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은 멎어도 원자핵은 센다 — 백만 년을 재는 시계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1989 문제 5 ‘Clock’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고등학교 통합과학1 「물질과 규칙성」(원자의 구조 — 원자핵과 동위원소) · 「과학의 기초」(측정 표준과 단위) / 과학탐구실험1 「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측정과 오차) / 통합과학2 「환경과 에너지」(핵에너지와 방사성 폐기물) / 지구과학 「지구의 역사」(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절대 연령 측정)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방사성 붕괴, 반감기, 붕괴 상수, 지수 감소, 어미핵종·딸핵종, 방사성 연대측정, 폐쇄계, 폐쇄 온도, 동위원소비, 계수 통계, 상대 오차, 검출 한계, 아레니우스 식
원리 살펴보기
만 년을 재는 시계의 어려움은 정확도가 아니라 지속이다. 태엽은 풀리고 전지는 마르며 축은 닳는다. 롱나우 재단의 1만 년 시계는 티타늄·사파이어의 완전 기계식이지만 혼자 시간을 지키지 못한다 — 진자가 흘린 오차를 맑은 날 정오의 햇빛으로 되잡는 구조라, 12시간 넘게 밀리면 영영 복구하지 못한다.백만 년은 그 100배다. 어떤 태엽도 그만큼 버티지 못하니 남는 답은 이미 감긴 태엽, 곧 원자핵뿐이다. 붕괴 속도는 온도·압력·화학 결합에 사실상 무관해, 돌보지 않아도 정해진 속도로 풀린다.
그렇다고 아무 핵종이나 되지는 않는다. 남은 비율은 R = 2^(−t/T)로 줄어드는데(T는 반감기), 반감기가 너무 짧으면 정보가 통째로 사라지고, 너무 길면 변화가 측정 한계 아래로 내려간다. ¹⁴C(T = 5,700 yr)를 백만 년 뒤에 읽으면 R ≈ 10⁻⁵³이라 탄소 1 g에 든 600억 개가 하나도 남지 않고, 한 개라도 남기려면 태양 질량의 5억 배쯤 되는 탄소가 필요하다. 반대로 ²³⁸U(44.7억 yr)는 만 년에 100만분의 1.6만 붕괴한다. 계수 통계로 따지면 상대 오차는 너무 이른 때도 너무 늦은 때도 커져, 한 핵종이 제구실하는 구간은 반감기의 0.5~6배 — 시간 축으로 겨우 열 배다. Lu 외(2014)는 ⁸¹Kr(229,000 yr)의 실효 구간을 “반감기의 0.6~6배”로 제시했고, Cheng 외(2013)의 ²³⁰Th 오차표도 13만 년에서 0.08 %로 가장 작았다가 60만 년에서 2 %로 벌어진다.그러니 100배 폭인 “만 년 혹은 백만 년”은 한 핵종으로 덮이지 않는다 — 시침·분침처럼 반감기가 다른 핵종을 여럿 남겨야 한다.
이 셈법은 이미 실무다. 고고학·지질 연대측정은 시료마다 핵종을 갈아 끼우고(수만 년은 ¹⁴C, 수십만 년의 동굴 생성물은 ²³⁰Th, 백만 년 너머는 U–Pb),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경고 표지는 만 년 뒤 사람에게 “파지 말라”를 전할 과제여서 미국 WIPP가 전문가 패널을 꾸렸다.심우주 타임캡슐은 보이저 골든 레코드 덮개의 ²³⁸U와 파이어니어 명판의 펄사 지도가 곧 시계이며, 고기후·지하수 연대에서는 원자를 하나씩 세는 ATTA가 ⁸¹Kr을 읽어 남극 테일러 빙하 얼음이 12만 년 된 것임을 밝혔다.
실험 설계
준비물
면 수가 다른 다면체 주사위(6면·10면·20면) 각 200개 이상, 테두리가 있는 굴림 쟁반, 남은 것과 덜어 낸 것을 따로 담을 지퍼백, 표 계산 프로그램, 공개 핵종 자료(IAEA Livechart). 방사성 물질·선원은 일절 쓰지 않는다.
변인
독립변인은 한 번에 하나씩만 바꾼다 — 모형이 겪은 경과 시간(던진 횟수 n)과, 주사위 종류로 정해지는 회당 붕괴 확률 p(따라서 모형 반감기 T = ln0.5 ÷ ln(1−p))다. 종속변인은 남은 개수 N에서 되짚은 추정값 n̂ = ln(N/N₀) ÷ ln(1−p)와, 같은 조건을 되풀이했을 때 n̂이 흩어지는 폭이다. 통제변인은 N₀, 굴리는 방법, 판정하는 눈, 집계 절차다.
실험 순서
-
모형 핵종을 정한다. 주사위 200개를 한 벌로 삼아 정해진 눈이 나오면 덜어 내면 6면체는 p = 1/6, 20면체는 p = 1/20이다. 반감기는 T = ln0.5 ÷ ln(1−p)로 3.80회·13.5회 — 흔히 쓰는 ln2 ÷ p(4.16·13.9회)와 어긋나는 것은 던지기가 띄엄띄엄이기 때문이다.
-
한 사람이 ‘부재 기간’을 맡아 정해진 횟수 n만큼 몰래 굴려 덜어 내되 버리지 말고 따로 담고, 남은 것만 짝에게 건넨다. 짝은 N을 세어 n̂ = ln(N/N₀) ÷ ln(1−p)로 되짚은 뒤 답을 맞춘다.
-
스케일을 어긋내며 되풀이한다. 실물로는 n을 반감기의 0.25·0.5·1·2·4배로 잡아 조건마다 8회 이상 ②를 반복한다. 7·10배는 200개로는 전멸해(10배에서 열에 여덟이 N = 0) 되짚기가 안 되니, 같은 규칙의 시뮬레이션에서 N₀를 1만 개 이상으로 키워 채운다.
-
주사위를 6면체·10면체·20면체로 바꿔 ③을 되풀이한다. 반감기가 다른 모형 핵종을 셋 갖추는 셈이다.
-
‘비로 읽는 시계’와 견준다. 붕괴분 D도 세어 n̂ = ln(1 + D/N) ÷ (−ln(1−p))로 다시 되짚는다. 이어 두 더미를 한데 섞은 뒤(붕괴한 것도 시료 안에 그대로 있다) 전체의 절반을 무작위로 덜어 내고 두 방식을 다시 계산해 어느 쪽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본다.
-
실제 핵종으로 옮긴다. 공개 자료에서 ¹⁴C·²³⁰Th·⁸¹Kr·²³⁸U의 반감기를 받아 ④의 구간을 대입해, 1만~100만 년을 덮으려면 몇 개가 필요한지 따진다.
안전 안내
⚠ 안전이 문제는 학생을 방사성 물질 쪽으로 끌어당기는데, 그 유혹을 끊는 것이 첫째 수칙이다. 방사성 물질을 사거나 구하거나 모으지 않는다 — 이온화식 연기감지기 분해(아메리슘-241이 들었다), 우라늄 광석, 토륨 랜턴 심지, 라듐 야광 시계, 우라늄 유리 등 어떤 방사성 물품도 가져오지 않으며 학교 보관 교육용 선원도 쓰지 않는다. 이 설계는 주사위 모형과 공개 자료만으로 완결된다. 둘째, 수백 개를 굴리는 작업은 반드시 테두리 있는 쟁반 안에서 한다 — 흩어진 주사위는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로 이어지고, 잃어버리면 N₀가 틀려 데이터가 어긋나므로 매 회 남은 것과 덜어 낸 것의 합을 확인한다. 셋째, 굴리는 사람과 세는 사람을 자주 바꾸고, 던지지 않은 회차를 지어내지 않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경과한 시간을 가장 정확하게 되짚을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 — 막 붕괴가 시작된 초반일까, 절반쯤 남았을 때일까, 거의 다 사라진 뒤일까? 그리고 남겨 둔 시료의 절반을 누가 가져가 버렸다면 시계는 얼마나 틀릴까?
자료 정리
조건마다 n̂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고, 표준편차를 참값 n으로 나눈 상대 오차를 계산한다. 가로축 x = n ÷ T(로그), 세로축 상대 오차(로그)로 찍는 것이 중심 그래프다. 다른 종류의 점을 다른 기호로 겹쳐 한 곡선으로 모이는지 보고, 이론 곡선 √(2ˣ−1) ÷ (x·ln2·√N₀)와 견준다. 절반을 덜어 낸 실험은 두 방식의 n̂을 나란히 놓아 벗어난 정도를 반감기 단위로 적는다.
결과의 의미
상대 오차 그래프는 아래로 볼록한 U자를 그리고 최솟값은 x = 2.3 부근(약 20 %가 남았을 때)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쪽 끝이 나빠지는 이유는 서로 다르다 — 왼쪽은 줄어든 양이 너무 적어 무작위 흔들림에 묻히고, 오른쪽은 남은 것이 너무 적어 몇 개 차이가 큰 시간 차이로 증폭된다. 오차가 최솟값의 1.5배를 넘지 않는 구간은 대략 x = 0.5~6, 곧 한 핵종이 감당하는 폭은 열 배 남짓이다. N = 0이 되어 되짚기가 불가능해진 시행은 따로 세어 두자 — 그 빈도가 오른쪽 한계의 증거다.그러면 원문의 답이 나온다 — 100배 폭을 덮으려면 반감기가 열 배씩 어긋난 핵종을 두세 개 남겨야 한다. 실제 연대측정도 그렇다 — ¹⁴C가 수만 년, ²³⁰Th가 수십만 년, ⁸¹Kr이 백만 년대를 맡아 이어 붙는다. 시료의 절반을 잃으면 ‘남은 양’으로 읽는 시계는 정확히 반감기 하나만큼 늙게 나오지만, 비로 읽는 시계는 나이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둘 다 절반으로 줄어 비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대신 셀 것이 절반으로 줄어 흩어지는 폭은 √2배가 된다 — 주사위 200개에서 0.21 반감기이던 산포가 0.30으로 벌어지니, 치우침이 없다는 것과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연대측정이 절대량 대신 안정한 동위원소를 기준으로 삼은 ¹⁴C/¹²C 같은 비를 재는 까닭도 여기 있다. 그래서 시계의 설계는 “어떤 핵종인가”가 아니라 반감기가 어긋나는 핵종 여럿을 딸핵종이 새지 못하게 밀봉해, 양이 아니라 비로 읽게 만든 묶음이 된다.
더 탐구하기
-
딸핵종이 새는 경우를 넣어 보자. 덜어 낸 더미에서 매 회 일정 비율을 버린 뒤 비로 읽으면 나이가 어느 쪽으로 치우치는가. K–Ar 연대측정에서 딸핵종 아르곤이 기체라 결정 밖으로 새는 문제이며, 시계가 언제 “켜지는지”를 다루는 폐쇄 온도의 뿌리다.
-
주사위 두 종류로 A → B → C 사슬을 만들어 보자. A에서 덜어 낸 것을 B에 넣어 다시 굴리면 B는 늘었다 줄어드는 봉우리를 그리고, 오래 굴리면 개수 비가 일정한 방사 평형에 이른다 — 사슬이 섞이면 반감기가 하나로 떨어지지 않는 까닭이다.
-
속도로 재는 시계가 왜 위험한지 계산해 보자. 결정 성장·확산·퇴적은 아레니우스 식 exp(−E/RT)를 따라 온도에 지수로 의존해, 고체 확산은 10 °C 차이에도 속도가 몇 배씩 바뀐다. 공개 자료로 확산 계수의 온도 의존을 받아, 백만 년간 기온이 5 °C 달라진 행성에서 몇 배나 틀릴지 어림하자.
연결 주제
물리 2000 문제 9 ‘라돈 딸핵종’과 곧장 이어진다 — 그쪽은 방 안 공기에서 모은 붕괴 사슬의 반감기를 반대수 그래프로 실제 측정하므로, 이 편이 주사위로 모형화한 지수 감소와 사슬 붕괴를 계수관으로 확인하는 짝이다(그 실험은 그 원고의 안전 수칙을 따른다 — 이 편은 방사성 물질을 쓰지 않는다). 같은 해 문제 2 ‘표류하는 정오’와도 앞뒷면을 이룬다 — 태양조차 균일한 시계가 못 된다는 이야기다.
참고문헌
[학생] IAEA Livechart of Nuclides(nds.iaea.org) — 반감기 표준값 확인 / 롱나우 재단 10,000년 시계(longnow.org/clock) / 검색어 “주사위 반감기 모형”. / [심화] A. Murray · I. Hart, “The ‘radioactive dice’ experiment: why is the ‘half-life’ slightly wrong?,” Physics Education 47(2), 197–201, 2012, DOI 10.1088/0031-9120/47/2/197 — 주사위 모형의 반감기 3.80회가 ln2/λ = 4.16회와 어긋나는 까닭을 급수 전개로 밝힌다. 절차 ①의 근거. · Z.-T. Lu 외, “Tracer applications of noble gas radionuclides in the geosciences,” Earth-Science Reviews 138, 196–214, 2014, DOI 10.1016/j.earscirev.2013.09.002 — ⁸¹Kr의 실효 연대 구간을 “반감기의 0.6~6배”(15만~150만 년)로 명시하고 양쪽 한계의 원인을 나눈다. 스케일 정합성의 근거. · H. Cheng 외, “Improvements in ²³⁰Th dating, ²³⁰Th and ²³⁴U half-life values…,”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371–372, 82–91, 2013, DOI 10.1016/j.epsl.2013.04.006 — ²³⁰Th 75,584 ± 110 yr을 확정하고 오차표(13만 년 ±100 yr, 60만 년 ±12 ka)를 준다. U자 곡선의 실측. · D. Hillis 외, “Time in the 10,000-Year Clock,” AAS 11-665, 2011, arXiv:1112.3004 — 진자와 태양 동기화를 위상 고정으로 묶되 12시간 넘게 밀리면 복구 불가임을 밝힌다. · K. M. Trauth 외, “Expert judgment on markers to deter inadvertent human intrusion into the WIPP,” SAND92-1382, 1993, DOI 10.2172/10117359 — 만 년 뒤 사람에게 경고를 전할 표지의 설계 보고서. ※ 여러 핵종의 구간을 한 시간 축에 늘어놓은 그림은 Lu 외(2014)의 Fig. 1을 비롯해 이미 표준적이다. 다만 부재 기간과 목표 오차를 넣으면 필요한 핵종의 수와 조합이 나오도록 역산하는 형태로 정식화한 예는 찾지 못했다 —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