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를 길이로 바꾸는 지렛대 — 긴 초점거리 렌즈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1994 문제 1 ‘Optics’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빛과 파동」(빛의 굴절과 렌즈)·「태양계」(태양의 관측) / 고등학교 과학탐구실험1 「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문제 인식과 탐구 설계) / 물리학 「빛과 물질」(빛의 굴절과 렌즈에 의한 상)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얇은 렌즈, 초점, 초점거리, 굴절력(디옵터), 실상, 각지름(시직경), 라디안, 소각 근사, 건판 척도(plate scale), 바늘구멍 사진기, 색수차, 조리개, 회절, 오차 예산, 직선 맞춤
원리 살펴보기
1994년 대회의 첫 세 문제는 주어진 주제로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 풀라고 요구한다 — 이 편의 주제인 초점거리가 긴 얇은 렌즈는 언뜻 가장 심심한 재료다. 빛을 아주 약하게만 꺾으니 돋보기 노릇도, 불붙이개 노릇도 시원치 않다. 그러나 약한 렌즈에는 남들이 못 가진 재주가 있다. 아주 먼 물체가 초점면에 만드는 상의 크기는 “초점거리 × 각지름”이다 — 렌즈는 각도를 길이로 바꾸는 변환기이고, 초점거리는 그 지렛대의 길이다. 같은 1°짜리 각도가 초점거리 10 cm 렌즈 뒤에서는 1.7 mm, 1 m 렌즈 뒤에서는 17 mm가 된다. 맨눈으로는 어림도 못 낼 작은 각도가 긴 렌즈 뒤에서는 자로 잴 수 있는 길이가 되는 것이다.
이 재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문제가 하늘에 걸려 있다. 본보기는 이것이다 — 렌즈 하나와 자만으로 태양의 각지름을 재고, 태양의 실제 지름까지 구하라. 태양의 각지름은 약 0.53°(9.3 mrad)여서, 초점거리 1 m인 돋보기 안경(+1.0 D)이면 스크린에 지름 9 mm의 또렷한 태양이 맺힌다. 상 가장자리의 번짐은 색수차가 정하는데 조리개 2 cm에서 0.2 mm 남짓이고 초점거리를 늘려도 거의 그대로다 — 상은 초점거리에 비례해 커지는데 번짐은 제자리이므로 렌즈가 길수록 측정은 정밀해진다. 초점거리 10 cm 렌즈면 상이 1 mm도 안 돼 눈금 아래로 사라지고, 렌즈 없이 바늘구멍으로 같은 크기의 상을 만들면 가장자리가 1 mm 넘게 번지며 수백 배 어둡다. 긴 초점거리는 사치가 아니라 이 측정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이다.
같은 원리가 정밀 광학의 뼈대다. 천체 망원경·망원 카메라(대물렌즈의 초점거리가 길수록 초점면의 상이 커진다 — 천문학에서 건판 척도라 부르는 각도–길이 환산율이다), 태양 투영 관측(망원경이 만든 태양 상을 스크린에 받아 흑점과 일식을 여럿이 안전하게 본다 — 갈릴레이 시대부터 내려온 표준 기법), 오토콜리메이터(긴 초점거리로 마이크로라디안급 기울기를 길이 신호로 바꿔 공작 기계·광학대의 정렬을 잰다), 위성·항공 카메라(같은 높이에서라면 초점거리가 길수록 지상의 더 작은 물체를 가려낸다)에서 초점거리는 곧 각도 분해의 지렛대다.
실험 설계
준비물
도수를 아는 돋보기 안경 또는 볼록렌즈 3~5개(+1.0~+3.0 D, 초점거리 약 0.3~1 m), 조리개용 두꺼운 종이(지름 2 cm 구멍)와 테이프, 흰 스케치북(스크린), 줄자, 버니어 캘리퍼스(없으면 mm 자), 렌즈·스크린 고정용 스탠드와 집게, 연필. 맑은 날 야외나 남향 창가에서 한다.
변인
독립변인은 렌즈의 초점거리이며, 도수가 다른 렌즈로 바꾸어 가면서 초점이 맞은 렌즈–스크린 거리를 실측해 그 값으로 쓴다(태양은 사실상 무한대 물체이므로 이 거리가 곧 초점거리다). 종속변인은 초점면에 맺힌 태양 상의 지름이다. 통제변인은 조리개 지름, 측정 방향과 태양의 고도(대기 굴절로 세로가 눌리지 않도록 수평 지름을 고도 30° 이상에서 잰다), 스크린과 광축의 수직, 상 가장자리 판정 기준이다.
실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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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종이에 지름 2 cm 구멍을 뚫어 렌즈 앞에 붙인다(조리개 — 수차와 빛의 세기를 함께 줄인다). 렌즈를 태양 쪽으로 향해 스탠드에 고정하고 뒤쪽에 흰 스크린을 세운다. 절대 렌즈를 통해 태양을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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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을 앞뒤로 움직여 태양 상의 가장자리가 가장 날카로워지는 자리를 찾고, 렌즈부터 스크린까지의 거리 L을 줄자로 3회 재어 평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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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종이에 상의 수평 양 끝을 연필로 재빨리 찍고, 두 점 사이를 버니어 캘리퍼스로 읽어 지름 d를 얻는다 — 같은 렌즈로 3회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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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가 다른 렌즈로 바꾸어 ①~③을 되풀이해 (L, d) 짝을 네다섯 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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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그래프에 점을 찍고 원점을 지나는 직선을 맞춘다. 기울기가 곧 태양의 각지름 θ(라디안)다. 여기에 관측일의 지구–태양 거리(천문력에서 조회 — 1월 초 1억 4,710만, 7월 초 1억 5,210만 km로 연중 ±1.7% 변한다)를 곱해 태양의 지름을 구하고, 참값 139만 km와 몇 % 차이인지 평가한다.
안전 안내
⚠ 안전햇빛을 모으는 실험이다. 아무리 약한 렌즈라도 절대 렌즈(또는 어떤 광학 기기)를 통해 태양을 직접 보지 않는다 — 한순간에 영구적인 눈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측정 중에는 태양을 등지고 스크린의 상만 본다. 조리개 없이 안경알 전체(지름 약 6 cm)로 빛을 모으면 초점 부근이 종이·옷을 그슬릴 만큼 뜨거워지므로 2 cm 조리개를 반드시 붙이고, 초점면 근처에 손을 오래 두지 않으며 검은 물체와 가연물을 치운다. 장치를 세워 둔 채 자리를 비우지 말고, 끝나면 렌즈부터 거둔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초점거리가 두 배인 렌즈로 바꾸면 태양 상의 지름은 어떻게 될까? 렌즈를 빼고 같은 거리에 바늘구멍만 두면 상의 크기·밝기·선명도는 각각 어떻게 달라질까?
자료 정리
(L, d) 짝을 표로 모아 가로축 L, 세로축 d에 점을 찍는다. 상의 크기가 d = θL을 따른다면 점들은 원점을 지나는 직선에 앉고, 그 기울기가 태양의 각지름이다. 각 점에는 반복 측정의 흩어짐을 오차 막대로 얹고, 기울기로 얻은 태양 지름을 참값과의 % 차이로 정리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점들은 원점을 지나는 직선 위에 앉고, 기울기는 계절에 따라 9.1~9.5 mrad(0.53° 부근)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울기에 지구–태양 거리를 곱하는 순간, 돋보기 안경과 자로 잰 눈금이 지구 지름의 109배짜리 별의 크기가 된다. 오차 예산도 선다 — 가장자리 번짐 0.2 mm 남짓을 상의 크기와 견주면 초점거리 1 m에서 2%, 33 cm에서 6%, 10 cm짜리 렌즈였다면 20%가 넘는다. 왜 하필 긴 초점거리인가라는 원문의 물음에 이 오차 예산이 수치로 답한다. 잴 변인, 뻔하지 않은 답, 학교 장비, 직선성과 기울기라는 반박 가능한 예측 — 스스로 만든 문제가 갖출 것을 모두 갖췄다.
더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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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로 같은 측정을 해 보자 — 상이 희미하므로 어두운 방에서 스마트폰 야간 모드로 초점면을 촬영해 잰다. 달의 각지름이 태양과 거의 같아 개기일식이 가능하다는 우연을 스스로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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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자리에 지름 1 mm 안팎의 바늘구멍을 대고 같은 거리에서 상을 만들어 밝기와 번짐을 렌즈 상과 정량 비교해 보자. 구멍을 키우면 기하학적 번짐이, 줄이면 회절 번짐이 커지므로 그 사이 어딘가에 가장 선명한 지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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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초(근일점)와 7월 초(원일점)에 같은 렌즈로 상 지름을 기록해 보자 — 3.3% 변하는 태양의 각지름은 지구 궤도가 타원이라는 직접 증거다. 초점거리 1 m에서 0.3 mm를 가르는 측정이라 사진 촬영과 화소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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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기 차례다 — 같은 주제로 만들 다른 문제 후보(돋보기 안경의 도수를 재는 법, 긴 렌즈를 대물렌즈로 한 케플러 망원경의 배율이 초점거리의 비를 따르는지 검증하기)에서 하나를 골라 변인과 반박 가능한 예측을 적어 보자.
연결 주제
2024년 문제 2 ‘물방울 현미경’은 정반대 극단이다 — 표면 장력이 빚은 밀리미터급 초점거리의 물방울 렌즈로 배율과 해상도를 좇는 문제로, 초점거리 하나가 렌즈의 쓰임을 어떻게 가르는지 이 편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같은 해 문제 16 ‘해와 달’은 해와 달이 동시에 보이는 시각표를 계산한다 — 맨눈 천문 관측을 정량화한다는 결이 이 편과 이어진다.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각지름’·‘태양’ / 미국천문학회(AAS) 일식 눈 안전 안내(핀홀·광학 투영 — 태양은 투영으로만 본다) / 영상 검색어 “solar projection method”, “measuring the angular size of the sun” / [심화] A. Wootton, “Size of the Sun,” The Physics Teacher 39(4), 249–250, 2001, DOI 10.1119/1.1367799 (1월과 7월의 태양 사진으로 겉보기 크기 변화를 비교해 계절 오개념을 바로잡고 궤도가 타원임을 보이는 수업 — 심화 셋째 항목의 원형) · C. Sigismondi, “Measuring the angular solar diameter using two pinholes,” American Journal of Physics 70(11), 1157–1159, 2002, DOI 10.1119/1.1507790 (바늘구멍 두 개로 태양 각지름을 재는 물리 교육 실습) · M. Young, “Pinhole optics,” Applied Optics 10(12), 2763, 1971, DOI 10.1364/AO.10.002763 (바늘구멍 결상의 성질과 구멍 지름의 선택을 정리한 고전 — 왜곡 없음·깊은 심도의 강점과 번짐의 한계를 함께 다룬다) · A. Ellery, S. Hughes, “Measuring the apparent size of the Moon with a digital camera,” Physics Education 47(5), 616–619, 2012, DOI 10.1088/0031-9120/47/5/616 (디지털 카메라 사진으로 달의 겉보기 크기를 재는 학교 실습). ※ 사진기·바늘구멍 기반의 각지름 측정 문헌은 위처럼 확립되어 있으나, 맨렌즈–스크린–캘리퍼스로 여러 초점거리의 d–L 직선을 맞춰 각지름을 얻는 이 설계 그대로의 학교 검증 보고는 찾지 못했다 — 기울기 방식의 오차 예산 작성이 이 탐구의 개방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