쪽’과 ‘퍼뜨리는 쪽’에서 보는 짝 탐구다.

참고문헌

[학생] Dr. Dave(David Alciatore) 당구 물리 자료(drdavepoolinfo.com) — ‘Pool Physics Property Constants’에 공–공 반발 계수 0.92~0.98, 공–천 구름 저항 계수 0.005~0.015가 정리돼 있다(같은 사이트의 ‘Pool and Billiards Physics Principles by Coriolis and Others’는 AJP에 실리지 않은 투고 원고이니 웹 자료로 인용할 것) / 영상 검색어 “pool break slow motion” / [심화] E. J. Hinch & S. Saint-Jean, “The fragmentation of a line of balls by an impact,” Proc. R. Soc. Lond. A 455, 3201–3220, 1999, DOI 10.1098/rspa.1999.0447 (닿은 공의 줄을 끝에서 때리면 헤르츠 접촉에서는 반대편 두 개만 0.986V·0.149V로 날아가고 나머지는 거의 안 움직이며 때린 공은 −0.07V로 되튄다) · R. Cross, “Oblique angle collisions between three or more billiard balls,” Am. J. Phys. 91(11), 879–884, 2023, DOI 10.1119/5.0119656 (닿아 정지한 공 2~3개에 비스듬히 충돌시킨 실측 — 보존 법칙만으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 R. E. Wallace & M. C. Schroeder, “Analysis of billiard ball collisions in two dimensions,” Am. J. Phys. 56(9), 815–819, 1988, DOI 10.1119/1.15455 (마찰을 넣은 두 공 충돌 — 사잇각은 90°가 아니다) · D. P. Snowman, “Geometric frustration and interparticle gap size distributions in ordered hexagonal polydisperse disk packs,” arXiv:0711.4381, 2007 (지름이 Δr만큼 흩어지면 육각 랙은 기하학적 좌절 탓에 틈이 반드시 생긴다; 나인볼 랙·동전 팩으로 확인) · S. Mathavan 외, “Application of high-speed imaging to determine the dynamics of billiards,” Am. J. Phys. 77(9), 788–794, 2009, DOI 10.1119/1.3157159 (카메라 한 대로 공 궤적을 1 mm 정확도로 추적 — 측정법의 근거) · J. W. Pan 외, “Can a good break shot determine the game outcome in 9-ball?,” Frontiers in Psychology 12, 691043, 2021, DOI 10.3389/fpsyg.2021.691043 (브레이크 뒤 퍼짐을 보로노이 셀 넓이의 표준편차로 정량화 — ‘무질서’를 수치화한 드문 문헌) · M. V. Berry, “Regular and irregular motion,” AIP Conf. Proc. 46, 16–120, 1978, DOI 10.1063/1.31417 (볼록한 공의 충돌이 조준 오차를 충돌마다 증폭시켜 몇 번 만에 예측을 무너뜨린다는 고전적 논의). ※ 위 문헌은 두 공·세 공·1차원 줄이나 나인볼 랙을 다룬다 — 15개가 정삼각형을 이룬 랙에서 틈 크기가 무질서를 어떻게 바꾸는지, 무질서를 무엇으로 정의하든 답이 같은지를 실측한 문헌은 찾기 어렵다. 그 정의를 고르는 일이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

X스레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