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 용티IYPT 1988 · 문제 3 · 광학

가장 좋은 구멍은 따로 있다 — 바늘구멍 사진기

V2 공개자료 교차확인 — 둘 이상의 독립된 자료로 확인

탐구 주제

IYPT 1988 문제 3 ‘Camera obscura’에 관한 원리 해설과 탐구 설계입니다.

IYPT 1988 공식 문제 보기

교육과정 연결

중학교 과학 「빛과 파동」(빛의 직진·상의 형성) / 고등학교 물리학 「빛과 물질」(빛의 굴절과 렌즈에 의한 상) / 진로선택 「전자기와 양자」(빛의 파동성·회절·간섭) (2022 개정 교육과정, 단원 코드는 NCIC에서 최종 확인).

핵심 개념

빛의 직진, 카메라 옵스쿠라, 바늘구멍(핀홀), 도립 실상, 기하 광학, 구멍(조리개) 지름, 기하학적 번짐, 회절, 에어리 원반, 회절 한계, 최적 구멍 지름, 분해능(해상도), F수(초점비), 노출 시간, 상호법칙 불이행, 피사계 심도, 화각, 코드 조리개

원리 살펴보기

렌즈도 거울도 없이 벽에 작은 구멍 하나만 뚫었을 뿐인데, 어떻게 반대편에 또렷한 그림이 맺힐까? 빛이 곧게 나아가기 때문이다(빛의 직진). 어두운 상자 한쪽에 뚫은 작은 구멍은, 바깥 물체의 각 점에서 사방으로 퍼지는 빛 가운데 구멍을 향하는 좁은 다발만 통과시킨다. 물체 위쪽 점의 빛은 구멍을 지나 스크린 아래쪽에, 아래쪽 점의 빛은 위쪽에 닿으므로, 반대편 스크린에는 상하좌우가 뒤집힌 도립 실상이 맺힌다. 렌즈가 여러 빛줄기를 굴절시켜 한 점에 “모아” 상을 만든다면, 바늘구멍은 여분의 빛줄기를 “걸러 내” 상을 만든다. 그래서 구멍이 작을수록 한 점의 빛이 스크린의 더 좁은 자리에만 도달해 상은 더 또렷해진다.

그렇다면 구멍을 한없이 작게 만들면 상은 끝없이 또렷해질까? 그렇지 않다. 두 가지 흐림(번짐)이 서로 반대로 경쟁하기 때문이다. 구멍을 크게 하면 물체의 한 점이 구멍만 한 크기의 밝은 원판으로 번져 맺혀 상이 뭉개진다 — 이 기하학적 번짐은 구멍 지름 d에 비례해 커진다. 반대로 구멍을 아주 작게 하면 이번엔 빛의 파동성이 끼어든다. 좁은 구멍을 지난 빛은 가장자리에서 회절해 퍼지고, 그 회절 번짐은 대략 λL/d(파장 λ, 구멍–스크린 거리 L)로 구멍이 작을수록 오히려 커진다. 큰 구멍에서는 기하학적 번짐이, 작은 구멍에서는 회절 번짐이 상을 흐리므로, 둘의 합이 가장 작아지는 “가장 좋은 구멍 크기”가 하나 존재한다. 이 최적 지름은 대략 d ≈ √(k λ f) 꼴로 정리되는데, f는 구멍에서 스크린까지의 거리(앞의 L), λ는 빛의 파장(가시광은 약 550 nm), k는 선명도를 어떤 기준으로 따지느냐에 따라 대략 2~4인 상수다(페츠발 2, 영 2.44, 레일리 4). 좋은 품질의 사진을 얻어 내는 물리적 원리를 검증하라는 이 문제의 요구가 겨냥하는 곳이 바로 이 최적화다.

하지만 “단체 초상 사진”을 찍으려면 선명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작은 구멍은 빛을 아주 조금만 들여보내 상이 매우 어둡다. 렌즈 카메라의 밝기를 나타내는 F수(초점비 = 구멍–스크린 거리 ÷ 구멍 지름)가 바늘구멍에서는 수백에 이르러, 또렷한 상을 주는 구멍일수록 노출 시간이 길어진다. 그래서 바늘구멍 단체 사진의 성패는 가장 또렷한 구멍조차도 이미 매우 어둡다는 데 있고, 긴 노출 동안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대신 렌즈가 없어 가까운 사람과 먼 배경이 똑같이 맺히는 거의 무한대의 피사계 심도, 넓은 화각, 왜곡 없는 직선 결상을 덤으로 얻는다. 이 원리는 일식·태양의 안전한 간접 관찰(바늘구멍 투영), 렌즈로 굴절시킬 수 없는 X선·감마선 천문학의 핀홀·코드 조리개(coded aperture) 이미징, 그리고 렌즈 없는 결상 원리를 가르치는 광학 교육과 독특한 질감의 핀홀 사진(예술)에 두루 쓰인다.

실험 설계

준비물

안이 검은 어두운 상자(마분지 상자·둥근 과자통 등), 알루미늄 포일(구멍용)과 여러 굵기의 바늘·핀, 트레이싱지나 기름종이(반투명 스크린), 검은 절연 테이프, 자와 스마트폰 접사(있으면 저배율 현미경 — 구멍 지름 측정)·버니어캘리퍼스(굵은 구멍 보조 확인), 스마트폰과 삼각대(스크린에 맺힌 상 촬영), 밝은 창가·야외 또는 강한 조명, 해상도 비교용 시험 표적(가는 줄무늬 인쇄물), (심화용) 인화지·장노출 촬영 환경.

변인

독립변인은 알루미늄 포일에 뚫은 바늘구멍의 지름 d이다(한 번에 이 값만 바꾼다). 종속변인은 스크린에 맺힌 상의 선명도(가장 가는 줄무늬 간격 또는 번짐 폭)와 밝기(같은 밝기의 상을 얻는 데 필요한 노출 시간)이다. 통제변인은 구멍에서 스크린까지의 거리(상 거리 L), 물체까지의 거리와 물체(시험 표적·피사체), 조명의 밝기, 스마트폰의 촬영 거리·초점·노출 설정, 그리고 상자 틈으로 새어 드는 빛의 차단이다.

실험 순서

  1. 상자 한 면에 가로 2 cm쯤의 창을 내고 그 위에 알루미늄 포일을 팽팽히 붙인다. 마주 보는 면(또는 상자 안쪽 적당한 위치)에는 트레이싱지를 붙여 스크린으로 삼고, 내부를 검게 하고 모든 틈을 검은 테이프로 막는다.

  2. 포일 한가운데를 가는 바늘로 살짝 찔러 작은 구멍을 내고, 그 지름을 자와 함께 찍은 확대 사진(있으면 현미경)으로 재되, 굵은 구멍만 버니어캘리퍼스로 보조 확인한다. 밝은 물체(창밖 풍경이나 조명 아래 선 사람)를 향하게 놓고, 스크린 쪽을 천으로 가린 채 맺힌 도립 상을 촬영한다.

  3. 구멍 지름만 단계적으로 바꿔 가며 같은 물체·같은 거리에서 상을 반복 촬영하고, 조건마다 선명도와 밝기(필요한 노출 시간)를 비교한다.

  4. 이번엔 구멍–스크린 거리 L을 두세 가지로 바꾸고, 각 거리마다 ③의 지름 바꾸기를 처음부터 되풀이한다. 가장 또렷한 상을 주는 지름이 이론대로 √f에 따라 커지는지 확인한다.

  5. 가장 좋은 타협점을 찾은 구멍으로, 트레이싱지 대신 인화지나 장노출 촬영을 써서 실제 상을 기록한다. 피사체가 노출 내내 움직이지 않도록 하여 단체 초상을 얻어 보고, 흔들림이 상에 어떻게 남는지 살핀다.

안전 안내

⚠ 안전

포일에 구멍을 낼 때 바늘·커터에 손을 찔리지 않도록 포일을 단단한 받침 위에 놓고 조심해서 다룬다. 태양을 향해 실험할 때는 구멍이나 스크린 너머로 절대 태양을 직접 보지 말고, 스크린에 맺힌 상만 간접적으로 관찰한다(바늘구멍 태양 투영). 강한 조명이나 장노출 장비를 쓸 때는 전선·발열에 주의하고, 상자를 어둡게 하려고 검은 천을 덮을 때는 환기를 확보한다. 인화지·현상액을 쓰는 심화 과정은 교사의 지도 아래 보호 장갑을 끼고 환기가 되는 곳에서 한다.

예상과 해석

먼저 예상해 보기

구멍을 점점 작게 뚫으면 상은 끝없이 또렷해질까, 아니면 어느 크기 아래로는 오히려 다시 흐려질까? 그리고 그때 상의 밝기(같은 사진을 얻는 데 드는 노출 시간)는 어떻게 달라질까?

자료 정리

구멍 지름 d를 가로축, 상의 번짐 폭을 세로축으로 그리면, 양쪽 끝에서 커지고 가운데서 가장 작아지는 U자형 경향이 나타날 것이다. 그 최솟값을 주는 지름을 이론값 d ≈ √(k λ f)과 견준다. 이 식은 먼 물체를 가정한 것이라 2~3 m의 가까운 피사체에서는 최적 지름이 몇 % 작아진다 — 시험 표적은 되도록 멀리 둔다. 스크린과 스마트폰이 더하는 번짐은 모든 구멍에 공통이므로, 선명도는 조건 간 상대 비교로만 판정한다. 밝기는 필요한 노출 시간으로 나타내어 구멍 넓이(대략 d²)에 반비례하는 경향을 따로 정리한다. (수치는 실제 측정으로 채운다 — 여기서는 축과 개형만 제시한다.)

결과의 의미

구멍이 클 때는 기하학적 번짐으로, 아주 작을 때는 회절 번짐으로 상이 흐려지고, 그 사이 어느 지름에서 가장 또렷하며, 그 값이 √(k λ f) 부근일 것으로 예상된다. 번짐이 최소가 되는 구멍이 실제로 존재하고 그 위치가 파장과 거리로 예측된다는 것은, 렌즈가 없어도 결상의 품질이 회절이라는 빛의 파동성으로 정해진다는 뜻이다. 동시에 가장 또렷한 구멍조차 F수가 수백에 이르러 몹시 어두우므로, 좋은 사진이란 선명도와 밝기(노출) 사이의 타협임이 드러난다. 단체 초상에서 노출이 길어 사람이 움직이면 안 된다는 제약이 바로 이 물리에서 곧장 따라 나온다. 다만 손으로 뚫은 구멍은 완전한 원이 아니고 가장자리가 거칠어 이론만큼 깔끔한 최솟값이 나오지 않을 수 있는데, 그 어긋남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도 이 탐구의 몫이다.

더 탐구하기

  1. 구멍을 원 대신 사각형·삼각형으로 뚫어, 각지름이 아주 작은 물체와 넓게 퍼진 물체에서 상의 모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해 보자.

  2. 바늘구멍 여러 개를 나란히 뚫거나 큰 구멍에 돋보기(렌즈)를 끼워, “왜 하나의 작은 구멍”이라야 상이 맺히는지, 렌즈를 더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자.

  3. 맑은 날 바늘구멍으로 태양 상을 안전하게 스크린에 투영하고(실내에서는 밝은 전구로 미리 연습한다), 상의 크기와 구멍–스크린 거리로부터 태양의 각지름을 어림해 보자. 부분일식 때라면 이지러진 상도 관찰해 보자.

  4. 인화지·장노출로 실제 사진을 남기며 노출 시간을 크게 늘려, 아주 긴 노출에서 밝기가 예상만큼 늘지 않는 상호법칙 불이행(reciprocity failure)이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연결 주제

렌즈로 상을 맺는 “물방울 현미경”(2024 문제 2)과 정반대 짝을 이룬다. 그쪽이 물방울이라는 렌즈로 빛을 모아 상을 키운다면, 이쪽은 렌즈 없이 구멍이 빛을 걸러 상을 맺는다. 같은 스마트폰 촬영·시험 표적·분해능(해상도) 측정법을 그대로 공유하므로, 두 방식을 나란히 놓고 “렌즈가 하는 일”과 “회절이 그어 놓은 한계”를 뚜렷이 대비해 볼 수 있다.

참고문헌

[학생] 위키백과 ‘바늘구멍 사진기’·‘카메라 옵스쿠라’ (빛의 직진에 의한 도립 실상 결상과 역사) / M. Young, “The pinhole camera: Imaging without lenses or mirrors,” The Physics Teacher 27(9), 648–655 (1989) (DOI 10.1119/1.2342908; 렌즈 없는 결상·최적 구멍 지름·해상도를 교사용으로 풀어 설명) / R. Lancor & B. Lancor, “Digital Pinhole Camera,” The Physics Teacher 52(9), 546–547 (2014) (DOI 10.1119/1.4902199; 구멍 크기와 거리가 노출·배율·상의 질에 주는 영향을 디지털 카메라로 실습) / 영상·검색어 “pinhole camera image formation”, “camera obscura”, “optimal pinhole diameter” / [심화] M. Young, “Pinhole Optics,” Applied Optics 10(12), 2763–2767 (1971) (DOI 10.1364/AO.10.002763; 기하 번짐과 회절 번짐의 경쟁에서 최적 구멍 지름 d ≈ √(2.44 λf)를 유도하고, 큰 F수·무한에 가까운 심도·넓은 화각 같은 바늘구멍의 특성을 논함) · Lord Rayleigh, “Some Applications of Photography,” Nature 44(1133), 249–254 (1891) (DOI 10.1038/044249e0; 최적 바늘구멍 지름을 d ≈ 2√(fλ)로 제시한 고전). ※ 위 문헌들은 최적 구멍 지름·해상도·노출의 물리를 뒷받침한다. 다만 이들은 대개 정밀 가공된 구멍·인화지·광학 벤치로 측정한다 — 손으로 뚫은 알루미늄 포일 구멍과 트레이싱지 스크린·스마트폰만으로 최적 지름의 U자형 경향과 √(kλf) 예측을 재현성 있게 확인할 수 있는지, 실내 조명에서 ‘단체 초상’에 필요한 노출 시간과 정지 조건이 현실적으로 얼마인지는 이 탐구의 개방 지점(파일럿 미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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