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2015 · 문제 1 · 강체·회전, 물성·재료

모양이 정하는 빈틈 — 알갱이 쌓임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15 문제 1 ‘Packing’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2015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물질의 특성」(밀도) / 고등학교 통합과학1 「물질과 규칙성」(물질의 규칙적 배열·결정) / 화학·진로선택 「물질과 에너지」(고체의 결정·비결정 구분과 화학 결합에 따른 결정의 분류) / 융합선택 「융합과학 탐구」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무작위 조밀 쌓임(random close packing), 무작위 성긴 쌓임, 충전율(부피분율·packing fraction), 공극률, 배위수(coordination number), 등정적 조건(isostatic), 회전 자유도, 배향 질서(orientational order)·네마틱 질서·정렬도 매개변수, 종횡비, 비구형 입자, 타원체(편구·장구), 막대형 입자, 입상 물질, 벌크 밀도와 참밀도, 두드림 다짐, 재밍, 벽 효과

원리 살펴보기

완벽하게 둥근 구슬보다, 살짝 눌린 초콜릿이 상자를 더 빽빽하게 채운다 — 어떻게 그럴까? 상자에 무언가를 쏟아부으면 알갱이 사이에는 늘 빈틈이 남는다. 똑같은 구슬을 아무렇게나 부어 다지면 전체 부피의 약 64%만 알갱이가 차지하고 나머지 36%는 빈 공간이다(무작위 조밀 쌓임). 그런데 구를 살짝 눌러 타원체로 만들면 채움 비율이 오히려 올라가, M&M’s 초콜릿은 약 68%까지 차오른다. 반대로 쌀이나 성냥처럼 길쭉하게 만들면 서로 얼기설기 걸쳐 빈틈이 늘고 채움 비율은 다시 떨어진다. 결국 알갱이의 모양이 빈틈의 크기를 정하는 셈이다.

왜 살짝 비구형인 알갱이가 더 빽빽할까? 열쇠는 배위수 — 한 알갱이가 이웃 몇 개와 맞닿아야 흔들리지 않고 고정되는가이다. 구슬은 위치(세 방향)만 붙들면 되므로 평균 여섯 개쯤의 접촉이면 고정되지만, 타원체는 ‘어느 쪽을 향하는가’라는 회전의 자유까지 묶어야 해서 더 많은 접촉(대략 열 개)이 필요하고, 그만큼 이웃과 더 촘촘히 맞물린다. 반면 아주 길쭉한 막대는 회전을 묶기도 전에 서로 얼기설기 걸쳐 큰 빈틈을 만들므로, 오히려 구보다 성기게 쌓인다. 여기에 배향 질서가 더해진다. 길쭉한 입자는 쏟으면 눕고, 벽 근처에서 벽과 나란히 정렬하며, 상자를 두드리면 그 정렬이 안쪽으로 번져 방향이 가지런한(네마틱) 상태로 다져진다. 정렬의 정도는 매개변수 S로 재는데, 완전히 제멋대로면 0, 완전히 나란하면 1이다.

알갱이의 모양이 밀도와 흐름을 좌우하므로, 이 문제는 여러 산업의 실제 고민이다. 제약·분말 공정은 알약을 찍고 캡슐을 채울 때 가루 입자의 모양이 충전 밀도와 균일도를 정하고, 곡물 저장·운송은 쌀·커피콩·사료를 사일로에 얼마나 담고 어떻게 흐르게 할지가 알갱이 모양에 달렸다. 세라믹·배터리 소결은 분말을 촘촘히 채울수록 소결한 뒤의 밀도·강도·전도도가 높아지고, 콘크리트 골재 설계는 자갈·모래의 크기와 모양을 섞어 빈틈을 줄이면 시멘트를 아끼면서 더 단단해진다.

실험 설계

준비물

여러 모양의 알갱이 세트 — 유리구슬·완두콩(구형 기준), 렌즈콩·M&M’s(납작한 타원체), 둥근 쌀·길쭉한 안남미·이쑤시개(막대형) —, 투명한 직육면체 용기, 전자저울, 눈금실린더, 자·각도기, 물감이나 묽은 물풀(접촉점 표시용), 스마트폰(윗면·측면 촬영), 모눈 배경판.

변인

독립변인은 입자의 모양, 구체적으로 종횡비이다(구형에 가까운 것부터 길쭉한 막대까지 이 값을 바꾼다. 다만 쌀·콩·이쑤시개 같은 생활 재료는 재질·표면 거칠기·크기 분포까지 함께 달라지므로, 순수한 모양 효과는 재질과 부피를 맞춘 맞춤 입자로 따로 확인한다(「한 발 더 나아가기」)). 종속변인은 무작위 조밀 쌓임의 부피분율(충전율) φ, 평균 배위수 Z(한 알갱이가 맞닿는 이웃 수), 배향 질서 매개변수 S이다. 통제변인은 용기의 크기와 모양, 붓는 높이와 속도, 두드림의 횟수·세기, 넣는 입자의 총부피(벽 효과를 줄이도록 용기를 입자보다 충분히 크게), 온도·습도이다.

실험 순서

  1. 한 종류의 알갱이를 일정한 높이에서 천천히 투명 용기에 부어 표면을 평평하게 고른다. 매번 같은 방식으로 채워 재현성을 확보하고, 용기 안쪽 부피 V상자는 미리 물을 채워 재 둔다.

  2. 충전율을 측정한다. 용기를 가득 채운 알갱이의 총질량을 재고, 같은 알갱이를 눈금실린더의 물에 넣어 물이 밀려난 부피(물 치환)로 알갱이만의 고체 부피 V고체를 구한 뒤 φ = V고체 ÷ V상자로 계산한다(쌀은 물을 빨아들이므로 짧게 담그거나 밀도를 따로 먼저 잰다).

  3. 다짐 효과를 본다. 용기를 일정한 세기로 여러 번 두드리며 표면이 낮아지는 정도를 기록해, 두드림 횟수에 따라 φ가 성긴 쌓임에서 조밀 쌓임으로 어떻게 커지는지 살핀다.

  4. 배위수를 측정한다(베르날–메이슨 페인트법의 학교판). 구슬·콩처럼 큰 입자를 물감 푼 물이나 묽은 물풀에 담갔다 빼서 말린 뒤, 한 알씩 분해하며 이웃과 닿았던 접촉 자국의 수를 세어 여러 알의 평균 배위수 Z를 구한다.

  5. 배향 질서를 측정한다. 막대형 입자를 부은 뒤 윗면과 투명한 옆면을 촬영해 여러 입자의 장축이 기준선과 이루는 각을 재고 정렬도 S를 계산한다. 벽 근처와 중앙, 두드리기 전과 후를 비교한다. 이어서 입자의 종횡비를 바꿔 가며 1~5를 되풀이한다.

안전 안내

⚠ 안전

쌀·M&M’s·구슬 같은 작은 알갱이는 삼키거나 코·귀에 넣지 않도록 하고, 어린 동생이 있는 곳에서는 특히 조심한다(질식 위험). 성냥을 쓸 때는 머리(발화부)를 떼어 내거나 이쑤시개로 대체해 불이 나지 않게 한다. 바닥에 쏟아진 구슬을 밟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곧바로 치우고, 유리 용기나 구슬이 깨지면 조심해서 정리한다. 물감·물풀을 묻힌 실험용 식품은 먹지 않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완벽한 구슬과, 살짝 눌린 타원체와, 길쭉한 쌀 가운데 같은 상자를 가장 빽빽하게 채우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상자를 두드려 다지면 채움 비율과 알갱이의 정렬은 어떻게 달라질까?

자료 정리

입자의 종횡비를 가로축, 충전율 φ를 세로축으로 찍어, 구(종횡비 1)보다 살짝 눌리거나 길쭉한 타원체 부근에서 φ가 최대가 되고 아주 길쭉해지면 다시 낮아지는 산 모양(비단조) 곡선이 나오는지 확인한다. 두드림 횟수에 대한 φ 그래프는 처음에 빠르게 오르다 완만하게 포화하는 개형으로 그린다. 배향각은 히스토그램으로 모으고, 정렬도 S와 배위수 Z는 형태별 막대로 정리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구슬은 φ가 약 0.64, 배위수가 약 6으로 나오고, 살짝 납작한 타원체(M&M’s)는 φ가 오히려 커지며(대략 0.66~0.68) 배위수도 열 안팎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길쭉한 쌀·성냥은 φ가 다시 작아지지만, 장축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배향 질서 S가 커진다. 이는 알갱이의 모양이 충전율을 비단조로 지배한다는 뜻이다 — 완벽한 구가 아니라 ‘살짝 비구형’일 때 가장 빽빽하다. 그 까닭은 회전의 자유까지 묶어야 하는 비구형 입자가 더 많은 접촉으로 서로를 촘촘히 붙들기 때문이다. 다만 배위수를 정확히 세는 일과, 재질·표면 거칠기의 차이와 쌀의 물 흡수·벽 효과·두드림 세기를 고르게 통제하는 일이 오차의 핵심이어서, 학교 장비에서 이 경향이 얼마나 또렷이 드러나는지가 이 탐구의 관건이다.

더 탐구하기

  1. 큰 알갱이와 작은 알갱이를 섞어(이항 혼합), 작은 알갱이가 큰 알갱이의 틈을 메워 충전율이 올라가는지 확인해 보자.

  2. 용기 크기를 줄여 벽 근처의 정렬과 밀도 상승이 전체 φ·S 값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벽 효과) 정량화해 보자.

  3. 두드림의 세기와 횟수를 바꿔 충전율이 서서히 포화에 이르는 다짐 곡선을 그리고, 곡선의 모양을 입자 종류별로 비교해 보자.

  4. 찰흙이나 3D 프린팅으로 종횡비를 조금씩 바꾼 맞춤 입자를 만들어, 충전율이 최대가 되는 종횡비를 직접 찾아보자.

연결 주제

같은 ‘입상 물질(알갱이 더미)’을 다루는 다른 탐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물리 2023 문제 12 ‘쌀 케틀벨’은 병 속 쌀이 막대를 꽉 물어 들어 올리는 재밍(막힘)과 유효 마찰을, 물리 2020 문제 15 ‘후추통’은 알갱이가 구멍을 빠져나오는 유동과 아치를 다룬다. 이 문제는 같은 알갱이를 쓰지만 흐름·막힘이 아니라, 가만히 쌓인 더미의 기하 — 밀도·배위수·배향 — 자체를 재는 점이 다르다.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Random close packing’·‘Coordination number’ (구의 충전율 φ≈0.64와 배위수 개념) / Physics World 기사 “Packing them in” (physicsworld.com — M&M’s가 구슬보다 빽빽하게 쌓인다는 프린스턴 연구 해설) / 영상·검색어 “random close packing”, “M&M packing Chaikin Torquato”, “Bernal random packing paint” / [심화] A. Donev, I. Cisse, D. Sachs, E. A. Variano, F. H. Stillinger, R. Connelly, S. Torquato, P. M. Chaikin, “Improving the density of jammed disordered packings using ellipsoids,” Science 303, 990–993 (2004), DOI 10.1126/science.1093010 (타원체가 φ≈0.68~0.71까지 조밀하게 쌓이고 접촉수가 구의 ~6에서 ~10으로 늘어남을 실험·시뮬레이션으로 보인 배경 논문) · G. D. Scott, D. M. Kilgour, “The density of random close packing of spheres,” J. Phys. D: Appl. Phys. 2, 863–866 (1969), DOI 10.1088/0022-3727/2/6/311 (구의 무작위 조밀 쌓임 φ≈0.637을 확립한 고전) · J. D. Bernal, J. Mason, “Packing of spheres: co-ordination of randomly packed spheres,” Nature 188, 910–911 (1960), DOI 10.1038/188910a0 (구슬에 페인트를 먹여 접촉 자국을 세어 배위수를 측정 — 조밀 ~6, 성긴 ~5.5) · A. P. Philipse, “The random contact equation and its implications for (colloidal) rods in packings, suspensions, and anisotropic powders,” Langmuir 12, 1127–1133 (1996) [정오표 Langmuir 12, 5971 (1996)], DOI 10.1021/la950671o (막대는 종횡비 L/D가 클수록 φ가 낮아지고 φ·(L/D)가 대략 일정함 — 무작위 접촉 모형) · F. X. Villarruel, B. E. Lauderdale, D. M. Mueth, H. M. Jaeger, “Compaction of rods: relaxation and ordering in vibrated, anisotropic granular material,” Phys. Rev. E 61, 6914–6921 (2000), DOI 10.1103/PhysRevE.61.6914 (막대가 두드림에 다져지며 벽에서부터 장축이 정렬돼 네마틱 질서로 넘어감 — 배향 질서 측정의 근거) · P. Ribière, P. Richard, D. Bideau, R. Delannay, “Experimental compaction of anisotropic granular media,” Eur. Phys. J. E 16, 415–420 (2005), DOI 10.1140/epje/i2004-10096-x (길쭉한 알갱이는 두드림에 따라 충전율이 늘어난 지수(stretched-exponential) 꼴로 증가하고, 길수록 다짐이 느림). ※ 문헌은 구의 배위수·φ, 타원체의 조밀화, 막대의 정렬·다짐을 따로따로 다룬다. 학교 장비로 재는 φ·배위수·정렬도의 정확도(페인트법의 접촉 판정, 쌀의 물 흡수, 벽 효과)와 이 세 특성을 하나의 그래프로 잇는 일은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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