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이 음식을 식히는 젖은 항아리 — 항아리냉장고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2014 문제 7 ‘Pot-in-pot refrigerator’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물질의 상태 변화」(증발·기화와 열에너지)·「열」(열의 이동·비열) / 고등학교 통합과학2 「환경과 에너지」 / 진로선택 「역학과 에너지」의 ‘열과 에너지’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증발 냉각, 기화열(증발 잠열), 습구온도, 이슬점, 상대습도, 포화 수증기압, 열전달(전도·대류), 열저항, 다공성 매질, 모세관 현상, 강제 대류, 냉각 시간 상수
원리 살펴보기
땀에 젖은 몸에 바람이 스치면 왜 서늘할까? 물이 수증기로 바뀌려면 주위에서 열을 빼앗아야 하는데(기화열), 항아리냉장고는 바로 이 열을 이용한다. 바깥 항아리와 안쪽 항아리 사이를 채운 젖은 모래에서 물이 스며 나와 바깥 표면에서 증발하고, 그때 빼앗기는 잠열이 안쪽 항아리와 그 안의 음식을 식힌다. 전기도 냉매도 없이, 물이 마르는 것만으로 냉장고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무한정 식힐 수는 없다. 공기가 이미 수증기를 많이 머금고 있으면 물이 잘 증발하지 못하므로, 이론적 냉각 하한은 그날 공기의 습구온도다. 건조한 공기일수록 습구온도가 낮아 더 차가워지는데, 습한 공기에서는 증발해 나온 수증기가 표면 근처에 쌓여 다음 증발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안쪽이 주위보다 얼마나 내려가는지는 열저항 × 잠열 × 증발률에 비례하고, 증발률은 바람·건조함·젖은 표면적이 키운다. 결국 최선의 냉각은 빨리 증발시키되(바람·건조·넓은 표면) 밖의 열은 막는 균형에서 나온다.
같은 원리가 여러 곳에 쓰인다. 증발식 냉방기(사막형 에어컨)는 건조한 공기에 물을 뿌려 실내를 식히고, 전기 없는 지역의 식품 저장고는 부패를 늦춘다(나이지리아의 자르(zeer) 항아리). 건물의 패시브 쿨링, 우리 몸의 땀도 모두 같은 증발 냉각이다.
실험 설계
준비물
크기가 다른 토기(질그릇) 항아리 두 개, 사이를 채울 고운 모래, 물, 디지털 온도계 여러 개(안쪽·바깥 표면·주변 공기용), 습구용 젖은 거즈, 습도계,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선풍기, 젖은 수건 덮개, 저울, 타이머.
변인
독립변인은 주변 공기의 상대습도, 풍속, 모래층의 두께 중 한 번에 하나다. 종속변인은 안쪽 항아리(또는 그 안의 물)의 정상상태 온도, 그 온도와 주변 공기·습구온도의 차이, 정상상태에 이르는 시간(냉각 시간 상수), 그리고 단위 시간당 줄어든 물의 질량인 증발률이다. 통제변인은 두 항아리의 크기·재질, 초기 물의 양과 모래의 젖음 정도, 주변 기온, 온도 측정 위치다.
실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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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 항아리를 바깥 항아리에 넣고 사이를 고운 모래로 채운 뒤 물을 부어 충분히 적신다. 안쪽·바깥 표면·주변 공기에 온도계를 두고, 젖은 거즈를 감은 온도계로 습구온도도 함께 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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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 시간 간격으로 온도를 기록해, 안쪽 온도가 더 내려가지 않는 정상상태에 이를 때까지 추적한다(기준 조건). 온도를 잴 때마다 저울로 장치 전체의 무게도 함께 재어 시간에 따라 줄어든 물의 양, 곧 증발률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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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를 같게 유지한 채 선풍기로 풍속을 단계적으로 높이며, 조건마다 정상상태 온도와 도달 시간을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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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실내에서 가습기나 젖은 수건으로 습도만 바꾸고(기온·바람은 그대로 둔다) 같은 실험을 반복해, 습도에 따라 냉각 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한다 — 날이 바뀌면 기온·바람·햇빛까지 함께 달라져 습도만의 효과를 가려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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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층의 두께나 젖음 정도만 바꿔 가며, 냉각 온도와 정상상태에 이르는 시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핀다.
안전 안내
⚠ 안전무겁고 깨지기 쉬운 도자기 항아리를 옮길 때 떨어뜨리거나 깨진 조각에 베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물·젖은 모래 곁에서 선풍기 같은 전기기기를 쓰므로 전선에 물이 닿지 않게 하고 젖은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고인 물과 젖은 모래에는 세균·곰팡이가 자랄 수 있으니 실제 음식 대신 물이나 모형으로 실험하고, 장치를 자주 씻고 말린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바람을 더 세게 불어 주면 안쪽 항아리는 더 차가워질까, 아니면 물만 빨리 마르고 온도는 그대로일까? 또 비 오는 습한 날과 맑고 건조한 날 중 언제 더 잘 식을까?
자료 정리
조건별 정상상태 온도를 표로 모은 뒤, 가로축을 풍속(또는 상대습도), 세로축을 “주변 온도 − 안쪽 온도”(냉각 폭)로 그린다. 시간에 따른 온도 곡선이 지수적으로 정상값에 다가가는 개형인지 살펴 그 시간 상수를 조건끼리 비교하고, 습구온도 선을 함께 그어 실제 온도가 그 하한에 얼마나 가까운지 보고, 냉각 폭이 ‘열저항 × 잠열 × 증발률’과 맞는지 되짚어 본다(열저항은 냉각 곡선의 시간 상수에서 어림한다).
결과의 의미
바람이 셀수록, 그리고 공기가 건조할수록 안쪽 항아리는 더 많이 식어 냉각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평평한 수면 실험에서 증발률은 바람이 없을 때보다 풍속 5 m/s에서 약 10배 커졌다(Chemin 외 2018). 안쪽 온도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날 공기의 습구온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으므로, 습한 날에는 효과가 약하다. 이것이 항아리냉장고가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만 잘 작동하는 이유이며, 열·물질 이동 모형도 주변 습도가 높을수록 내부 온도가 올라간다고 예측한다(Date 2012). 한편 모래층을 두껍게 하면 밖의 열은 잘 막지만 냉기가 안까지 전해지는 데 오래 걸리므로, 두께에는 최적값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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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대신 에탄올처럼 잠열과 증발률이 다른 액체를 안전 범위에서 써 보고 냉각 폭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자(Chemin 외 2018은 물·에탄올·에터를 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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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를 지면에서 높이 올려 바람이 잘 닿게 하거나 그늘·햇빛에 두어, 놓는 위치가 냉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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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표면에 홈·주름을 내거나 젖은 천으로 덮어 증발 면적을 넓히면 얼마나 더 식는지 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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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모래가 마르면 냉각이 멈추므로, 하루에 몇 번 물을 보충해야 하는지와, 물이 줄 때 안쪽 온도가 최저점을 지나 다시 오르는 과정을 기록해 보자.
연결 주제
같은 해 문제 12 ‘차가운풍선’도 전기 없이 일어나는 냉각을 다루지만, 그쪽은 빠져나오는 기체의 팽창 냉각이어서 기제가 다르다. 다만 두 탐구 모두 여러 지점의 온도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측정법을 함께 쓴다.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항아리냉장고(Pot-in-pot refrigerator)’·‘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 (냉각 하한이 습구온도이며 상대습도 40% 미만의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잘 작동함, 나이지리아 M. B. Abba의 보급 사례) / 영상 검색어 “zeer pot”, “clay pot refrigerator test” / [심화] A. Chemin, V. Levy Dit Vehel, A. Caussarieu, N. Plihon, N. Taberlet, “Heat transfer and evaporative cooling in the function of pot-in-pot coolers,” Am. J. Phys. 86(3), 206–211 (2018), DOI 10.1119/1.5016041 (정상상태 온도차가 열저항×잠열×증발률에 비례하고, 풍속 5 m/s에서 증발률이 무풍 대비 약 10배; 물·에탄올·에터 비교) · A. W. Date, “Heat and mass transfer analysis of a clay-pot refrigerator,” Int. J. Heat Mass Transfer 55(15–16), 3977–3983 (2012), DOI 10.1016/j.ijheatmasstransfer.2012.03.028 (레이놀즈 흐름 모형으로 주변 기온·습도에 따른 내부 온도를 예측; 습도가 높을수록 내부 온도가 올라감) · A. L. Basediya, D. V. K. Samuel, V. Beera, “Evaporative cooling system for storage of fruits and vegetables — a review,” J. Food Sci. Technol. 50(3), 429–442 (2013), DOI 10.1007/s13197-011-0311-6 (증발 냉각식 저장고의 원리·설계·성능 총설) · J. R. Mihelcic, J. B. Zimmerman, A. Ramaswami, “Integrating Developed and Developing World Knowledge … 1. Science and Technology,” Environ. Sci. Technol. 41(10), 3415–3421 (2007), DOI 10.1021/es060303e (항아리냉장고를 지속가능 기술 사례로 소개). ※ 최적의 모래층 두께·입도와 항아리 재질의 다공성, 실제 식품을 넣었을 때의 위생·저장 수명은 문헌이 충분히 덮지 못한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