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2015 · 문제 17 · 유체역학, 파동·음향

걸음이 부르는 공명 — 커피잔 출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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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 주제

IYPT 2015 문제 17 ‘Coffee Cup’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2015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힘과 운동」·「빛과 파동」(파동의 발생과 전달) / 고등학교 통합과학1 「시스템과 상호작용」(역학적 시스템) / 물리학(일반선택) / 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주기 운동·단순 조화 운동·공명·탄성파)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슬로싱(sloshing), 자유표면 진동, 자유표면파, 고유 진동수, 공명, 강제(피구동) 진동, 단순 조화 운동, 주기, 진동수, 진폭, 위상, 감쇠, 1차 반대칭 슬로싱 모드, 걸음 주기(케이던스), 가속도 주파수 스펙트럼, 여유 높이, 표면장력, 점성

원리 살펴보기

가만히 들고 있을 땐 멀쩡하던 커피가, 왜 걷기 시작하면 꼭 넘칠까? 컵 속 커피의 자유표면은 그네처럼 저마다 정해진 박자로 앞뒤로 출렁이려는 성질이 있는데, 이 출렁임을 슬로싱(sloshing)이라 하고 한 번 왕복하는 박자를 커피의 고유 진동수라 한다. 그네를 아무 때나 밀면 잘 안 올라가도 흔들리는 박자에 맞춰 밀면 크게 출렁이듯, 걸음이라는 주기적인 흔들림이 커피의 고유 박자와 맞아떨어지는 순간 출렁임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걸음은 몸을 위아래·앞뒤로 규칙적으로 흔드는 주기적인 힘이고, 커피의 슬로싱은 고유 진동수를 가진 진동계다. 두 진동수가 가까워지면 강제 진동이 공명으로 치달아, 작은 흔들림이 걸음마다 차곡차곡 쌓여 진폭이 급격히 커진다. 흔한 컵(지름 6~9 cm)에서 커피가 좌우로 기울며 흔들리는 가장 낮은 슬로싱 모드의 진동수는 대략 2.6~4.3 Hz인데, 하필 사람이 걸을 때 생기는 흔들림과 그 배진동이 걸치는 대역이다. 컵이 넓을수록 이 고유 진동수는 낮아지고(더 긴 그네처럼 느리게 출렁인다), 좁을수록 높아진다. 게다가 걸음은 하나의 깨끗한 진동수가 아니라 걸음마다 불규칙한 요동이 섞여 있어, 이 잡음이 슬로싱을 계속 부추겨 넘침을 앞당긴다.

출렁임을 다스리는 이 원리는 커피잔을 훌쩍 넘어선다. 로켓·우주선의 연료 슬로싱 제어는 탱크 속 액체 연료가 공명해 비행 자세를 흔들지 않도록 칸막이(배플)로 고유 진동수를 어긋나게 하고, 유조차·LNG 운반선의 방요판은 급정거나 파도에 액체가 쏠려 차가 뒤집히거나 배가 기우는 것을 막는다. 거꾸로 초고층 건물의 동조 액체 감쇠기는 옥상 물탱크의 슬로싱을 일부러 건물 흔들림과 공명시켜 바람·지진의 진동을 잡아먹고, 흘림 방지 텀블러·컵 설계는 뚜껑·칸막이·곡면 벽으로 출렁임을 억눌러 이 탐구의 결론을 제품에 담는다.

실험 설계

준비물

지름이 다른 여러 원통형 컵·머그·유리잔(좁은 잔부터 넓은 사발까지), 물(눈에 잘 보이도록 식용색소나 옅은 커피로 대비), 자·줄자·모눈 배경판, 스마트폰(고속 촬영), 걸음 박자를 정할 메트로놈(또는 박자 앱), 흘린 양을 잴 전자저울과 종이타월, 일정한 경로를 위한 바닥 표시선(선택 사항으로 러닝머신).

변인

독립변인은 걷는 속도다 — 속도는 보폭×케이던스이므로 바닥 표시선으로 보폭을 고정하고 메트로놈으로 케이던스만 바꿔 속도를 정한다(한 번에 이 값만 바꾼다). 종속변인은 처음 넘칠 때까지 걸은 걸음 수와 흘린 커피의 질량, 그리고 고속 영상에서 잰 자유표면의 출렁임 진폭이다. 통제변인은 컵의 지름·모양·재질, 처음 담은 물의 높이(여유 높이), 걷는 거리와 바닥, 컵을 잡는 방법과 걷는 사람이다. 컵의 지름이 미치는 영향은 걸음 조건을 고정한 채 지름만 따로 바꿔 별도로 확인한다.

실험 순서

  1. 지름이 다른 여러 컵에 같은 여유 높이로 물을 담고, 각 컵을 손으로 살짝 한 번 건드려 출렁이게 한 뒤 모눈 배경 앞에서 고속 촬영해 한 번 왕복하는 시간(주기)을 읽고 컵마다 고유 진동수를 구한다.

  2. 컵 하나를 골라 메트로놈으로 걸음 박자(걸음 진동수)를 정하고, 같은 물 높이로 표시선에 보폭을 맞춰 정해진 거리를 걸으며 컵 속 표면과 넘침의 순간을 고속 촬영한다.

  3. 걸음 진동수를 느린 쪽부터 빠른 쪽까지 단계적으로 바꿔 가며, 각 걸음 진동수에서 처음 넘칠 때까지 걸은 걸음 수와 흘린 커피의 질량을 조건마다 여러 번 측정한다.

  4. 이번엔 걸음 조건을 고정하고 컵의 지름만 바꿔(좁은 잔~넓은 사발) 같은 측정을 반복해, 어느 지름에서 가장 잘 넘치는지 찾는다.

  5. 마지막으로 컵을 내려다볼 때와 앞을 볼 때, 그리고 처음 담는 물 높이(여유 높이)를 바꿨을 때 넘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한다.

안전 안내

⚠ 안전

뜨거운 커피는 데일 수 있으니 실험은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로 하고, 색 대비가 필요하면 식용색소를 쓴다. 바닥에 흘린 물은 미끄러짐 사고로 이어지므로 곧바로 닦고, 걷는 경로에 걸리는 물건이 없게 한다. 유리컵은 떨어뜨리면 깨질 수 있으니 되도록 플라스틱·금속 용기를 쓰고, 깨진 유리는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러닝머신을 쓴다면 손잡이와 비상 정지 스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컵을 들고 오르내리는 계단 실험은 피한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걷는 속도를 점점 높이면 커피는 계속 더 잘 넘칠까, 아니면 특정 걸음 빠르기에서 가장 잘 넘칠까? 그리고 좁은 잔과 넓은 사발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잘 넘칠까?

자료 정리

먼저 컵마다 지름과 고유 진동수를 표로 모아 가로축을 지름, 세로축을 고유 진동수로 그리면 지름이 커질수록 진동수가 낮아지는 경향이 보인다. 걷기 실험은 가로축을 걸음 진동수, 세로축을 넘칠 때까지의 걸음 수(또는 흘린 질량)로 그린다. 넘침이 특정 걸음 진동수에서 가장 심해지는 봉우리가 나타나면, 그 진동수가 그 컵의 고유 진동수와 얼마나 가까운지 견주어 공명을 확인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걷는 속도를 높일수록 넘침이 단조롭게 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걸음의 진동수가 컵의 고유 진동수에 가까워지는 특정 빠르기에서 넘침이 가장 심해지는 봉우리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봉우리야말로 걸음이라는 주기적 힘과 커피의 자유표면 진동이 공명한다는 증거다. 컵을 넓힐수록 무한정 잘 넘치는 것이 아니라, 고유 진동수가 걸음 대역과 맞물리는 특정 지름 근처에서 가장 잘 넘치고, 그보다 훨씬 넓어 진동수가 걸음 아래로 내려가거나 너무 좁아 위로 벗어나면 오히려 덜 넘친다. 다만 실제 걸음은 순수한 한 진동수가 아니라 여러 진동수가 섞이고 걸음마다 불규칙해서, 공명 봉우리가 넓게 퍼지거나 출발 직후 몇 걸음의 가속 구간에서 출렁임이 크게 자란다. 그래서 컵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출발하면 이 불규칙한 요동이 줄어 덜 넘치는데, 이는 넘침이 컵 하나만의 성질이 아니라 걸음과 컵의 공명에서 온다는 뜻이다.

더 탐구하기

  1. 컵 안에 방요판(칸막이)을 세우거나 스펀지·가벼운 플라스틱 공을 띄워 슬로싱을 억눌러 보고, 유조차·로켓 연료탱크의 배플과 같은 원리로 넘침이 주는지 확인해 보자.

  2. 위가 좁은 와인잔·코냑잔 모양으로 바꿔, 곡면 벽과 좁은 입구가 자유표면의 출렁임을 가두어 넘침을 줄이는지(‘코냑잔’ 연구) 비교해 보자.

  3. 물 대신 우유·희석한 글리세린처럼 점성이 큰 액체로 바꿔, 감쇠가 커지면 공명 봉우리가 낮고 완만해지는지 살펴보자.

  4. 컵을 위에서 손가락으로 감싸 쥐는 ‘발톱 그립’(한지원의 제안)과 손잡이를 쥐는 방법을 비교해, 잡는 방법이 걸음의 흔들림을 컵에 얼마나 다르게 전달하는지 알아보자.

연결 주제

커피 출렁임은 자유표면 액체가 고유 진동수로 흔들리다 걸음과 공명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외부의 주기적 힘이 고유 진동수와 만나 진폭이 커지는 같은 해 물리 2015 문제 13 ‘자기 진자’와 공명·강제 진동이라는 뼈대를 공유하고, 고속 영상으로 진폭·주기를 재는 측정법도 그대로 이어 쓸 수 있다. 다만 부력이 흐름을 일으키는 물리 2025 문제 10 ‘레일리–베나르 대류’나 액체를 뿜어 올리는 물리 2026 문제 3 ‘링 분수’와는 기제가 다르므로, 이 탐구는 어디까지나 자유표면의 공진(共振)임을 구분해 둔다.

참고문헌

[학생] 이 문제로 2017년 이그노벨 유체역학상을 받은 사람은 한국 고등학생 한지원(당시 민족사관고)이다 — 그의 논문과 발표 영상이 좋은 출발점이다 / APS Physics 해설 ‘Science of Slosh’(physics.aps.org, 원논문 해설) / 영상 검색어 “walking with coffee why does it spill”, “coffee sloshing resonance”, “tuned liquid damper” / [심화] H. C. Mayer, R. Krechetnikov, “Walking with coffee: Why does it spill?,” Phys. Rev. E 85(4), 046117, 2012 (DOI 10.1103/PhysRevE.85.046117; 흔한 머그의 가장 낮은 슬로싱 모드 진동수 약 2.6~4.3 Hz가 걸음의 진동수 대역과 겹쳐 공명하고, 걸음의 불규칙한 잡음이 넘침을 앞당김을 실험으로 규명) · J. Han, “A Study on the Coffee Spilling Phenomena in the Low Impulse Regime,” Achievements in the Life Sciences 10(1), 87–101, 2016 (DOI 10.1016/j.als.2016.05.009; 커피–컵 계를 강제 조화 진동자로 보고 1차 반대칭 모드의 공명을 분석, 뒤로 걷기와 위에서 감싸 쥐는 ‘발톱 그립’이 넘침을 줄임을 보임) · T. Kulczycki, M. Kwaśnicki, B. Siudeja, “Spilling from a cognac glass,” arXiv:1311.7296, 2013 (컵의 모양이 기본 슬로싱 모드의 형태·진동수를 정하고, 곡면 벽의 코냑잔에서 출렁임이 국소화되어 억제됨을 해석) · M. R. Turner, T. J. Bridges, “Nonlinear energy transfer between fluid sloshing and vessel motion,” J. Fluid Mech. 719, 606–636, 2013 (DOI 10.1017/jfm.2013.29; 슬로싱과 용기 운동의 비선형 에너지 교환). ※ 원통형 머그의 공명과 잔 모양의 억제 효과는 문헌으로 뒷받침되지만, 사람마다 다른 실제 걸음걸이가 특정 컵과 어떻게 공명하는지, 잡는 방법·시선·여유 높이가 넘침을 얼마나 바꾸는지, 원통이 아닌 곡면·원뿔 컵의 슬로싱이 어떻게 다른지는 학교 수준에서 정량화된 바가 적어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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